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2-04 조회수1,409 추천수13 반대(0)

뉴욕의 가톨릭 평화신문으로 오기 전에 저는 교구 성소국에서 5년 동안 있었습니다. 성소국에서 하는 일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젊은이들이 사제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예비 신학생을 위한 기숙사를 운영했습니다. 예비신학생들은 함께 공부하고, 함께 기도하면서 사제의 꿈을 키웠습니다. 매월 예비신학생을 위한 모임이 신학교에서 있었습니다. 신학생들과 부제님들이 예비신학생 모임을 준비하였고, 함께 했습니다. 신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을 선별하고 추천하는 일입니다. 신학교에서 학업과 수련을 마친 부제 후보자와 사제 후보자의 서품식을 준비하는 일입니다. 매년 2월 첫째 주 목요일과 금요일은 부제 서품식과 사제 서품식이 있었습니다.

 

내일과 모레는 서울대교구 부제, 사제 서품식이 있습니다. 멀리 있지만 부제와 새 사제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지난 29년 사제생활을 돌아보면 감사할 일이 많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부족한 저를 이끌어 주셨고, 교우 분들은 저를 이해해 주셨고, 저를 위해 기도해 주셨습니다. 성사를 정성껏 집전하지 못한 적도 많았습니다. 기도를 소홀이 한 적도 많았습니다.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나기보다는 제게 필요한 사람을 만난 적도 많았습니다. 몇 번 넘어졌지만 성모님의 전구하심과 부모님의 기도가 있어서 다시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제가 하고 싶었고, 사제라면 당연히 해야 할 직무를 새 사제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사제는 시대의 징표를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의사는 환자의 아픈 곳을 정확히 진단해야 올바른 처방을 내릴 수 있습니다. 시대의 징표는 사색, 독서, 경청을 통해서 찾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꾸준한 독서가 필요합니다.

사제는 말씀을 가까이 해야 합니다. 교회의 서적, 가르침을 가까이 해야 합니다. 말씀은 강론을 통해서 선포되기에 강론 준비를 충실하게 해야 합니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고, 말씀이 우리와 함께 하셨고, 말씀이 하느님이 되셨습니다.

사제는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기도는 갈망이 있어야 합니다. 기도는 여유를 가지고 해야 합니다. 기도는 꾸준히 해야 합니다. 기도는 규칙적으로 해야 합니다. 기도하는 사제는 샘이 깊은 물과 같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와 같습니다.

사제는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섬김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는 삶을 사셨습니다. 주어진 십자가를 충실하게 지고 가셨습니다. 가난한 이, 아픈 이, 외로운 이의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행동하는 사제는 등경위의 등불이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고향에서 많은 기적을 보여주지 못하셨습니다. 고향 사람들이 마음을 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교우 분들이 마음을 열어도 시대의 징표를 모르는 사제가 있다면, 말씀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제가 있다면, 기도에 게으른 사제가 있다면, 행동하지 않는 사제가 있다면 복음의 꽃은 피기 어려울 겁니다. 새 사제들이 가는 새로운 임지에서 복음의 꽃이 활짝 피기를 기도합니다. 마리아와 엘리사벳이 만나서 성령의 뜻이 이루어졌습니다. 예수님과 세례자 요한이 만나서 하느님 나라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제와 교우가 만나서 믿음이 자라고, 사랑이 꽃피고, 희망이 열매 맺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