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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나의 말이 심겨질 땅을 먼저 찾아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9-09-04 조회수1,813 추천수8 반대(0) 신고

 

2019년 다해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나의 말이 심겨질 땅을 먼저 찾아라> 

 

 

 복음: 루카 5,1-11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엘 그레코 작, (1600-1605),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금실이 아주 좋은 노부부가 있었습니다. 몹시 가난했던 젊은 시절 그들의 식사는 늘 한조각의 빵을 나누어 먹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든 어려움을 사랑과 이해로 극복한 뒤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자 그들은 결혼 50주년에 금혼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부부는 무척 행복했습니다. 손님들이 돌아간 뒤 부부는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식탁에 마주 앉았습니다. 하루 종일 손님을 맞이하느라 지쳐있었으므로 그들은 간단하게 구운 빵 한 조각에 잼을 발라 나누어 먹기로 했습니다.

 

빵 한 조각을 앞에 두고 마주앉으니 가난했던 시절이 생각나는 구려.”

할아버지의 말에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난날의 기억을 떠올리는 듯 잔잔한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할아버지는 지난 50년 동안 늘 그래왔듯이 할머니에게 노릇노릇하고 고소한 빵의 껍질을 잘라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할머니가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몹시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역시 당신은 오늘 같은 날에도 부드러운 빵 속은 당신이 먹고 내게는 딱딱한 빵 껍질을 주는군요. 50년을 함께 살아오는 동안 난 날마다 당신이 내미는 빵 껍질을 먹어 왔어요. 그동안 당신에게 늘 그것이 불만이었지만 섭섭한 마음을 애써 참아왔는데. 하지만 오늘같이 특별한 날에도 당신이 이럴 줄은 몰랐어요. 당신은 내 기분이 어떨지 조금도 헤아릴 줄 모르는군요.”

 

할머니는 마침내 서러운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할머니의 갑작스러운 태도에 할아버지는 몹시 놀란 듯 한동안 머뭇거리며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할머니가 울음을 그친 뒤에야 할아버지는 더듬더듬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휴우! , 부인을 위한 마음밖에는 없었는데. 당신이 진작 이야기해 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난 몰랐소. 하지만 여보, 바삭바삭한 빵 껍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었소!”

할아버지는 50년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할머니에게 드렸고, 할머니도 가장 좋아하던 부분을 할아버지에게 드렸던 것입니다. 서로 기분을 참아가면서.

 

 

내가 옳고 원하는 것이고 상대가 당연히 좋아할 것 같은 말이라고 해서 그 말이 상대에게 심겨지는 것이 아닙니다. 마치 농부가 씨를 뿌릴 때 땅을 고르듯이 자신의 말이 떨어져 열매가 맺힐 수 있는 땅이 있는지 잘 찾아봐야 합니다. 예수님은 이런 일을 참 잘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몰려드는 사람들과 조금 떨어지기 위해 방금 고기를 잡고 돌아온 배에 오르셨습니다. 그 배에 앉아 가르치실 때에 그 배의 주인들은 예수님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어떤 사람들은 조금 떨어지게 만들고 배의 주인들과는 하나가 되는 것을 택하신 것입니다.

 

아마 그물을 한 번 다시 쳐보라는 예수님의 말에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던 이유도 예수님께 받은 영광에 대한 보답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 말이 떨어질 공간을 스스로 만드신 것입니다.

 

자아는 쉽게 죽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틈은 누군가로부터 영광을 받을 때 생깁니다. 예수님은 그 틈을 노린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작은 순종으로 많은 물고기가 잡히자 베드로는 깜짝 놀라고 두려운 마음까지 듭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완전히 낚아채신 것입니다. 그리고 발을 씻어주시며 또한 베드로의 마음을 넓히시고 결국 당신 말이라면 목숨까지 내어놓을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드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람을 점령하시는 방법은 처음엔 영광을 주고 그 다음엔 작은 순종을 통해 그 틈을 더 벌리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엄청난 것을 요구하지는 않으십니다. 우리 자아의 공간은 조금씩 점령당합니다.

 

 

사람의 변화를 지켜볼 때는 농사꾼과 같아야합니다. 잘 자라지 않는다고 손으로 곡식을 당겨서는 안 됩니다. 자라는 것은 저절로 자라도록 내버려두어야 합니다. 다 자연의 순리가 있는 법입니다.

 

저는 일반대학 친구들에게도 다 아는 것처럼 말하지 마!”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딸아이가 중학생인데도 미국 사립학교에 엄청난 돈을 들여가며 보내겠다는 것입니다. 거의 부부가 버는 돈을 다 딸아이를 위해 투자해야 하는 형편입니다. 저라면 그러지 않겠다고 말했더니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씨를 뿌릴 땅이 없는데도 마구 씨를 뿌리는 농부는 없습니다. 일단 뿌려져서 잘 자랄 땅을 찾습니다. 말을 할 때도 마찬가지여야 할 것입니다. 자신이 맞는 말을 한다고 상대가 다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우선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을 상대가 지닐 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합니다. 그 가장 좋은 방법은 오늘 예수님께서 하신 것처럼 상대를 영광스럽게 하는 것입니다. 그 방법은 공감해주고, 인정해주고, 받아주고, 높여주는 것입니다. 그래야 내가 뿌릴 말씀의 씨앗이 심길 공간이 마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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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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