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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진리는 신성하지만 너무 자주 말하면 아무도 믿지 않는다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7-06-11 조회수7,876 추천수0 반대(0) 신고

체스터턴(Gilbert Keith Chesterton, 1874-1936)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영국 작가 중 한 사람으로 1922년 성공회(Anglican)에서

 

로마 가톨릭교회(Roman Catholic Church)으로 개종했습니다.

 

 

 

플라토닉 러브(Platonic Love)’로 유명한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Plato, BC 427-347년경)

 

인간이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제 눈에 안경이라고 남은 어떻게 보든

 

자기 마음에 들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플라톤은 사랑에 빠진 사람은 연인의 실체가 아니라

 

이데아(idea)’를 본다고 했습니다.

 

플라톤은『국가론(Politeia)』에서 목수가 만든 실제 탁자와,

 

목수의 마음속에 있는 탁자에 대한 생각이나 개념 사이의 관계에 주목했습니다.

즉 목수는 자신이 만들 각각의 탁자를 가능하면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생각에 맞도록 만들려고 하지만,

 

재료상의 한계 때문에 항상 불완전하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목수가 만든 어떤 탁자도 서로 완전히 동일할 수는 없습니다.

 

목수와 탁자와의 관계는 신성의 장인(匠人)’인 창조주(demiourgos)

 

우주와의 관계로 유추해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창조주가 어떤 생각과 계획에 의해서 우주를 만들 때에도

 

그 복제품은 재료에 내재된 한계 때문에 항상 불완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즉 완전한 개념을 포함하는 이데아의 영역과

 

이들 이데아가 불완전하게 복제되는 물질 세계가 존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모형일뿐, 실재는 이데아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이데아를 투영하고이상화하고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인간에게 완벽성을 부여하고, 이데아와 사랑에 빠집니다.

 

당연히 시간이 흐르고 현실이 제대로 보이게 되면

 

열병처럼 앓았던 사랑의 불꽃도 사라지게 됩니다.

 

성령의 열매인 참 사랑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에리히 프롬(Erich Pinchas Fromm, 1900-1980)

 

부부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가는 사람들이라고 했는지 모릅니다.

 

성령을 받지 못하면 참 사랑을 할 수가 없으며

 

참 사랑을 모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참사랑을 계명으로 주셨습니다.

 

 

 

우리는 성령을 받았는지 받지 못했는지 잘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성령의 열매인 참 사랑을 하는지 보면 됩니다.

 

사제라고 해서 성령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성령을 받은 사제는 매우 드물지도 모릅니다.

 

그런 사제가 그리스도의 계명인 참 사랑을 말하면

 

공허하게 들릴 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도 성령을 받지 않아

 

참 사랑을 모르기 때문에 진리를 믿을 수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체스터던은 진리는 신성하지만 너무 자주 말하면

 

아무도 믿지 않게 됩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맥락으로 이데아를 보지 못하고

 

헛것만 보고 시도한 종교개혁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청교도주의는 바람직했지만 고상한 유행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칭찬할만했지만 잘못되고 말았습니다.”

 

 

 

미국의 작가 배리 로페즈(Barry Lopez, 1945- )가 쓴

 

『북극의 꿈(Arctic Dreams)』중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옵니다.

 

“한 인간이 삶에 깊숙이 배어 있는 피와 공포를 제대로 알고 있으면서도,

 

또 자신의 문화뿐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도 어둠을 발견하면서도,

 

어떻게 도덕적이고도 자비로운 삶을 영위할 수가 있겠는가?

 

아마 그때는 한 개인의 삶이 진정으로 성숙하게 되면서

 

갖게 되는 삶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이게 되는 때일 것이다.

 

사람은 모순 속에서 살아야만 한다.

 

왜냐하면 모든 모순들이 한꺼번에 제거되어버리고 나면

 

삶이 무너져 버리기 때문이다.

 

우리가 풀어야 할 세상의 풀리지 않는 의문들에 대한

 

해답이란 없을 수도 있다.

 

삶을 빛 쪽으로 향하는 가치 있는 표현으로 만들면서

 

그것을 잊고 삶을 계속해야 한다.”

 

 

 

릴케가 『기도시집(The Book of Hours)』에서 한탄했습니다.

 

대도시에는 진실이 없나이다.

 

대도시는 밤낮으로 어린이와 짐승들에게까지도

 

거짓말을 하여 믿음을 잃어버렸나이다.

 

대도시는 침묵과 온갖 소음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꺼이 제 구실을 다하고 있는 사물들을 이용하여 거짓말을 하고 있나이다.

 

 

 

당신 주변에는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진실도 없으며

 

당신께서 만드신 진실도 대도시에서는 볼 수가 없나이다.

 

당신의 바람은 골목들을 향해 내리불고 있지만,

 

골목들은 그 방향을 바꾸어놓고 있나이다.

 

당신의 바람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뒤엉켜서

 

바람 소리는 짜증나게 하고 뒤숭숭하게 하고 마음을 찢어놓고 있나이다.

 

 

 

당신의 바람은 꽃밭과 가로수 길도 지나가나이다.”

 

 

 

성령을 받지 않는 한 헛것만 보게 되고 모순 속에 살 수밖에 없지만

 

성령을 받게 되면 모순이 보이기 때문에

 

더욱더 괴로워하면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선구자는 항상 외로웠습니다.

 

페르시아의 시인이자 신비주의자였던

잘랄루딘 루미(Meviana Jalaluddin Rumi, 1206-1273)

『마스나비(The Masnavi)』에서 진리를 찾지 못하고

종교의 덫에 걸려 성직자를 따라가고 있는 우리를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갈대 피리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갈대 피리는 모든 생물에게 생명을 불어 넣는 하느님의 호흡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슬플 때면 피리를 불지만 왜 슬픈지도 모릅니다.

 

하느님을 받아 들이지 못하고 있는 우리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때[] 즉 마귀 때문에 하느님을 받아 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을

 

동경(銅鏡)에 쓸어 있는 녹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갈대 피리의 노래(The Song of Reed)>

 

 

 

갈대 피리가 이별의 상처를 슬프게 노래하는 것을 들어 보세요.

 

내가 갈대줄기에서 잘린 후 나의 노래는

 

이별한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며 함께 슬퍼하고 있습니다.

 

뿌리에서 멀리 잘려져 나가면

 

누구나 하나였을 때를 그리워하며 돌아갈 날만 기다립니다.

 

나는 슬픈 사람이나 기쁜 사람들 앞에서

 

쓸쓸히 나의 운명을 노래했습니다.

 

그들과 나는 함께 위로를 받았지만

 

아무도 내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비밀을 알지 못했습니다.

 

내가 울부짖는 나의 노래 속에 숨어 있는 비밀을

 

사람들의 눈과 귀로는 알 수가 없습니다.

 

몸과 영혼은 하나를 이루고 있지만

 

아무도 영혼을 보는 것을 허락 받지 못했습니다.

 

갈대 피리의 울음은 인간의 숨결이 아니라 불입니다.

 

이 불을 갖지 못한 사람은 아무런 하소연도 하지 못합니다.

 

사랑의 불은 갈대 피리를 애타게 찾게 하지만

 

사랑의 열정은 포도주의 힘을 빌리게 합니다.

 

갈대 피리는 이별한 사람들을 위로하지만

 

갈대 피리의 노래는 우리 마음의 장막을 걷어 냅니다.

 

갈대 피리의 노래로 치유되거나 더 슬퍼하여,

 

영원히 그리워하는 절친한 친구가 됩니다.

 

갈대 피리는 광인(狂人)의 사랑 때문에 피로 물든 길을 회상하고 있습니다.

 

(* 예수님의 수난을 말함)

 

그리하여 몇몇 사람은 갈대 피리가 노래하는 사연을 알고는

 

그만 말문을 잃고 말았습니다.

 

아무 위안을 받지 못하고 몹시 아파하면서 슬픔 속에서 나날을 보냅니다.

 

좋은 시절은 지나가버려 당신과 함께 있었던 때를 돌이킬 수가 없습니다. 

 

물고기를 빼놓고 모든 사람들이 물을 실컷 마셨습니다.

 

그리고 일용할 양식이 없는 사람은

 

누구나 지나간 하루 하루가 너무나 길었다는 것을 압니다.

 

철들지 않은 사람은 철을 모릅니다.

 

따라서 말을 길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 아들이여! 굴레를 벗고 자유를 만끽하십시오.

 

얼마나 오래 동안 은과 금의 노예로 남을 참이오?

 

바닷물로 항아리를 채우면 얼마나 채우겠소?

 

고작 하루 분밖에 더 되겠소?

 

탐욕의 눈은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오.

 

조개가 좋아하지 않으면 진주는 만들어지지 않는 법이오.

 

사랑 때문에 옷소매가 찢어진 사람은 탐욕과 잘못으로부터 해방된다오.

 

, 사랑하는 이여, 기뻐하시라!

 

그대에게 만병(萬病)을 치유하는 의사같이 아주 큰 축복이 내리리라.

 

의사 플라토(Plato)와 갈렌(Gallen)처럼

 

우리의 교만과 허영을 낫게 해줄 것이오.

 

사랑 덕분으로 이 땅의 몸은 하늘로 가고

 

산이 새처럼 춤추기 시작하고 바빠지기 시작했다오.

 

시나이(Sinai) 산은 취하고 모세는 넋을 잃었다오. 

 

갈대 피리처럼 절친한 나의 친구가 함께 있었더라면

 

그런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을 텐데.

 

들을 수 있는 귀를 갖고 있지 않으면 이야기꾼은 사라지는 법. 
장미가 시들고 정원이 황폐화 되면

 

더 이상 소쩍새가 장미를 사랑하는 노래를 듣지 못하게 된다.

 

하느님은 모든 것이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못 보고 있다.

 

하느님은 살아계시지만 사람들은 시체일 뿐이다.

 

사랑으로 하느님을 모시지 않으면 날개 잃은 새처럼 떠나버리신다.

 

내가 여기서 하느님의 빛을 발견할 수 없다면

 

이 쓸쓸한 밤을 어떻게 안심하고 보낼 수 있겠는가?”

 

사랑은 모든 사람에게 이야기하시기를 바라시지만

 

우리들의 마음 거울은 햇빛을 받아 들이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들의 거울이 아무것도 받아 들이지 못하는 이유를 아는가?

 

거울의 표면에 녹이 쓸어 있기 때문이다. 녹을 깨끗이 없애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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