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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영원한 생명인 빵이 되신 예수님 / 부활 제3주간 목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4-18 조회수103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영원한 생명인 빵이 되신 예수님 / 부활 제3주간 목요일(요한 6,44-51)

 

벨기에 출신 화가인 루벤스의 그림에 시몬과 페로라는 유명 작품이 있다. 백발의 늙은 죄수가 젊고 아름다운 여인의 젖을 숨 가쁘게 빠는 모습이 담겨있다. 언뜻 보면 너무 선정적인 것 같지만, 부녀의 기막힌 사연이 있단다. 그 죄수는 굶어 죽는 형벌을 받은 페로의 아버지 시몬이요, 젖 먹이는 여인은 그의 외동딸이란다. 그녀가 면회 갔다가 뼈마디 앙상한 굶주린 아버지를 보고는 자신의 가슴을 열어 젖혀 젖을 물려, 죽어가는 아버지를 힘주어 먹여주는 그림이다.

 

딸 페로는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마지막 숨을 몰아치는 아버지를 끝내 살리겠다며, 주위 시선은 아예 아랑곳하지 않았으리라. 딸의 젖꼭지를 본능적으로 빠는 시몬은, 성체를 받아 모시는 우리의 모습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믿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광야의 너희 조상은 만나를 먹고도 죽었다. 그러나 이 빵을 먹는 이는 결코 죽지 않는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강한 힘을 달라고 기도하였더니, 연약함으로 겸손하게 하셨다. 건강을 주시라고 하였더니, 병약함으로 작은 선행을. 부유하게 해 달라고 청하였더니, 빈곤으로 지혜로워지게. 권력을 달라고 청하였더니, 비천함으로 하느님의 권능을 느끼게 하셨다. 또 하루하루 목숨을 살려 주시어 지금을 있게 하셨다. 이렇게 바라던 것이 두루 다 이루어졌다.” 어느 퇴역 군인의 기도의 부분이다. 그는 주님께 육신의 빵을 청하였으나, 영원한 생명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들어주셨단다.

 

삶과 죽음은 종이 한 장 차이라나. 누군가의 보호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믿음이 예수님을 생명의 빵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오래 전만 해도 영성체를 모시려면 전날 밤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하게 했다. 물도 마시지 못하게 할뿐더러 입 안에 침이 생기면 뱉어 내도록 하였다나. 지나친 규제가 아니라 그만큼 정성 들여 성체를 모시라는 것일 게다. 정성을 다해 성체를 모시면, 주님께서 함께하심을 정녕 느끼게 될게다. 어떤 형태로든 그분 힘을 체험하게 된단다.

 

우리가 영적으로 굶어 죽지 않도록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당신 자신을 빵으로 내어 주신다. 믿는 우리는 딸 페로가 아버지 시몬에게 젖을 물리는 그 사랑보다도 더 깊고 숭고한 사랑이 지금 이 자리에서 실현되고 있음을 잊지 말자.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생명의 빵이라신다. 생명은 목으로 쉬는 숨을 말한다. 한순간이라도 멈추면 끝장이다. 숨소리를 있게 하는 에너지이다.

 

하늘이 목숨을 관장한다니 예수님은 보이지 않는 보호자이시다. 구걸을 하는 이가 돈 담을 그릇 하나도 준비해 놓지 않고 딴청을 피운다면, 그런 이에게 돈 쥐어줄 이는 아마 없으리라. 성체성사도 마찬가지이다. 성체를 모시려는 마음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이에게 사제가 성체를 영해 줄 리는 만무하다. 성체가 주님의 몸임을 굳게 믿고, 먼저 손을 내밀어야만 할게다.

 

예수님께서는 죽음과 부활, 승천과 성령 강림을 통하여 우리의 구세주 그리스도가 되신 동시에 믿는 모든 이에게 생명의 빵이 되셨다. 빵을 주시는 분은 부활하신 예수님이시다. 그 빵은 그분 몸과 피다. 이렇게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 드러나는 변하지 않는 하느님 사랑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지? 미사 때 빵 모양의 성체를 모시면서 그분 사랑을 체험하는 우리는, 최소 하루 세끼를 챙기는 그 시각만이라도 빵이 되신 그 의미를 끼니때만이라도 묵상해야만 하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시몬과 페로,젖꼭지,생명의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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