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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자비송을 할 때와 하지 않을 때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0-29 조회수4,264 추천수0

'자비송'을 할 때와 하지 않을 때

 

 

Q : 미사의 시작 예식에서 참회식을 거행하는데, 어떤 때는 자비송을 하고 또 어떤 때는 자비송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하는 경우와 이유는 무엇인가?

 

 

A : 참회식은 3가지 형식이 제시되어 있다. ㉮, ㉯, ㉰형식이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형식은 ㉮형식("전능하신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고백하오니...")과 ㉰형식("진심으로 뉘우치는 사람을...")이다. ㉮형식은 가장 오래 동안 사용해온 참회식으로서 이것을 했을 경우에는 '자비송'을 한다. 하지만 ㉰형식의 경우는 참회식의 내용에 이미 '자비송'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교우들의 응답도 "주님(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 라고 함으로써 이미 자비송을 한 셈이 된다. 본래는 참회식과 자비송은 별개이다. 하지만 오랜 교회 생활을 거치면서 자비송이 마치 참회식의 일부인양 인식되었다. 엄격하게 말하면 서로 구분되는 다른 내용이다. 다만 ㉰형식은 자비송과 연결하여 새로 만든 '청원기도' 형태의 참회식일 뿐이다. 그래서 ㉰형식은 그날의 전례나 축일에 맞게 바꾸어 사용할 수 있다. 곧 주례자가 공동체나 환경, 또는 전례 절기에 맞추어 그날 미사에 비추어 새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곧 자비송과 연결시켜 생각해 볼 때, ㉯형식을 하였을 경우 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문제이다. 미사 통상문의 지침말(rubrica) 원문에는 꼭 집어서, 한다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지 않고 있다. 우리말 미사 통상문에는 이것을 해석하여 옮겨 놓았을 뿐이다. 곧 "참회식에서 ㉰형식을 하지 않았으면 자비송을 바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것이 옳다. 그래서 처음부터 그렇게 사용해 왔다. 그런데 약간의 혼란으로 문제가 생겼다. 한 때 매일미사책(2000년 10월호~2001년 6월까지)에서 ㉯형식에서 자비송을 하지 않는 것으로 지적되었다. "㉮형식이 아닌 다른 형식으로 참회 예식을 하였을 때는 자비송을 바치지 않는다."라고 바꾸어 놓았다. 라틴어 원문의 미사 통상문의 지침말이 불분명한 이유로 인해 해석상의 혼란이 있었기에 한 때 잘못된 표기를 하게 된 것이다. 이 시점에 나왔던 사제용 '미사 통상문'(2001년 2월판)도 잘못된 지침말을 적고 있다.

 

하지만 본래의 의미를 해석해 볼 때, ㉯형식에서 자비송을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판명된다. 그것은 자비송이 참회 예식에 포함되는 내용이 아니라 별개의 것이며, 비록 자비를 청하는 연송(litaniae)이지만, 참회의 내용이 아니라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는 노래이다. 또한 참회 예식의 ㉯형식에서 언급하고 있는 "~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라는 표현은 우리말로 자비송의 표현과 유사할 뿐이지, 교회가 '자비송'의 본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원문([희랍어] "기리에, 엘리이손")을 보존하려고 노력한 흔적들을 볼 때 분명히 다른 의미의 내용을 갖는 기도문(찬미가)임을 말해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참회 예식에서 대부분의 경우, 곧 ㉮형식과 ㉯형식을 하는 경우에는 '자비송'을 해야 하며, 다만 예외적으로 ㉰형식처럼 참회 예식과 자비송이 결합된 ㉰형식에서만 자비송을 생략하는 것이다.

 

[전례생활, 제4호(2001년 10월 1일), 나기정 다니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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