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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축일] 성모 승천 대축일(8월 15일)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10 조회수2,337 추천수0

[이 달의 전례]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마리아 대축일 (8월 15일)

 

 

전례적 개관

 

이 마리아 대축일의 효시는 5세기 중엽 예루살렘 교회 독서집(아라미아어로 번역)에서 증명되는 “천주의 모친 마리아의 날”임이 분명하다. 보다 일반적으로 여겨진 이 마리아 기념은 곧바로 마리아의 천상탄일이라는 의미에서 탄생축일로 바뀌어졌다.<희랍어: 코이메시스, 라틴어: Dormitio(영면)>

 

이러한 의미에서 Maurikios 황제(582 602)는 전 제국에 이 축일을 지내도록 지시했다. 따라서 비잔틴 교회는 6세기 이후부터 이런 의미로 이 축일을 알았고 로마교회에서는 7세기 중엽 이래로 이 축일을 지내왔다. 갈리아 지방 전례는 6세기에 1월 18일의 마리아 축일을 알았고 7세기에는 이 축일을 마리아의 영접축일로 지냈다.(Bobbio의 성무집전서)

 

로마에서는 7세기 중엽 8월 15일에 ‘성 마리아의 탄생’ 축제를 지냈다. 시리아 사람으로서 동방의 마리아 축일을 로마로 많이 전파시켰던 세르지우스 1세 교황(687 701) 재위시절에 이 축일은 하드리아노 성당에서 마리아 대성당으로 행렬하는 천상귀향의 축제로 특징지어졌다. 교황 하드리아노 1세(772 795)에 의해 카알 대제에게 보내진 그레고리오 성무집전서 안에서는 이 축일의 명칭이 ‘성 마리아의 영접축일’로 명기되어 있다.

 

행렬 때 기도하는 첫 번째 기도문에서 벌써 천주의 모친이 돌아가셨지만 그러나 죽음의 질곡에 묶여 계시지 않았다는 사실을 언급한다. 이 축일은 일찍부터 전야제와 8부 축일을 가졌다. 이 축일이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가지기는 교황 비오 12세에 의해 1950년 11월 1일 마리아의 육신까지도 천상에 영접되었음을 밝힌 교도권의 교의선언을 통해서이다.

 

중세 초기부터 이 축일에 앞서 속죄사상을 가진 전야제는 개정된 전례력에서는 장엄한 전야미사로 바뀌었다. 축일 본날 미사의 본문(전례문)은 1950년의 본문을 대부분 간직하고 있다. 새로운 것은 2개의 독서와 고유감사송이다. 첫째 독서(묵시 11,19a; 12,1 3-6a.10)는 하느님 왕권을 끝내려는 사탄의 왕국과 하느님 백성 사이의 묵시론적 투쟁, 부인 및 그 아들과 용과의 싸움에 관한 환시를 알려준다. : “이제는 우리 하느님의 구원과 권능과 나라 그리고 당신 그리스도의 권세가 나타났다.”(묵시 12,10)

 

전례는 많은 교부들과 사상과 일치하여 이 부인에게서 아기를 가진 마리아를 본다. 왜냐하면 마리아는 교회의 신비와 운명에 너무나 깊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둘째 독서는(1고린 15,20 26) 그리스도를 죽은 자들 가운데 일어난 첫 번째 사람으로, 마리아에게서 실제가 되었던 우리 고유의 부활의 보증인으로 가리킨다. 축제의 신비는 무엇보다도 고유감사송 안에서 드러난다. : “하늘로 올림을 받으신 천주의 모친, 육신이 썩어 없어지지 않은 그분은 완성될 교회의 첫 모상으로서, 순례의 길에 있는 당신 백성에게 확실한 희망과 위안의 원천이 되었다.” 기도문(본기도, 예물기도, 영성체 후 기도)은 하늘에 받아들여지신 천주의 모친의 간구로 하느님 영광에 우리도 참여시켜 주시길 간청한다.

 

 

묵상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곧잘 친구들에게 자기가 가진 것이나 자기의 집에 있는 무언가를 자랑하고 싶어 합니다. 한 사내아이가 여자아이들에게 “너희 집에 진공청소기하고 세탁기, 또 식기세척기 있니?”하고 으스대듯이 물었습니다. 그러자 한 여자아이는  “없다, 왜? 그렇지만 나는 엄마가 있어.”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냥 웃고 넘어갈 유치한 말처럼 들리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진한 맛이 나올 수 있는 아름다운 말입니다. “나는 엄마가 있어.”이 말은 세척기나 진공청소기가 있거나 없거나에 관계없이 적용되는 말입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엄마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어머니가 생존하시는지 아니면 이미 우리 곁을 떠나셨는지에 관계없이 마음속에 어머니 상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나를 세상에 낳아 주셨습니다. 즉 생명을 나에게 선사했습니다. 그리고는 항상 따스함과 편안함을 주시고 보살펴 주십니다. 어머니는 우리에게서 불안과 두려움을 거두어 가십니다. 우리에게 어머니가 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닐 것입니다. 이 점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실을 특별한 방법으로 생각하게 하는 날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버이날이 그 대표적인 날입니다. 모성은 아마도 우리 인간 삶의 근본체험 중 하나이며 인류가 존재하는 한 남아 있을 것입니다. 여성해방 운동에서 여자의 모성이 억압의 원인으로 설명하고, 모성으로서 여성에 대해 모두를 다 말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어떤 여성해방 운동 역시 이 모성이라는 체험을 없애 버릴 수는 없습니다.

 

이 모성은 창세기에서 말하는 것처럼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어머니’로서 하와 안에서 의인화되었습니다. 물론 삶의 위협이나 고통은 하와의 모성을 타락시키기도 합니다. 악의 어두운 그림자가 순수한 하와의 모성을 덮치곤 합니다. 모든 어머니들이 주시는 생명은 그렇다고 순탄한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이 생명은 항상 위협받습니다. 수많은 가정이 파괴되는 데서, 즉 남편과 아내사이, 부모와 자녀사이, 친구들과 이웃 사이에서의 인간관계가 파괴되는 데서 우리는 삶의 쓴맛을 맛보기도 합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과 기아, 폭력과 죽음 등 온갖 종류의 악에서 인간적인 고통을 겪습니다.

 

이 모든 악과 고통이 바꾸어지고 고통과 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갈망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이 사라지지 않는 데서도 우리는 마음의 아픔을 느낍니다. 그리고는 인생의 마지막에는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나고 만다는 데서 어머니가 주신 생명의 덧없음을 체험합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또 다른 모성이 있습니다. 바로 복된 모성입니다. 마리아를 통해서 드러나는 모성입니다. 마리아는 참다운 생명, 파괴될 수 없는 생명을 가르치셨던 분의 어머니이십니다. 그분은 생명 자체이신 분의 어머니이십니다. 이에 예수의 어머니는 사람들에게 덮치는 지상의 어떠한 어두움도 사라지게 할 수 없는 별자리와 같습니다.

 

예수의 어머니는 우리의 잘못과 연약함과 눈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 당신 아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안전한 자리를 만들어 주신 볼 수 있는 표시입니다. 마리아는 눈물의 골짜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참된 고향은 바로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보여주는 하늘의 표시입니다. 우리가 언제나 간청하고 찬미하면서 주님의 어머니께 가까이 나아가는 곳에서, 우리를 세상에 낳아 주신 어머니께 말을 하듯이 그렇게 우리도 마리아께 말을 하는 곳에서 우리는 새로운 생명의 어머니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가장 사랑하셨던 제자는 주님께서 당신의 어머니를 우리의 어머니로 주셨음을 복음에서 분명히 알려 주십니다.

 

이제 우리는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엄마가 있어.’하고 말입니다. 유치원생의 대답이 이젠 우리의 대답이 됩니다. 우리는 지상의 어머니뿐 아니라 천상의 어머니도 모시는 복된 사람입니다. 이 세상에 엄마보다 더 좋은 선물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 엄마보다 자식을 더 잘 아시는 분도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마리아의 인생 처음부터 기묘한 일을 일으키셨습니다. 하느님은 고유한 임무로 마리아를 부르시어 마리아를 당신 아들의 어머니가 되도록 선택하셨습니다. 그 임무를 위해 하느님은 마리아에게 특별한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리아가 우리와 똑같은 인간의 신분을 조금도 바꾸지는 않으셨습니다. 하느님은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로부터 부활시키신 그 첫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그 부활의 신비는 마리아를 통해서 우리에게 계속됩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마리아는 희망의 표지이자 상징입니다. 육체를 지닌 채로 천상에로 올림 받은 마리아를 통해서 이제 우리는 하느님께서 마리아에게 행하신 바를 나에게도 행하실 것이라는 사실을 완전히 신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이제 나에게 새로운 생명, 더 이상 꺼지지 않는 영원한 생명을 선사하실 것입니다.

 

[월간 빛, 2004년 8월호, 최창덕 F. 하비에르 신부(성바울로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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