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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전례를 살다: 미사전례 안에서의 하느님 말씀 (2)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14 조회수4,275 추천수1

[전례를 살다] 미사전례 안에서의 하느님 말씀 (2)

 

 

1. 주일과 대축일 : 주일과 대축일 독서는 신·구약 성경의 주요 본문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어 주일미사에 3년 동안 빠짐없이 참여하는 사람은 신앙생활에 필요한 중요한 성경 말씀을 다 들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봉독하는 성경 분량이 많습니다. 이 많은 분량을 과거 1970년 이전처럼 주일이든 평일이든 언제나 두 독서만, 그것도 한 해 주기로 매년 같은 본문을 봉독하는 독서 제도로 소화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교회는 7년이란 오랜 연구기간 끝에 3독서, 3년 주기, 조화와 준연속(準連續)의 세 원칙을 세워 성경 본문을 적절히 배치했습니다. 

 

1) 3독서 : 주일이나 대축일에는 항상 세 독서를 봉독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도 원칙이 있습니다. 제1독서는 구약성경(부활시기에는 예외로 사도행전)을, 제2독서는 신약의 편지를, 그리고 제3독서는 항상 복음을 봉독합니다. 이로써 구약의 약속과 예표가 신약에서 실현되고 그리스도에게서 완성됨을 체계적으로 들려줍니다. 

 

2) 3년 주기 : 독서 주기를 종래의 1년에서 3년으로 늘렸습니다. 차례는 공관복음(마태오, 마르코, 루카)의 순서에 따라 가해-마태오복음, 나해-마르코복음, 다해-루카복음으로 구성되며, 연도 계산은 해당 연도를 3으로 나누어 1이 남으면 가해, 2가 남으면 나해, 0이면 다해로 합니다. 더 간편한 방법은 해당 연도를 모두 더하여 3으로 나누는 방법입니다. 가령 금년이 2013년이라면 2+1+3=6이고, 이 6을 3으로 나누면 0이 되니까 다해-루카복음이 됩니다. 요한복음은 신학적 특성이 강하여 그 특성을 살려 따로 독서 연도를 정하지 않고 교회의 전통에 따라 특별시기인 사순시기 중반부터 부활시기에 집중 배치하였습니다. 좀더 자세히 설명하면 요한복음 6장은 전체 분량이 적은 마르코복음(16장으로 마침)의 해인 나해의 연중 제16주일부터 제21주일까지의 복음으로 정하였고, 나머지 상당 부분은 사순 제3, 4, 5주일과 부활과 성령 강림 대축일 사이의 부활 제2, 3, 4, 5, 6주일에 배치하였습니다. 

 

3) 조화와 준연속 : 조화란 제1독서, 화답송 시편 및 복음의 내용이나 주제가 서로 연결됨을 말하며, 준연속이란 제2독서와 복음이 성경 본문의 순서를 거의 그대로 따름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제2독서의 내용은 특별시기나 축일 외에는 제1독서나 복음의 주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조화를 이루지 않습니다.

 

 

2. 축일과 평일 : 축일과 평일 독서 본문은 대부분 주일 독서에 들어 있지 않은 성경의 나머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제2독서, 1년 주기(독서는 2년 주기), 준연속의 원칙을 따릅니다. 

 

1) 2독서 : 주일 독서가 제3독서임에 비해 축일과 평일에는 제2독서입니다. 즉 독서 하나와 복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독서는 복음을 제외한 신·구약 성경을, 복음은 4복음 중에 한 가지를 봉독합니다. 

 

2) 1년 주기 / 2년 주기 : 복음은 1년 주기이지만, 독서는 2년 주기입니다.(홀수 해, 짝수 해) 그러나 특별 시기인 대림, 성탄, 부활 시기의 독서는 1년 주기로 봉독됩니다. 

 

3) 준연속 : 독서와 복음은 각각 독자적으로 성경 본문의 순서를 거의 그대로 이어서 구성했습니다.

 

 

3. 성인 축일과 기념일, 예식미사, 기원미사, 신심미사, 위령미사 :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위의 주일과 대축일, 축일과 기념일, 평일의 독서 원칙을 따릅니다. 

 

우리는 하느님 말씀을 들음으로써 살아계신 하느님과의 공동체에 들어서고 힘과 생명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새 전례독서 목록을 통하여 성경독서를 풍요롭게 한 것에 대해 감사드려야 합니다. 우리 자신의 힘만으로는 무엇이 우리를 구원으로 인도하는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수많은 생각들과 구호들, 슬로건, 그리고 유혹의 말들이 우리 귀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말씀만이 세상에서 꼭 필요한 것, 곧 이 세상에서 하느님과 맺는 공동체에 함께 하고 우리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여 우리의 눈을 뜨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모든 믿는 이들에게 신앙의 모범이신 마리아는 하느님 부르심과 약속에 대한 올바른 자세를 아주 단순한 한 문장으로 보여줍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교회의 기도가 된 이 대답은 신앙인 각자의 삶에서 새로운 모양과 틀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매번의 전례 안에서 아버지의 생명을 선사하는 이 말씀은 항상 새롭게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성경 말씀이 효과적으로 우리 마음에 간직되는 데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고 또 필요합니다. 

 

1) 성경의 말씀은 교회, 즉 성찬례를 위하여 모인 하느님 백성의 집회 중에 선포된다는 점입니다. 물론 우리 각자는 집에서 개인적으로도 성경을 읽는데 열중 할 수 있고 또 열중해야 합니다. 그러나 공동체를 이루어 하느님께 기도하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기쁨의 성찬례를 늘 함께 거행하는 전례적 공동체에서 읽혀지는 하느님의 말씀은 새롭게 심오한 차원을 가집니다. 

 

2) 봉독에는 성경의 해설이 있어야 합니다. 봉독을 위하여 특별히 불림을 받은 봉사자들의 성경 해설 및 실천을 권하는 성경 강론이 있어야 합니다. 공의회 문헌과 새 미사경본 총지침에서 강론은 우선 성경 텍스트의 해설에 주력해야 한다는 데 역점을 두라고 강조합니다. 하느님 말씀의 힘을 생생하게 느끼고 자신의 삶에서 하느님이 역사하심을 일깨우는 말씀의 은혜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교회의 말씀의 봉사자들인 직무수행자들은 한층 더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3) 가장 중요한 것은 외적으로 표현되어야 할 내적 심향입니다. 하느님은 당신 말씀 안에 현존하십니다. 이 점에 있어 성경의 말씀은 성사와 비할 수 있으니 우리가 신앙으로 받아들일 때 놀라운 힘과 능력을 우리 안에 일으킵니다. 말씀에 대한 이러한 믿음과 사랑을 우리 마음 안에 간직한다면 비록 우리가 모든 것을 다 알아듣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매주일 듣는 하느님의 말씀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마치 예리한 칼과 같이 우리의 마음을 파고들어 우리를 고발하고 우리의 죄악을 상기시켜 주기 때문에 슬픔에 잠길 때도 있지만(히브 4,12-13; 신명 31,26-27 참조),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기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비록 그 말씀으로부터 실천을 요청당하고 아마도 강요당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러나 이 말씀은 종국적으로 늘 복음, 곧 완전한 기쁨을 주는 소식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내가 이 말을 한 것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머물고 또 너희가 그 기쁨을 마음껏 누리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5,11;17,13 참조) 하고 약속하셨습니다. 

 

덧붙여 말씀의 전례 중심 식탁인 독서대에 대해 정리하여 말씀드리면 대부분의 말씀 전례는 독서대에서 거행합니다. 곧 독서, 화답송, 복음, 강론, 보편 지향 기도, 부활 찬송의 본 장소는 독서대입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화답송은 해설대나 신자석 또는 성가대에서, 강론은 사제석이나 다른 적절한 장소에서, 보편 지향 기도는 신자석에서 할 수도 있지만 가장 좋은 장소는 역시 독서대입니다. 특히 교우들과 함께 드리는 미사의 독서는 반드시 독서대에서 봉독해야 합니다.(『미사경본 총지침』58항) 그 외에 주례는 시작 예식과 마침 예식도 독서대에서 거행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제들이 시작 예식이나 복음 또는 강론을 제대에서 하는데 이러한 그릇된 관행은 하루 빨리 시정해야 합니다. 신자들 역시 독서를 해설대나 신자석에서 봉독하지 말아야 합니다. 독서대에서는 미사 해설이나 성가 지휘도 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월간빛, 2013년 10월호, 최창덕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부설 평신도신학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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