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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왕이면 빨리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2-08-27 조회수2,931 추천수32 반대(0) 신고

8월 28일 수요일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 기념일-마태오 23장 27-32절

 

"너희는 겉으로는 옳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속은 위선과 불법으로 가득 차 있다."

 

 

<이왕이면 빨리!>

 

"어머님, 저는 어머님이 믿는 그리스도교는 우리를 구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믿는 마니교만이 참된 종교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님도 마니교를 믿으세요."

 

*참고로 마니교란 3세기에 페르시아왕국의 마니가 창시한 종교로서 그리스도교와 불교의 여러 요소를 가미한 종교입니다. 마니교에서 가르친 주된 교리는 지금은 이 세상의 명암이 혼동되어 있지만 머지않아 광명의 세계가 도래할 것인데, 이를 위한 예언자요 구세주가 마니라는 요지의 교리입니다. 마니 교도들에게는 육식과 음주가 엄격하게 금지되었고 인간적인 욕정이 죄악시되었습니다. 마니교는 당시 교세가 급격히 발전하여 중앙아시아 일대와 로마제국은 물론 인도, 중국에까지 전파되었지만 13∼14세기에 소멸됩니다.

 

아우구스티노(354-430년)는 문제가 많았던 젊은이였습니다. 18세 되던 나이에 정식결혼도 하지 않은 여인과의 사이에서 아이까지 낳았는가 하면 마니교에 완전히 빠져 제 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 모니카가 눈물로 호소해 보기도 하고 철야 기도도 해보고 정신이 번쩍 들도록 혼내보기도 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해보았지만 다 허사였습니다.

 

그러나 어머니 모니카의 한평생에 걸친 끈질긴 기도의 힘은 결코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서서히 아들 아우구스티노의 귀가 열린 것입니다.

 

아우구스티노가 방탕했던 지난 세월을 접고 하느님을 향해 삶을 전환하고자 노력하던 때의 일이었습니다. 하느님 앞에 엎딘 아우구스티노의 기도는 간절하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합니다.

 

"하느님, 왜 저를 그토록 오랜 세월 당신을 떠나 방황하도록 그냥 두셨습니까? 이토록 크신 아름다움이신 하느님, 이제 당신만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하느님, 이토록 부끄러운 제 과거, 상처투성이의 몸으로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그토록 당신을 몰랐었고, 그토록 오랜, 그토록 방탕한 세월을 보낸 제가 당신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아우구스티노에게 하느님은 이제 더 이상 지난 삶에 연연해하지 말고 새 삶을 살라는 표시로 로마서 말씀을 새 삶의 지침으로 제시합니다. 아우구스티노가 우연히 펼쳐든 성서의 페이지에는 이런 사도 바오로의 권고가 적혀있었습니다.

 

"밤이 거의 다 새어 낮이 가까웠습니다. 그러니 이제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진탕 먹고 마시고 취하거나, 음행과 방종에 빠지거나 분쟁과 시기를 일삼거나 하지 말고 언제나 대낮으로 생각하고 단정하게 살아갑시다(로마 13, 12)."

 

아우구스티노는 이 성서말씀을 읽는 순간 뭔가 둔탁한 그 무엇이 자신의 머리를 치는 듯 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도 내게 적절한 권고 말씀인가?"하는 생각과 함께 아우구스티노는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이왕 하느님의 자녀가 되려면 빨리 되는 것이 좋겠다. 내일부터가 아니라 지금 당장 이 순간!"

 

이 세상에서 통회의 눈물처럼 값진 것은 다시 또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의 뒷모습처럼 감동적인 모습은 없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해야할 숱한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뉘우침의 눈물을 흘리는 일입니다. 참회의 눈물을 흘려본 사람만이 인생을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사람의 일은 눈물을 흘리는 일이며, 하느님의 일은 그 눈물을 닦아주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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