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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 감염병 시대의 전례 사목1: 위기와 변화의 시대를 사는 교회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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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1-11 조회수25 추천수0

[감염병 시대의 전례 사목] (1) 위기와 변화의 시대를 사는 교회 공동체


어려울 때마다 쇄신하며 복음 전해온 교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한국교회뿐 아니라 전 세계교회가 전대미문의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모임과 전례 거행에 차질이 생긴 이때, 교회 공동체는 어떻게 하느님 말씀을 구체적으로 실현해나가야 할까. 한국가톨릭전례학회 회장 나기정 신부로부터 위기 시대의 교회 공동체 전례 사목 방향에 대해 6회(격주간)에 걸쳐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우리 삶에 거의 절대적 기준이 되어버린 방역지침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은 그 유행 시기가 오래간다. 이전 일상의 모습으로 돌아가기에는 빨라야 2년 이상은 지나야 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전염병이기에 ‘팬데믹’(세계 대유행)이라 불린다. 일종의 겨울 독감에 속하는 바이러스 유형인데, 코로나가 다른 점은 ‘무증상 감염’으로 전파되는 부분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 여름 더운 날씨에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전파됐으며, 또 감염자가 중증일 경우 치명적으로 건강에 큰 손상을 입거나 사망도 하기에 매우 위험한 질병으로 다루어야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치료제와 백신이 다 보급될 때까지, 팬데믹에서 잘 버티기 위해서는 3단계 과정을 잘 수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추적, 검사, 격리의 단계다. 수없이 환자의 접촉자를 추적한다. 그리고 감염 검사를 해 환자를 찾아내고 격리하고 치료한다. 감염경로 미확인자가 많아지면, 무작위 검사도 다량 시행한다. 요즈음 그렇게 하고 있다. 밀접 접촉자도 양성 가능성이 있는 잠복기 때문에 일정 기간 격리한다. 해외에서 입국하는 사람들도 검사와 함께 격리 기간을 갖도록 한다. 외국의 경우에는 확진자가 수없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감염경로를 모르는 감염자가 많아 더욱 그러하다. 어느 정도 추적과 검사까지는 해내지만, 격리가 잘 되지 않아 폭발적으로 환자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격리’에는 여러 방법이 동원된다. 근원적으로 모든 이동과 접촉을 중지시키는 봉쇄 조치,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공간에 대한 제한 조치, 집단 수용 시설에 대한 차단 조치, 개인 간 모임이나 행사 등을 자제시키는 조치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된다. 격리 단계는 우리 일상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여기까지가 지난 일 년간 겪었고, 지금도 시행되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사회적 ‘방역지침의 원리’에 해당된다.

 

2020년 3월 21일 수원교구 분당구미동성당에서 윤종대 신부가 사순 제4주일 미사를 주례하며 녹화 작업을 하고 있다. 교회 공동체가 함께 드리는 미사가 중지된 동안 교구나 본당 단위로 미사 거행 장면을 온라인 영상으로 제공하는 노력이 이어졌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교회 공동체의 당면 문제와 쇄신과제

 

문제는 감염자 수와 전파 규모 등에 따라 단계별로 시행하게 되면 교회 공동체가 전례 모임과 여러 행사들을 축소하거나 가질 수 없게 되는 경우들이 빈번하게 생기는 것이다. 방역 지침이 지금 시기에 – 이 또한 지나갈 것이지만 - 우리 삶의 거의 절대적 기준이 돼 있기 때문이다.

 

교회 공동체는 신앙 공동체이며, 그 중심에는 모임과 전례 거행이 있다. 전례가 없는 교회 공동체는 자기 정체성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가 없게 된다. 전례는 생생한 현장의 형태(지금 여기, hic et nunc)를 갖는다. 신앙인의 모임이라는 공동체의 시간적, 공간적 위치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실현되는 자리가 전례다. 미사 없는 공동체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됐다. 미사를 거행하지 못하는 시기에는 최소한 미사라도 했으면 하는 원의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대구대교구의 경우 지난해 80일간 미사를 중지했다가(사순과 부활 시기 포함) 미사를 재개했을 때, 미사 참여 숫자는 예전의 50~60%로 줄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60~70%가 되었지만, 예전에 비해 여전히 30% 이상은 주일 미사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교적은 있지만, 장기간 주일 미사에 참여하지 않는 많은 수의 신자들이 ‘코로나 냉담자’가 된 것이다. 이들의 모습을 결코 이전처럼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우리가 걷고 있는 것이다.

 

시대는 바뀌어 디지털 시대로 급변하고 있다. 시대에 맞춰 사목적 변화를 위한 새로운 비전을 설계해야 한다. 교회는 항상 어려울 때 쇄신을 통해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회의 정체성을 보이고 복음을 전하며 사목을 변화시켜 왔다.

 

필요와 요구, 환경에 따라 본당 전례와 모임 등 사목 방식은 여러 형태로 그 활로를 찾아왔다. 거리두기와 언택트 등 방역지침을 잘 준수했기 때문에 우리 가톨릭 공동체는 현재까지 집단 감염(클러스트)이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이 같은 점에 자신을 갖고 교회 공동체의 전례와 활동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방역지침이 교회 전례의 거행을 승인하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방역지침에 맞추어 전례를 변형하고 축소하거나, 예외적 방법을 고안하고 실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나기정 신부(한국가톨릭전례학회 회장) - 대구대교구 사제로 1986년 사제품을 받았다. 교황청 성안셀모 대학에서 전례학을 전공했다.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위원, 대구가톨릭신학대학 전례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가톨릭전례학회장, 대구대교구 전례위원장, 대구 성요셉본당 주임신부로 사목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21년 1월 10일, 나기정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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