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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주님 만찬으로의 초대17: 대영광송 - 하느님의 현존, 자비,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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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8-25 조회수2,891 추천수0

[주님 만찬으로의 초대] (17) ‘대영광송 : 하느님의 현존, 자비, 영광’


구원의 기쁨에 차 주님을 찬미하나이다

 

 

하느님의 현존 앞에 모여와 그분의 자비로 용서받은 공동체인 교회는 그 기쁨을 하느님께 찬양과 영광을 드리는 것으로써 표현한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은 대영광송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대영광송은 성령 안에 모인 교회가 하느님 아버지와 어린양께 찬양과 간청을 드리는 매우 오래된 고귀한 찬미가다.”(53항) 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아주 오래된 이 찬미가는 본디 아침 기도, 곧 새 날이 시작할 때 바치는 찬미 기도였다. 5세기 말에서 6세기 사이에 로마 교황이 집전하는 성탄 미사 안에 처음 도입되었고 차츰 주일과 순교자들의 축일과 주교들과 사제들이 집전하는 미사에까지 확산되었다. 오늘날 대영광송은 사순 시기 밖의 모든 주일, 대축일과 축일, 그리고 성대하게 지내는 특별한 전례 거행 때에 노래하거나 낭송한다.(총지침, 53항 참조)

 

 

찬양

 

미사의 시작 예식의 주요 요소들인 인사, 참회 행위(자비송), 대영광송은 하느님의 현존, 자비, 영광이란 주제로 연결된 전례적 역동성을 드러낸다. 미사의 시작 예식에서 하느님의 자비를 간청하고 그분의 영광을 노래하는 것은 하느님의 자비와 하느님의 영광의 관계에 대한 성경의 기초적인 진리를 잘 표현한다. 사실 성경에서 하느님의 현존이 더 크게 드러나는 순간은 당신 백성의 불충실성에 대한 하느님의 자비 안에서이다. 탈출기에 나타난 대표적인 예를 살펴보자. 이스라엘 백성은 금송아지를 경배하여 우상 숭배의 죄를 범함으로써 하느님과의 계약을 저버렸다. 하느님께서 다시 당신 백성과 계약을 갱신하는 과정은 자비로서 나타난 하느님의 영광의 현현과 함께 일어난다. 죄인이 된 백성을 위해 하느님의 자비를 끊임없이 애원하며 “당신의 영광을 보여 주십시오”(탈출 33,18)라고 간청하는 모세에게,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신 분으로서 당신의 이름을 선포하신다. “주님은, 주님은 자비하고 너그러운 하느님이다. 분노에 더디고 자애와 진실이 충만하며 천대에 이르기까지 자애를 베풀고 죄악과 약행과 잘못을 용서한다.”(탈출 34,5-7ㄱ)

 

우리는 하느님 자비의 얼굴이며 하느님 영광의 광채(히브 1,3 참조)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성부 하느님께서 이끄신 구원의 역사를 바라본다. 그래서 미사의 시작 예식에서 구원의 시작인 그리스도의 탄생의 순간에 울려 퍼졌던 천사들의 노래(루카 2,13-14 참조)로 대영광송을 시작하는 것은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우리의 지상 전례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에서 거행되는 천상 전례의 표상인 것이다. 하느님의 영광을 찬미하여 끝없이 노래하는 천사들과 결합하여 드리는 이 찬미가 안에 구원 역사의 계획이 잘 표현되어 있다. 그것은 무엇보다 인간의 죄로 말미암아 상처받으신 하느님께 마땅한 영광을 다시 돌려드리는 것이며 하느님과 인간이 화해를 이루어 인간에게 평화를 심어주는 것이다. 이처럼 하느님의 영광과 인간의 평화는 구원 전체의 목적이면서 동시에 교회와 전례, 특히 미사가 지향하는 목적이기도 하다.

 

 

간청

 

대영광송의 구조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천사들의 노래로 이루어진 도입구, 성부께 드리는 찬미, 성자 그리스도께 드리는 찬미와 간청, 삼위일체 성격의 마침구로 이루어져 있다. 성부께 드리는 찬미에서 찬미가의 공동체적 성격이 가장 잘 드러난다. “주님을 기리나이다, 찬미하나이다. 주님을 흠숭하나이다, 찬양하나이다. 주님 영광 크시오니 감사하나이다.” 이어서 성자 그리스도께 드리는 간청은 무엇보다 요한 세례자가 선포한 ‘하느님의 어린양’을 상기시킨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요한 1,29) 이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믿음을 두고 있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신앙 고백이기도 하다. “주 하느님, 성부의 아드님,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신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세 번 드리는 간청은 앞서 행한 참회와 자비송의 반복처럼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주님의 용서와 자비를 간청하는 참회적 요소들은 미사 안에서 여러 번 반복됨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응답

 

사실 성찬례 거행 전체는 용서와 화해를 나타내는 여러 몸짓과 말들로 이루어져 있다. 참회 행위, 자비송, 사제나 부제가 복음 봉독 후에 속으로 말하며 드리는 기도(“이 복음의 말씀으로 저희 죄를 씻어 주소서”), 주님의 기도, 평화의 인사, ‘보라! 하느님의 어린 양’에서 이러한 요소들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감사 기도의 축성문에서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많은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라고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처럼 성찬례 거행은 그 자체로 용서와 화해의 신비라고 할 수 있다. 대영광송에서 우리를 위하여 희생되신 파스카 양이시며,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신 주님께 드리는 간청으로 우리는 자비송에서 드러냈던 주님께 대한 전적인 믿음을 다시 한 번 고백한다. 이처럼 대영광송은 자비를 구하는 기도(자비송)에 대한 기쁨의 응답이며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영광을 찬미하는 노래이다. 대영광송은 홀로 거룩하시고 홀로 주님이시며 홀로 높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부르며 삼위일체 양식으로 끝맺는다.

 

김기태 신부(인천가대 전례학 교수) - 인천교구 소속으로 2000년 1월 사제품을 받았다. 교황청립 성 안셀모 대학에서 전례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총무로 활동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8년 8월 26일, 김기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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