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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23.“너희가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23 조회수1,763 추천수1 반대(0) 신고

 

마태 7, 6. 12-14(연중 12주 화)

 

 

 

오늘 <복음>은 산상설교의 결론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짧은 말씀이지만, 중요한 세 가지의 가르침을 줍니다. <첫째>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라는 가르침이요, <둘째>너희가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는 가르침이요, <셋째>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는 가르침입니다.

<첫째> 말씀은 이웃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두 가지 원리 중 하나입니다. 앞 장면에서 우리는 남을 심판하지 말라(마태 7,1)는 이웃과의 화합의 원리를 들었습니다. 이제 이와는 대조되는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고,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마태 7,6)는 이웃과의 단절의 원리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이는 결코 남에게 폐쇄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를 가지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오히려 분별 있고 신중하게 행동하라는 말씀입니다. 그 이유는 그것들이 발로 그것을 짓밟고 돌아서서 너희를 물어뜯을지도 모르기(마태 7,6) 때문입니다. 세속적이고 악한 생활로부터 영적인 분별력과 신중함을 가지라는 말씀입니다. 나아가서 균형 있고 조화 있게 행동하라는 말씀입니다.

사도 바오로 역시 세속정신과 이방종교들과 함께 있는 로마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분별 있는 행동을 이렇게 권고한 바 있습니다.

여러분은 현세에 동화되지 말고, 정신을 새롭게 하여 여러분 자신이 변화되게 하십시오. 그리하여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하느님의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 분별할 수 있게 하십시오.”(로마 12,2)

 

 

 

이러한 분별의 귀중함에 대해서 요한 카시아누스는 그의 <담화집>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분별의 은총 없이는 완전한 덕이 없다.”(담화 2,3)

 

 

 

사부 성 베네딕도께서도 <수도규칙>에서 분별을 모든 덕의 어머니(64,19)라고 강조하였습니다.

<둘째> 말씀은 흔히 황금률이라 불리는 사랑의 원리입니다. 이는 633절의 말씀과 더불어 산상설교의 2대 강령이기도 합니다. 633절의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는 말씀이 수직적인 관계의 황금률이라면, 여기 712절의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는 말씀은 수평적인 관계의 황금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결코 정직은 그 대가를 지불한다.’는 공리주의적 금언이 아닙니다. 또한 주는 양만큼 똑같이 받을 것을 기대하는 이해타산의 합리주의적 금언도 아닙니다. 오히려 철두철미한 이타적인 사랑으로 남에게 베풀라는 말씀입니다. 아니 더 나아가서는 겸손하게 먼저 남에게 베풀라는 적극적인 사랑에 대한 요청입니다. 곧 사랑을 타인에게 기대하기 전에, 먼저 자신이 사랑을 행하라는 말씀입니다. 바로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마태 7,12) 입니다.

<셋째> 말씀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특성을 규명하는 네 가지 비유 중 첫 번째로, 좁은 문과 넓은 문의 비유입니다. 생명으로 이끄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7,13-14 참조)는 요청입니다. 이 문은 좁은 문이기에 통과하기 위해서는 포기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는 말씀입니다. 곧 버려야할 것들은 버리고 오라는 말씀입니다. 생명의 길이지만 자신을 비우고 들어가는 문이기에 많은 이들이 선뜻 들어서지 않는 문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는 생명의 문이신 당신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그분의 이끄심에 의탁하는 자라야만이 들어갈 수 있는 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가 들은 이 세 가지 말씀이 우리의 삶 안에서 실현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마태 7,13)

 

 

 

주님!

제 자신이 부서지고 가벼워지게 하소서.

제 뜻이 꺾이고 사라지게 하소서.

좁지만 열린 문이기에, 붙들어 주는 당신을 꼭 붙들고 들어가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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