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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잡혀간 롯 구출/아브라함/성조사[10]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2-05 조회수1,087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0. 잡혀간 롯 구출

 

네 임금[엘람 임금 크도를라오메르와 신아르, 엘라사르, 고임 임금]과 다섯 임금[소돔, 고모라, 아드마, 츠보임, 벨라 곧 초아르 임금]이 전쟁을 벌였다. 이는 다섯 임금이 모두 동맹을 맺고 십이 년 동안 크도를라오메르를 섬기다가, 십삼 년째 되는 해에 반란을 일으켰던 것이다. 네 임금이 거주하는 지역은 북쪽 메소포타미아 지역으로 신아르는 바빌론, 엘라사르는 하란 근처였을 것이다. 그리고 다섯 임금은 시띰 골짜기 곧 사해를 일컫는 소금 바다남쪽에 위치해 있었다. 이에 관련된 각 지명의 위치를 정확히 추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다만 몇몇 이름들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고임은 이민족들을 뜻한단다.

 

십사 년째 되는 해에 북쪽의 크도를라오메르가 자기와 연합한 임금들과 함께 남서 방향으로 시리아를 거쳐 요르단 계곡의 동쪽을 따라 진군해 갔다. 이 과정에 사해 근처 임금들을 도울 가능성이 있는 여러 민족을 사전에 차례차례로 진압했을 것이다. 이렇게 그들은 남하하면서 여러 전쟁에서 승리한 후 드디어 사해 골짜기의 임금들과 접전을 벌이게 되었다. 북의 네 임금과 남의 다섯 임금이 맞선 것이다.

 

그런데 사해 남쪽 근처의 골짜기에 위치한 소돔 성 안에 아브람과 결별한 조카 롯이 천막을 치고 유목 생활을 하고 있었다. 삼촌의 보호를 벗어난 그의 불행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북에 공물 바치기를 거부한 그 지역 임금들을 정복하기 위해 북의 막강한 연합 동맹군이 쳐내려온 것이다. 사해 골짜기에는 역청 수렁이 많아, 소돔 임금과 고모라 임금이 전쟁 중 달아나다 거기에 빠지고 나머지는 산으로 달아났다. 남의 다섯 임금은 패했다. 그러자 북의 연합군들이 소돔과 고모라에 있는 모든 재물과 양식을 가지고 가 버렸다. 심지어 그들은 소돔에 살고 있던 아브람의 조카 롯을 잡아가고 그의 재물도 함께 가지고 가 버렸다.

 

사실 롯은 자진해서 아브람 삼촌 곁을 떠났었다. 그는 아브람에게 주어진 하느님 약속의 그 원대한 가치를 깨닫지 못했고, 아니 아예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대신 오히려 주위의 우상숭배에 가나안 민족들과 유대를 이어갔을 게다. 그러기에 그는 더는 삼촌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약속에 의한 보호를 받지 못했다. 그렇지만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께서는 아브람의 그 믿음 때문에 롯을 기억하셨다. 물론 그 역시 하느님의 자녀이기에 그를 버리지는 않으셨다.

 

그곳에서 도망쳐 나온 사람 하나가 히브리인 아브람에게 와서 이 안타까운 일을 알렸다. 여기서 아브람은 히브리인으로 불린다. 히브리인은 종족의 의미보다는 사회적 의미를 지닌 뜻으로서, 일반적으로 뒤쳐져 있던 이들이나 모임을 가리키는 소위 이집트의 아피루인과 연관시킬 구 있는 개념이다. 또 히브리인을 동사 건너다와 연계시켜, ‘유프라테스 강 건너편에서 건너온 사람으로 유사하세 이해되기도 한다. 쉽게 말해서 이주자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그때 아브라암은 아모리족 마므레의 참나무들 곁에 머물고 있었다. 아모리족은 가나안 지역에 사는 주민 전체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아시리아 시대 이후 아무루라는 뜻은 일반적으로 시리아와 팔레스티나를 지칭했으며,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 땅 정복 초기부터 아모리족 임금을 쳐 이기기 시작했다. 마므레는 에스콜과 형제간이었고 아네르와도 형제간이었는데, 이들은 유목민 아브람과 함께 동맹을 맺은 가나안 사람들이었다. 이주자 아브람은 가나안 지역에 머물면서 그 지역 여러 지인들과 이처럼 썩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의인이었다.

 

우리는 여기서 전쟁에서 패배하여 달아난 소돔인들 가운데, 왜 의인 아브람의 조카 롯만 북의 동맹군에 잡혀갔는지 궁금할 만도 할게다. 이 일은 그냥 뜬금없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롯이 이 일들을 통해 성조 아브람의 덕으로 구원받을 수 있는 사실을 깨닫게 하려는 의도도 있었으리라. 또한 인생살이에서 언제나 좋은 것만 먼저 탐내지 말고 겸손과 배려, 윗사람에게 양보하는 것을 배우게 하려는 뜻도 있었을 게다.

 

아무튼 아브람은 자기 조카가 잡혀갔다는 소식을 듣고, 자기 집에서 태어나서 훈련받은 장정 삼백십팔 명을 불러 모아 단까지 쫓아갔다. 그가 이렇게 오랜 생활을 함께 한 후 곁을 떠난 조카를 구하기 위해, 그가 신뢰하는 종들이면서 지속적으로 종속되는 훈련된 장정들을 불러 모았단다. 이는 비록 조카가 어쩌면 서운하게 떠나갔다손 치더라도, 아브람은 여전히 전쟁의 위험을 마다하지 않을 만큼 롯에 대한 사랑이 컸다는 것을 반증한다.

 

더구나 자기 집에서 태어나 훈련받은 장정만을 삼백십팔 명이나 불러 모은 것은, 그 큰 숫자가 뜻하는 의미나 규모보다 조카 롯을 구출하기 위해 일일이 장정들을 세밀히 세어 뽑은 아브람의 배려를 가히 짐작할 수가 있다. 물론 아브람이 거느린 식솔이 가족의 일원으로 이렇게 전쟁마저 치를 정도로 대단하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성조 아브람에게 내리신 은총의 정도를 가히 엿볼 수가 있으리라.

 

아브람과 그의 종들은 여러 패로 나뉘어 밤에 남쪽의 다섯 임금을 쳐서 이긴 엘람 임금 크도를라오메르와 그의 연합군을 치면서 롯을 구출하려, 다마스쿠스 북쪽에 있는 호바까지 쫓아갔다. 단을 지나 다마스쿠스 북쪽에 있는 호바는 그들의 추격 방향으로는 오른쪽이다. ‘호바생명을 뜻한단다. 사실 의인은 오른쪽으로 가면, 그 길에는 통상 하느님께서 함께 하신다나.

 

이리하여 아브람과 그의 훈련된 장정들은 여러 패로 나뉘어, 낮에는 물론 밤에도 적들을 치면서 달아나는 동맹군을 호바까지 쫓아가면서 드디어 롯을 구출했다. 그리하여 그는 모든 재물을 도로 가져오고, 그의 조카 롯과 그의 재물과 함께 부녀자들과 다른 사람들도 도로 데려왔다. 아브람의 이 끈질긴 추격으로 동맹군이 앗아 간 재물은 물론, 조카 롯과 함께 잡혀간 이들도 도로 다 데려올 정도로 대단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렇게 아브람은 잡혀간 조카 롯을 끝내 구출했다. 하느님의 권능을 믿는 믿음의 성조인 그는 아말렉족을 비롯한 여러 부족을 쳐부수고 소돔 사람들까지 공격하여 해를 입힌 저 막강한 동맹군의 위용에 겁먹지 않았다. 성경 저자가 아브람과 그의 장정들의 저 용맹스러운 힘으로 이룬 일을 이렇게 시대에 앞서 우리에게 알려주는 이유는, 단지 성조 아브람이 보유한 그 능력만이 아닌 하느님에 대한 완전한 믿음으로 그들을 이겼음을 우리가 알게 하려는 것일 게다.

 

아브람이 크도를라오메르와 그와 연합한 임금들을 치고 돌아오자, 소돔 임금이 사웨 골짜기 곧 임금 골짜기로 그를 마중 나왔다. 살렘 임금 멜키체덱도 빵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다.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사제였다.[계속]

 

[참조] : 이어서 '11. 멜키체덱의 축복'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크도를라오메르,시띰 골짜기,히브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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