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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몸이 두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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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3-05-18 조회수1,613 추천수42 반대(0) 신고

5월 19일 부활 제5주간 월요일-요한 14장 21-26절

 

"이제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 주실 성령 곧 그 협조자는 모든 것을 너희에게 가르쳐 주실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을 모두 되새기게 하여 주실 것이다."

 

 

<내 몸이 두개라면>

 

오늘 오후 수도원 언덕을 올라오는데, 농구장 근처에서 꾸벅 인사하는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네 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인형같이 예쁜 아기를 안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제게 다가온 청년을 유심히 바라보았지만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낌새를 알아차린 그쪽에서 먼저 자신을 밝히더군요.

 

"수사님, 저 **예요. 89년도에 기숙생으로 있던 꼴통 **요. 서운하게 벌써 절 잊어버리시다니."

 

그제야 아스라이 그 옛날 무지무지 꼴통이자 귀염둥이였던 아이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축구를 유난히 좋아하던 아이, 용돈 때문에 저와 자주 트러블이 생겨 질질 짜던 아이의 얼굴이 생각났습니다.

 

여기서 나가서 몇 번 사고도 좀 치고 여기 저기 떠돌며 무진 고생을 했었는데, 이제 조금 자리를 잡았고, 좀 이르지만 벌써 결혼해서 딸아이가 벌써 네 살이라며 제게 그간의 상황을 간략하게 보고했습니다.

 

"이제 이 딸아이를 위해서라도 잘 살겠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에는 와이프와 함께 수도원 미사에 오겠습니다. 올 때 아이들 위해서 뭘 사오면 좋을까요?"라는 그 친구의 말에 저는 감격하고 말았습니다.

 

어려웠던 지난 시절을 회상하는 그 친구의 눈동자에 물기가 어리는 것을 보며 마음이 아파왔지만, 방황의 연속이던 그 친구의 지난 시절 안에 협조자 성령이 분명히 함께 하셨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조금은 돌고 돌아서 왔지만 이제 겸손하게 다시 한번 하느님 아버지를 찾아온 그 친구를 바라보며 그 친구의 그 오랜 고통의 세월 함께 해주신 성령의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렸습니다.

 

때로 살다보면 우리의 노력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너무도 자주 체험합니다. 그래서 요즘 갖게 되는 신조가 "할 수 있는데 까지 최선을 다하자. 그 나머지는 성령의 협조와 손길에 맡기자"는 것입니다.

 

살다보면 제 손이 두 개 뿐이고, 제 몸뚱이가 하나뿐인 것이 안타까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내 손이 10개만 된다면 저 아이들 머리 한번씩이라도 더 쓰다듬어줄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내 몸이 두 개라면 하나는 이곳에 늘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전국에 있는 소년원이나 교도소를 마음놓고 다니면서 우리 불쌍한 아이들 면회라도 할텐데..."하는 생각도 자주 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분이 성령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의 한계, 우리의 부족함, 우리의 능력부족, 우리가 하지 못할 일을 당신의 한없는 사랑으로 메꾸어 주시는 분, 그분이 바로 성령이십니다.

 

오늘도 흔들리고 방황하는 모든 형제들을 사랑의 성령께서 포근히 감싸주시길 기원합니다. 죽음과도 같은 고통의 세월을 보내는 형제들이 성령께서 계시기에 기꺼이 그 고통을 견뎌내는 하루가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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