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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령강림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6-04 조회수7,903 추천수7 반대(0)

최초의 우주인은 어두운 우주에서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하늘에는 하느님이 없다.’ 그런데 그 다음 우주에 올라간 우주인은 다르게 말을 하였습니다. ‘하느님의 놀라우신 섭리에 감사를 드린다.’ 같은 우주를 보지만 두 사람은 다른 생각을 하였습니다. 신앙의 눈으로 보면 삼라만상에서 하느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신의 눈으로 보면 우주의 끝에서도 하느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사랑하면 사랑스러운 것들이 가득한 세상입니다. 감사하면 감사할 일들이 너무도 많은 세상입니다. 풀 한포기, 바람 한 점, 옆에 있는 이웃이 바로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손님입니다. 미워하면 미움이 가득한 세상입니다. 불평하면 짜증과 원망이 가득한 세상입니다. 풀 한 포기, 바람 한 점, 옆에 있는 이웃도 모두 내 삶의 걸림돌이 됩니다. 

 

사랑하는 마음, 양보하는 마음, 이해하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루어지는 모든 것들에서 하느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커다란 축복을 받았습니다. 매 미사 때마다 우리는 성체의 모습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주의 끝에서도 만날 수 없는 분을 우리는 아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우리의 몸과 마음에 모실 수 있습니다. 이보다 더 큰 축복은 없습니다. 지갑이 두둑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하물며 온 세상의 주인을 모셨으니 얼마나 큰 축복입니까? 

 

저는 일을 할 때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장 큰 부담을 갖는 것은 ‘강의’를 하는 것입니다. 마음이 모질지 못해서 강의 부탁을 하면 잘 하지도 못하면서 거절을 못합니다. 그리고 강의를 하는 날까지 마음에 큰 짐을 지고 사는 것처럼 부담을 갖게 됩니다. 강의를 하는 중에는 그것을 떨쳐버리는데 강의를 하기도 전에 부담을 갖게 됩니다. 강론을 준비하는 것도 늘 부담이 됩니다. 매일 강론을 준비하는 것, 주일 강론을 준비하는 것이 기도이며, 제가 사제로 살아가는데 참으로 유익한 일인데 그것을 준비하는 것 역시 부담이 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나의 삶을 돌아보며, 교우들에게 도움이 될 말씀을 전하는 것이 강론입니다. 세상의 일들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표징을 읽고 숨겨진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것 그리고 하느님의 뜻을 말씀으로 전하는 것이 강론입니다. 강론을 하는 10분은 금세 지나가지만 준비하는 1시간은 늘 ‘생손앓이’를 하곤 합니다. 앞으로는 강론 준비도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느님을 찬미하는 기쁨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였습니다.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전하는 것이 큰 부담이었을 것입니다. 말이 다른 이방인들에게 예수님을 전하는 것,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던 유대인들에게 예수님을 전하는 것은 정말 큰 부담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전하다가 예수님처럼 십자가를 질 수도 있고, 예수님처럼 죽임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을 떠나야 하고, 앞으로 무엇을 먹고, 무엇을 마실지 걱정이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 제자들에게 성령께서 함께 하였습니다. 성령께서는 제자들의 그런 모든 부담을 기쁨으로, 희망으로 변화시켜 주셨습니다. 

 

성령은 은사입니다. 교회는 성령의 은사를 구체적으로 7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성령의 은사는 ‘슬기, 통달, 의견, 지식, 굳셈, 효경, 두려움’입니다. 그리고 이 은사는 우리가 받아들일 때, 열매를 맺습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온유, 절제’입니다. 성령의 은사를 통해서 성령이 주시는 열매를 맺으시기 바랍니다. 성령은 따뜻함을 주고, 용기를 주고, 희망을 줍니다. 성령의 열매는 우리가 받아들이는 마음에 따라 풍성하게 열립니다. 오늘 성령강림 대축일을 지내면서 성령의 은사를 청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들의 부담과 악한 습성들을 하느님께 드리고, 성령의 은사를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성령강림 대축일을 지내면서 예전에 읽은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하느님은 멀리만 계신다.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그리스도는 과거에 머무신다.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복음은 죽은 문자에 불과하다.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교회란 한낱 조직에 불과하다.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권위란 한낱 지배하는 것일 뿐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선교란 한낱 선전광고에 불과하고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전례란 한낱 과거의 회상 일 뿐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그리스도인의 행위는 노예들의 윤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성령 안에 우주는 온통 잠을 깨고 왕국을 낳는 산고로 신음하고 있다.

성령이 계시면 부활하신 하느님 여기 계시고

복음은 찬란한 생명력을 내뿜고

교회는 성삼위와의 통교를 의미하고

권위는 해방자의 섬김이 되며

선교는 성령강림의 축제가 된다.

전례와 그리고 미사는 하느님왕국에 미리 참여함이 되고 

인간의 행위는 성령으로 하느님으로 가득 차리라!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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