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1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8-25 조회수2,434 추천수33 반대(0)

지난 주일에 광화문 광장에서 교황 방한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교황님께서 시복식을 거행하신 장소에 표지석을 설치하였고, 축복식이 있었습니다. 명동에서 갈 때는 교구청 신부님들과 차를 타고 갔지만 돌아 올 때는 명동까지 걸어왔습니다. 차를 타고 갈 때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걸어오면서 볼 수 있었습니다. 광화문 광장의 잔디, 꽃을 보았습니다. 세종대왕 동상 아래에는 세종이야기를 볼 수 있는 전시공간이 있었습니다.

 

혜민 스님께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우리가 신앙을 갖는 것도, 피정을 하는 것도, 1년 전 교황님의 방한을 돌아보는 것도 어쩌면 비슷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까지 왔는지, 제대로 왔는지, 어디로 갈 것인지를 보는 것입니다.

 

광화문에서 오는 길에 역사의 물줄기를 보았습니다. 조선의 개국에서 최근의 역사까지를 연대별로 기록해 놓았습니다. 제가 태어난 1963년을 보았더니, 4가지의 역사를 기록해 놓았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취임, 장충 체육관 건립, 서독 광부 파견, 라면의 등장이었습니다. 교보 빌딩에는 이런 글 판이 걸려있었습니다. ‘나무는 독립적으로 서 있어도 하나의 숲을 이루는데 왜 우리는 하나의 숲을 이루지 못하나!’ 우리 안에 있는 시기, 갈등, 질투, 욕망, 원망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신앙인들은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하나의 숲을 이루어야 합니다. 자녀들을 신앙인으로 잘 키우고, 가정을 화목하게 꾸려가는 어머니는 신앙의 숲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치고 힘든 어깨를 하고 집에 돌아오지만, 그래도 환하게 웃으며 자녀들과 친구가 되어주는 아버지, 아내를 위해 작은 꽃 한 송이라도 준비하는 아버지는 신앙의 숲을 만들 수 있습니다. 길가에 쓰러진 할아버지를 부축해 드리고, 구급차가 올 때까지 말동무를 해 준 아들도 신앙의 숲이 될 수 있습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예쁘고, 잘 생기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키가 늘씬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하느님 보시기에는 다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셨기 때문에 어떤 모습이라도 다 예쁘게 보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신앙의 숲을 이루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박하와 시라와 소회 향은 십일조를 내면서,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처럼 율법에서 더 중요한 것들은 무시하기 때문이다.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그 안은 탐욕과 방종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신앙의 숲을 이루는 조건을 몇 가지 말해 주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는 한 번도 아첨하는 말을 하지 않았고, 구실을 붙여 탐욕을 부리지도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 그 증인이십니다. 우리는 사람들에게서 영광을 찾지도 않았습니다. 여러분에게서도 찾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에게서도 찾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도로서 위엄 있게 처신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러분 가운데에서, 자녀들을 품에 안은 어머니처럼 온화하게 처신하였습니다.”

더불어 함께 신앙의 숲을 만드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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