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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멜키체덱의 축복/아브라함/성조사[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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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2-06 조회수500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1. 멜키체덱의 축복

 

아브람이 크도를라오메르와 그와 연합한 임금들을 치고 돌아오자, 소돔 임금이 사웨 골짜기 곧 임금 골짜기로 그를 마중 나왔다. 아브람이 평소에 쌓은 덕과 들려오는 명성에 걸맞게, 이번 전투에 그가 거둔 혁혁한 성과에 소돔 임금은 그지없이 기뻤을 게다. 더구나 그는 그가 빼앗긴 모든 재물을 도로 찾아오고, 그의 조카 롯과 그의 재물과 함께 부녀자들과 다른 사람들도 도로 다시 모셔 오지 않았는가?

 

한편 살렘 임금 멜키체덱도 빵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다.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사제였다. 소돔 임금이 아브람을 맞았던 것처럼, 살렘 임금도 역시 자기 국가의 성문을 나와 아브람을 환영했다. 더구나 그는 빵과 포도주도 지참했다. ‘살렘에 그분의 초막이, 시온에 그분의 거처가 마련되었네.’(시편 76,3)를 볼 때에, 살렘은 예루살렘일 게다. 그리고 살렘의 의미는 평화이다. 그리고 멜키체덱은 나의 하느님은 의로우시다라는 뜻인데, 직역하면 나의 임금님은 의로우시다이다. ‘멜키는 일차적으로 나의 임금님을 뜻하고, ‘체덱의롭다’, 또는 정의를 뜻하기 때문이다.

 

멜키체덱 임금은 일차적으로 사제로 등장한다. 그는 정치와 종교가 분리되지 않았던 시대의 사람이다. 소돔 임금 역시 임금이요 사제였지만, 그는 임금이라는 사실만을 강조하려고 멜키체덱은 사제라는 점만을 유독 내세운다. 그는 동맹군을 쳐부수고 돌아오는 아브람에게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다. 이때만 해도 신성한 것과 세속적인 것은 아지 분리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는 그가 아브람과 그의 부하들을 자기 지역에 받아들이며 그들에게 안전을 보장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제인 그는 자신의 손으로 떡과 포도주를 봉헌하고 아브람에게 자기 하느님의 복을 빌어 주었다. 당시만 해도 가나안 지역의 지존하신 하느님은 오늘 우리가 믿고 고백하는 창조주 하느님이 아니라, 가나안 성소에서 섬기는 신을 가리킨다. 가나안 지역에서도 신을 부를 때, 일반적으로 바알또는 아세라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 하느님은 히브리어로 엘로힘이라고 하는데, 가나안에서도 을 엘로힘이라 부르기도 했다.

 

멜키체덱은 아브람에게 축복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하늘과 땅을 지으신 분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 아브람은 복을 받으리라. 적들을 그대 손에 넘겨주신 분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그는 아브람에게 이렇게 장엄한 축복으로 을 빌어 줬다. 이 말은 하늘 높은 곳에 계신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복을 주신다는 것을 가리킨다. 그리하여 인간이 하느님을 찬양하는 것, 곧 인간이 하느님을 향해 아래에서 위로 나아가는 것을 가리킨다.

 

그리고 그는 적들을 그대 손에 넘겨주신 분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라는 말로 하느님을 찬양하도록 초대한다. 아브람은 임금이요 사제인 멜키체덱의 복과 선물을 받아들인다. 이는 아브람이 그를 사제로 인정하고, 그가 축복하는 성소를 인정한다는 것을 뜻한다. 아브람은 그 모든 것의 십분의 일을 그에게 주었다. 이주자 아브람이 그를 사제로 인정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십분의 일은 본디 조공을 바칠 때 사용되었다. 고대에서는 전쟁에서 승리하여 전리품의 십분의 일을 바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왜 성경에서는 아브람이 멜키체덱에게 십분의 일을 바쳤다고 했을까? 아마도 이 대목은 완정 시대에 기록되었기 때문일 게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임금들이 다스릴 때에, 성소에서 예배를 바치는 사제들에게 십분의 일을 예물로 바쳤는데, 그 관습이 성조 시대부터 유래하는 전통임을 표현하기 위해 아브람이 십분의 일을 예물로 바쳤다고 표현한 것일 게다.

 

이렇게 멜키체덱은 아브람을 축복했을 뿐 아니라 하느님께 찬미도 바쳤다. 그는 하늘과 땅을 지으신 분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 아브람은 복을 받으리라.”라는 말로, 우리가 하느님께서 지으신 피조물과 구별되는 그분의 권능을 알아보게 했다. 그는 또 적들을 그대 손에 넘겨주신 분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라는 말로, 그가 의인 아브람을 정녕 찬양할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개입된 도우심을 인정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사실 하늘 높은 저 위에서 오는 은총이 없었다면, 아브람은 막강한 상대방을 결코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적들을 넘겨주신 분이라는 말은 모든 것을 일으키는 이는 그분이며, 힘센 이를 무력하게 한 이도 그분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우리에게 이런 힘을 주는 은총은 오직 그분의 사랑에 의한 것이리라. 이런 축복을 받는 우리는 아브람이 그랬던 것처럼, 그분 뜻에 부합하는 정성어린 봉헌 예물을 준비해야만 할게다.[계속]

 

[참조] : 이어서 '12. 아브람과 소돔 임금'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멜키체덱,십일조,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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