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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1.“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1-01-10 조회수1,307 추천수2 반대(0) 신고

 

마르 1, 14-20(연중 1주 월)

 

오늘부터 연중주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부터 복음은 <마르코복음>을, 독서는 <히브리서>를 듣게 됩니다.

오늘 <복음>은 <마르코 복음>에서의 예수님의 ‘첫 발설’로 시작됩니다. (각 <복음>에서 예수님의 첫 발설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곧 그 복음서의 특색을 잘 나타내줍니다. 예컨대, <마태오복음>에서 예수님의 첫 발설은 “지금은 이대로 하십시오. 우리는 이렇게 해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마태 3,15)인데, 이는 마태오복음이 하느님의 의로움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밝혀줍니다. <루카복음>에서의 첫 발설은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할 줄을 모르셨습니까?”(루카 2,49)인데, 이는 루카복음이 하느님을 찾는 순례여정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임을 보여줍니다. <요한복음>에서의 첫 발설은 “무엇을 찾느냐? 와서 보라”(요한 1,38-39)입니다. 이는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궁극적인 바람인 영원한 생명을 찾아야 하는 바를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가 들은 <마르코복음>에서의 예수님의 첫 발설은 이것입니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이는 네 개의 내용으로 된 문장입니다.

“때가 찼다”는 말씀은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하신 일이 아무 때나 우연히 시작하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곧 이전의 모든 시간이 지금의 이 “때”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었고, 지금이 바로 하느님께서 인간을 구원하기로 계획하신 준비해 온 결정적인 “때”(카이로스)임을 밝혀줍니다.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말씀은 “하느님 나라”는 “가까이”(원어의 뜻: 손 안에), 곁에 혹은 예수님과 함께 ‘온’ 나라로,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요 은총이라는 선포입니다. 그러니까 “하느님 나라”는 결코 가는 나라, 곧 죽어서 가는 나라가 아니라, 지금 ‘이미’ 온 나라입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는 말씀은 “복음”“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것이요, “회개”는 이를 믿는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줍니다. 그리고 이는 동시에, 바로 지금이 “회개의 때요, 믿음의 때”라는 말씀입니다. 또한, “하느님 나라”를 가져 온 예수님 자신이 곧 “복음”이요, 그러기에 예수님을 믿고 받아들이는 이들 안에 이미 현존하는 나라임을 말해줍니다(루가 11,20 참조). 그래서 ‘회개’의 구체적인 모습은 ‘하느님 나라가 이미 왔다’는 ‘복음을 믿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도록 우리를 당신의 제자로 부르심입니다.

“나를 따라 오너라.”(마르 1,17)

그런데, 예수님을 따르려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놀랍게도 그 어떤 무엇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버리는 일입니다. 곧 가지고 있는 것, 내가 의지하고 있는 것을 버리는 일입니다, 제자들은 아버지도, 삯꾼도, 배도, 그물도, 모두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라나섭니다. 결국, 버린다는 것은 자신의 실현을 위한 자신의 삶의 태도를 버리는 것이요, 중요하다고 여기는 자신의 가치관과 자기 자신마저도 버리고, 반면에, 새로운 삶의 태도와 가치관을 따르는 것입니다.

사실, 잘못된 것, 좋지 않는 것은 당연히 버려야 할 것이지만, 좋은 것으로 여기던 것마저도 버려야 합니다. 왜냐하면 더 좋은 것, 더 값진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제자들은 자신의 아버지보다도, 생계수단인 배와 그물보다도, 더 값진 예수님을 발견한 까닭입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 “버림”은 예수님을 따라 나서는 하나의 조건이요 방법일 뿐, 결코 목적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을 버렸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찾는지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버리기 위해 따르는 것이 아니라, 따르기 위해 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르 1,15)

 

주님!

언제나 당신을 향하여 있게 하소서.

제 자신을 빠져나가 당신께 나아가게 하소서.

어디에 어떤 처지에 있든지 당신과 함께 있게 하소서.

당신을 따라 당신의 나라에 들게 하소서.

제 안에 당신의 나라를 이루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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