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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섯 번씩이나 보육원 문 앞에서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3-05-11 조회수2,700 추천수32 반대(0) 신고

5월 12일 부활 제4주간 월요일-요한 10장 1-10절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거쳐서 들어오면 안전할뿐더러 마음대로 드나들며 좋은 풀을 먹을 수 있다. 도둑은 다만 양을 훔쳐다가 죽여서 없애려고 오지만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더 얻어 풍성하게 하려고 왔다."

 

 

<다섯 번씩이나 보육원 문 앞에서>

 

한 아이가 꽤 오래 전부터 자기 아빠를 저한테 소개시켜주겠다고 그래서 오늘 만나게 되었습니다.

 

건장해 보이는 아이 아버지가 눈물까지 글썽이며 털어놓은 그간의 사연을 듣고 있노라니 제 눈시울까지 덩달아 뜨거워졌습니다.

 

아버지는 아이가 네 살 되던 무렵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이 엄마와 헤어지게 되었답니다, 그 뒤로 직장 다니랴 아이 돌보랴 너무나 힘들어서 아이 손을 잡고 다섯 번씩이나 보육원을 찾아갔었지만 용기부족으로 차마 아이의 손을 놓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조금만 돌보아주시면 고맙겠다"고 하셨습니다. "빨리 기반을 마련해서 아이와 함께 열심히 살겠다"고 제게 다짐하셨습니다.

 

참으로 흐뭇했던 주일 아침의 일이었습니다.

 

미우나 고우나 가족이란 끝까지 함께 가는 것이 가족이지요. 진정한 가족이란 건강할 때, 일이 잘 풀릴 때, 정상적일 때만 가족이 아니라 힘겨울 때, 포기하고 싶을 때도 끝까지 함께 걸어가는 가족입니다.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 한 일간신문은 참으로 특별한 한 어머니를 소개했습니다. 68세 된 전신마비의 딸을 50년 동안이나 돌보아온 101살 된 특별한 엄마를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4살 때 추락사고로 인해 뇌 손상을 입고 전신마비가 된 딸을 10년 20년도 아니고 50년 동안이나 돌보아오신 할머니의 삶은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101살 된 엄마의 소원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이미 자신의 나이가 101살이지만 불쌍한 딸을 위해서 딸보다 더 오래 살고 싶은 것입니다.

 

101살 된 엄마의 걱정은 오직 한가지입니다. 자신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 혼자 남은 저것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걱정뿐입니다.

 

어버이날을 맞아 장애인 딸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분은 나의 어머니"라며 "오늘까지 산 하루 하루가 모두 어머니의 덕"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답니다.

 

요즘 계속되는 복음은 착한 목자에 대한 복음입니다.

 

착한 목자는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맡겨진 양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 양들이 비록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고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선물로 생각하고 그 양들을 끝까지 주님의 풀밭으로 인도하는 사람이 착한 목자입니다.

 

착한 목자는 자신에게 맡겨진 양들이 무례하고 불손하고, 전혀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할지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하느님께서 개입하실 순간을 기다리며 자신에게 맡겨진 양떼를 위해서 끊임없이 기도하고 성장을 위해서 투신하는 사람이 곧 착한 목자입니다.

 

착한 목자는 무엇보다도 끝까지 양들과 함께 있는 사람입니다.

 

착한 목자는 무엇보다도 양들의 약점과 배은망덕함을 참아내는 사람입니다.

 

착한 목자는 무엇보다도 양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동행해주는 사람입니다.

 

결국 착한 목자는 자신에게 맡겨진 양들을 찾아 나서는 사람, 목숨까지 바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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