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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미사의 모든 것25: 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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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1-11 조회수37 추천수0

[미사의 모든 것] (25) 제대


성체성사가 거행되는 주님의 거룩한 식탁

 

 

성당의 심장인 제대는 주님의 거룩한 식탁일뿐 아니라 영원한 대사제이신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 제대를 축성 성유로 도유하고 있다. [CNS]

 

 

나처음: 성당에 가면 신자들이 여기저기에 예를 표하는 걸 봐요. 십자가, 성상, 제대, 감실을 향해 경건하게 절을 하는 걸 보면 저절로 저 자신도 성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심장처럼 성당에서 가장 중요하고 거룩한 장소는 어디인가요?

 

조언해: 성당의 심장은 바로 ‘제대’이지. 성당에 들어서면 정면에 바로 보이는 곳에 자리한 주제대. 그곳이 바로 성당에서 가장 거룩하고 중심이 되는 자리야.

 

라파엘 신부: 고마워! 언해. 제대는 신앙생활의 원천이자 정점인 미사 곧 성체성사가 거행되는 자리이기 때문에 성당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란다. 교회가 그리스도 없이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제대 없이 그리스도를 말할 수 없단다. 우리가 정말 잘 알아두어야 하는 것은 성당 안에 제대가 설치돼 있는 게 아니라, 제대를 보존하기 위해 성당이 지어졌다는 사실이야. 또 한 가지 우리가 상기해야 할 것이 있단다. 전례는 세상의 시간을 예수 그리스도의 시간으로 변화시킨다는 거야. 바로 그 시간에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현존하시는 것이지. 그래서 지상에서 드리는 미사를 ‘하늘나라의 전례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표현하지. 하느님의 내려오심과 인간의 올라감이 교차하고 일치하는 곳이 바로 ‘제대’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돼.

 

나처음: 저는 사제와 신자를 구분하는 경계인 줄 알았어요.

 

라파엘 신부: 구약 시대 이스라엘 백성의 성전이 ‘지성소’와 ‘성소’로 구분되듯이 성당도 크게 ‘제단’과 ‘회중석’으로 나뉘어요. 제단은 사제들의 전례 공간으로 회중석과 구별되게 몇 개의 단으로 높여 놓은 자리를 말해. 그 제단 가운데에 돌이나 나무로 만들어 놓은 식탁 같은 것을 바로 ‘제대’라고 해. 사제는 이 제대에서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 때 자신을 봉헌하시면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것을 기념하고 재현하지. 그래서 제대를 ‘주님의 식탁’ ‘거룩한 식탁’이라고 하지.

 

제대는 또 주님께서 영원한 사제직을 거행하시는 천상 제대일뿐 아니라, ‘바위’(1코린 10,4)요 ‘살아 있는 돌’(1베드 2,4)이시며 ‘모퉁잇돌’(에페 2,20)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단다. 그래서 신자들은 미사를 봉헌하지 않을 때에도 제대 앞에서는 깊은 절을 하며 주님께 흠숭의 예를 갖춘단다.

 

조언해: 교리교사 교육을 받을 때 전례를 가르치던 신부님께서는 제대를 ‘영혼의 성소’라고 표현하셨어요.

 

라파엘 신부: 참 좋은 말이구나. 제대(Altare)는 라틴말 ‘드높은’(altus)에서 유래한 말이야. 풀이를 하면 하느님과 인간이 만나는 드높은 자리라 할 수 있겠지.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것 중 가장 고귀한 것은 하느님을 섬긴다는 것이야. 자기 위에 하느님을 받들어 하느님께서 영광을 받으시도록 섬기고 헌신할 능력을 갖춘 게 바로 인간이란다. 제대는 가장 깊고 고귀하고 심오한 하느님의 섬김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드러내 주는 표상이지.

 

나처음: 제대도 미사 양식처럼 많은 변천이 있었겠네요.

 

라파엘 신부: 초대 교회 때는 박해자들을 피해 신자 가정에서 성찬 예식을 거행했다고 예전에 설명했었지. 그때는 당연히 주님께서 마지막 만찬 때 사용하셨던 것처럼 나무로 된 가정용 식탁을 사용했겠지. 요즘도 나무 제대를 사용하는 성당이 많이 있단다. 313년 밀라노 칙령으로 그리스도교에 대한 공식 박해가 끝나고 신앙의 자유가 허용되면서 지상에 드디어 교회가 세워지게 되지. 당시 건축자재 대부분이 돌이어서 제대도 돌로 꾸며졌지. 이동식 나무 제대가 고정식 돌 제대로 바뀌면서 식탁 중심의 성찬례가 이때부터 자연스럽게 제대 중심의 제사로 변하게 되었단다.

 

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를 통해 전례를 개혁했는데, 제대와 관련해서는 제대가 고정되어 있는 것이 바람직하고, 회중 전체가 자연스럽게 시선을 집중할 수 있도록 성당의 중심에 자리 잡아야 하며, 새 성당을 지을 때 제대는 하나만 세워야 한다고 결정했지.

 

나처음: 제대를 성당 동편에 두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조언해: 동쪽에서 떠오르는 태양의 빛이 죽음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상징하기 때문이지.

 

라파엘 신부: 초대 교회 때부터 동쪽을 향해 기도하는 게 전통이 되었지. 언해의 말처럼 동쪽은 예루살렘 성전을 대체하며 태양은 그리스도를 상징해요. “세상 모든 민족들이 가슴을 치면서,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마태 24,30; 묵시 1,7 참조)는 주님의 말씀에 희망을 품은 초대 교회 그리스도인들은 매일 동쪽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며 재림하시는 그리스도를 마중하고, 전례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는 새 하늘과 새 땅에 우리 모두가 함께 들어가는 것을 체험하였단다. 그래서 교회는 동쪽을 향해 제대를 설치해 성당을 지었지.

 

나처음: 고대인들은 몰라도 현대인들에게 이런 설명이 먹힐까요? 하느님께서 어디에나 두루 계시는 분이신데 기도와 전례 장소가 특정 방향에 얽매인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라파엘 신부: 좋은 지적이구나. 하느님께서 온 우주를 아우르시고 우리와 더 내밀하게 계신다는 보편적 시각을 갖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해. 그러나 우리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교회의 전례는 우리에게 모습을 보이시는 하느님을 향해야 한다는 점이야.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지상의 시간과 공간 속에 현존하셨듯이 전례 역시 그와 같아야 한다는 거야. 곧 참하느님이시며 참인간이신 그리스도께 부합해야 한다는 거지. 이것을 교회 용어로 ‘성사’라고 표현할 수 있어.

 

나처음: 제대에 하얀 제대포를 까는 이유도 설명해 주세요.

 

조언해: 교리 시간에 주님의 ‘수의’를 상징한다고 들었어요.

 

라파엘 신부: 제대에 관해 궁금한 것이 참 많구나. 제대는 ‘그리스도’를 상징한다고 했지. 제대를 축성할 때 성유를 바르는 이유는 그리스도께서 모든 이에 앞서 도유를 받으시어 “기름 부음 받은 이”라고 불리시기 때문이야.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성령의 도유로 성자를 대사제로 세우시고,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해 그 몸을 제대로 삼고 그 목숨을 제물로 삼아 희생 제사를 바치게 하셨지.

 

제대포로 제대를 덮는 것은 그리스도교 제대가 ‘성찬례의 제대’이며 ‘주님의 식탁’임을 나타내기 위함이야. 제대를 중심으로 마주한 사제와 신자들은 임무는 서로 다르지만 하나의 같은 행위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제사를 드리고 주님의 만찬을 나누지. 그래서 교회는 제대를 희생 제사가 이루어지는 친교의 식탁으로 마련하고 성대하게 장식한단다. 그리하여 제대는 모든 신자가 거룩한 천상 양식, 곧 희생되신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려고 기꺼이 모여있는 주님의 식탁을 드러내지. 제대가 그리스도를 상징하니 언해가 말한 것처럼 제대포가 수의를 상징하는 것이라 해도 틀린 것은 아니라고 봐.

 

제대가 드러내는 의미보다 우리가 중시해야 할 것은 성당의 심장인 제대와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 깊은 곳에 있는 내적 성전과 일치를 이루는 일이야. 그럴 때 제대가 영혼의 성소가 될 수 있는 것이지.

 

[가톨릭평화신문, 2021년 1월 10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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