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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 문화사에 따른 전례: 초기 교회(100-313년)의 성찬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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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7-22 조회수587 추천수0

[문화사에 따른 전례] 초기 교회(100-313년)의 성찬 신학

 

 

70년 예루살렘 성전 파괴 이후 유다인들은 성전 예배를 더는 할 수 없었고, 대신 회당 예배가 중심이 되었다. 그리스도교는 유다교와의 관계가 멀어지고 그리스도 중심의 성찬 신학이 발전하였다. 곧 초기 교회는 사도 시대와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독창적인 특성들을 형성해 나간다.

 

2-3세기 교회의 전례 생활은 「열두 사도들의 가르침」(‘디다케’, Didache, 100년 무렵), 유스티노의 「호교론」(Apologiae, 150년 무렵, 히폴리토의 「사도 전승」(Traditio Apostolica, 220년 무렵) 등과 교부들의 글에서 나타나는 단편적인 언급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희생 제사는 성찬례를 대표하는 용어로 자리한다

 

유다교 희생 제사와 신약 시대의 성찬례 이해의 연속성은 주님의 만찬에 대한 제사 용어의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사용에서 알 수 있다. 리옹의 이레네오는 이렇게 설명했다.

 

“주님이 전 세계에서 바쳐져야 한다고 가르치신 교회의 성찬례 봉헌을, 하느님께서는 순전한 희생 제사로 여기시고 기쁘게 받으시는데, 우리가 드리는 제사를 필요로 하시기 때문이 아닙니다. 하느님이 봉헌하는 사람의 예물을 받으시면, 그 사람이 자신이 바치는 것으로 인해 영화롭게 되기 때문입니다”(「이단 반박」, Adversus Haereses, 4,18.1).

 

초기 그리스도교 저술가들이 제사의 언어와 이미지를 사용했던 다양한 방식은 신약성경과 다르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삶 자체로 찬양의 살아 있는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사실은 맥을 같이하였다.

 

 

제사(Sacrificium)의 개념이 그리스도인의 삶과 긴밀한 관계에서 성찬례로 전환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제사적인 사고에 분명한 변화도 나타난다. 특히 히폴리토에게 제사는, 그리스도의 삶에 대한 은유라기보다는 성찬례를 이해하는 적절한 틀이었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교 제사에 대한 개념은 그리스도인의 실제적인 삶에서 교회가 공적으로 거행하는 성찬례라는 개념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이제 성찬례에서 가장 중요한 제사행위는, 신적 로고스가 그분의 육화된 그리고 성찬례적인 몸과 피를 하느님께 바치는 행위로 인식되었다. 그리고 성찬례적인 몸과 피는 영적 삶의 활력이 된다. 예로 ‘디다케’ 10장을 들 수 있다.

 

“전능하신 주재자님, 당신은 당신 이름 때문에 만물을 창조하시고, 사람들에게 양식과 음료를 주시어 즐기게 하시고 당신께 감사드리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당신 종을 통하여 우리에게 영적 양식과 음료와 영생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성찬례를 화해의 장으로 활용

 

성찬례는 중대한 죄를 지었지만 화해 중인 신자들에게 매우 중요했다. 당시에 중대한 죄란 그리스도에 대한 기본적인 가르침을 부인하는 것과 같은 공동체의 일치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무언가를 행한다는 뜻이다. 그러한 중대한 죄를 지은 사람은 성찬례 모임에서 배제되었다. 후대에 ‘파문’(excommunicatio)이라고 불리는 조치이다.

 

회개하고 공동체와 화해하려는 사람이 적절한 보속의 시간을 보낸 뒤에 성찬례 모임에 다시 초대되면 공동체의 한 사람으로 다시 받아들여지는 효과를 냈다. 따라서 고해성사가 발전되기 오래전부터 성찬례는 지속적인 화해에 대한 교회의 성사로 이해되었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감사 기도’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고자 ‘감사 기도’(eucharistia, 예전에는 ‘성찬 기도’라고 했다.)라는 특수한 형태를 창조했다. 이 작업을 해내고자 그들은 헬레니즘의 종교-시적인 산문 형태를 이용하여 유다교의 자료를 변형시켰다. 이로써 감사 기도들은 그 기원과 형태가 다양하다.

 

첫째, 그리스도론적 감사 기도가 있다. 이 기도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성취된 구원 업적에 관해 기술하며, 구약에 대한 언급이나 ‘거룩하시다’를 찾아볼 수 없다. 여기 사용된 언어들은 대단히 정확한 것들로서 로마 문화의 영향을 볼 수 있다. 이 형태의 대표적인 예는 히폴리토의 「사도 전승」 4장에 나오는 감사 기도로서, 현재 「로마 미사 경본」의 감사 기도 제2양식의 원형이다.

 

둘째, 유다-그리스도교 감사 기도가 있다. 여기서는 구약과 그 구원사, 그리고 ‘거룩하시다’를 수용한다. 예컨대 아다이-마리 감사 기도(Anaphora Apostolorum Addai et Mari)이다.

 

셋째, 희랍-그리스도교 감사 기도는 광범위한 창조, 구원사에 대해 묘사하며, 가끔 철학적 용어를 찾아볼 수 있다. 이를테면 세라피온의 감사 기도(Anaphora in Euchologio Serapionis), 복음사가 마르코의 감사 기도(Anaphora Marci evangelistae) 등이 있다.

 

 

감사 기도는 그리스도 중심적이다

 

감사 기도의 기본적인 내용은 그리스도께서 성취하신 구원 업적에 대한 감사, 그분의 죽음에 대한 기념, 아들을 통하여 성부께 드리는 찬미, 감사이다. 이 기도들은 축성된 빵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는 만찬을 시적으로 표현한다. 이 성찬례는 그 명백한 의미상 구약의 예언자들과 희랍의 철학자들이 고대하였고 그리스도 당신께서도 ‘영과 진리 안에서’ 성부께 찬양드리는 것에 대해 말할 때 언급하셨던 영적 제사를 뜻한다.

 

유스티노는 「트리폰과의 대화」에서 하느님께서는 더는 피의 제사나 물질적 희생 제사를 원하지 않으신다고 언급한다. 십자가상에서 드리신 그리스도의 유일한 제사를 우리가 거행할 때, 그리스도께서 이 자리에 계시므로 우리는 감사를 드리게 된다.

 

이러한 그리스도의 제사에 기초한 그리스도교의 예배가 영적임을 드러내고자 2세기 호교 교부들은 그리스의 문학 형태를 이용했다. 그 대표적인 예시는 ‘영적인 제사’(oblatio rationabilis)와 ‘무혈의 제사’(oblatio incruenta) 등의 용어를 들 수 있다.

 

우리가 빵과 포도주에 대해서 드리는 감사 기도는 우리 가운데 현존하시는 그리스도의 제사이며, 우리가 이 빵과 포도주를 먹고 마심으로써 이 제사에 참여함을 표현하는 데 사용되었다.

 

사도 시대에 이해된 제사와 그리스도인의 삶 사이의 긴밀한 연관성은, 초기 그리스도교(2-3세기) 교회에 이르러 제사 개념이 성찬례에 적용되면서 그리스도인의 증거적 삶이 지니는 중요성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반면에 감사 기도의 원초적인 형태가 형성되고 화해의 역할도 수행하는 긍정적인 발전도 드러나 보인다.

 

* 윤종식 티모테오 - 의정부교구 신부.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위원이며,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전례학 교수이다. 교황청립 성 안셀모 대학에서 전례학을 전공하였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집전 시복 미사 때 전례 실무자로 활동했으며, 저서로 「꼭 알아야 할 새 미사통상문 안내서」가 있다.

 

[경향잡지, 2020년 7월호, 윤종식 티모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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