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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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주 특별한 미사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3-08-09 조회수2,294 추천수31 반대(0) 신고

8월 10일 연중 제19주일-요한 6장 41-51절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든지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곧 나의 살이다. 세상은 그것으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

 

 

<아주 특별한 미사>

 

오늘 오전은 교도소에 있는 형제들과 함께 지냈습니다. 교도소에서 미사를 드릴 때마다 느끼는 바지만 미사에 임하는 형제들의 모습이 얼마나 진지하고 적극적인지 모릅니다. 본당에서 미사드릴 때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비록 매끄럽지 못한 투박한 음성들이지만 씩씩하고도 우렁찬 목소리로 얼마나 열심히 성가를 부르는지 흥이 저절로 납니다.

 

강론시간에도 눈들이 다들 살아있지요. "언제 끝나나"하는 삭은 표정들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눈들이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더운 날씨여서 축 처질 것 같았는데...기운이 절로 났습니다.

 

미사 끝에는 정성스런 간식이 기다리고 있었지요. 한 마음씨 좋은 부부가 새벽 4시부터 일어나서 삶았다는 고구마와 감자, 아이스박스에 채워온 시원한 냉커피 한잔, 싱싱한 사과 한 알이 각자의 접시 놓여졌습니다. 고향냄새가 듬뿍 묻어나는 간식이었습니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너무도 가벼웠습니다.

 

미사예물도 봉헌금도 없는 미사, 신자수가 몇 명 되지도 않은 미사, 아무런 장식도 없는 허름한 교실에서 봉헌된 미사였지만 진정 살아있는 미사, 진실한 마음들이 함께 했던 아름다운 미사였습니다.

 

"미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일까" 자주 생각해봅니다.

 

저절로 기도분위기가 조성되는 장중한 분위기의 대성전도 중요하지요. 잘 연습된 성가대도 필요합니다. 요즘같이 더운 날씨엔 냉방장치도 무시 못합니다. 잘 준비된 강론 원고(일단 짧은)도 다들 선호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 앞서서 필요한 요소가 바로 미사에 온 사람들의 마음가짐입니다. 진정으로 예수님을 만나려는 마음, 진정 예수님을 모시려는 열정이 필요합니다. 진지한 마음과 정성스런 마음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매일 받아 모시는 성체가 진정 살아있는 생명의 빵이 되기 위해서는 내적인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냥 때가 되었으니, 이왕 미사에 나왔으니, 남들이 줄줄이 앞으로 나가니 하는 준비되지 않은 영성체는 진실로 완결된 영성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이것은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진정한 영성체, 완결된 영성체는 준비된 영성체입니다. 그리고 성체의 살아있는 의미가 삶 가운데서 실천될 때 영성체가 완결됨을 저는 믿습니다.

 

완결된 영성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진지한 자기 성찰을 바탕으로 한 잘 준비된 고백성사가 먼저 이루어져야합니다.

 

그리고 받아 모실 성체가 진실로 살아있는 예수님의 몸이라는 것에 대한 확신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받아 모신 성체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성당 밖에 나가서 실천함을 통해서 미사는 완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성체가 우리에게 주는 자비와 사랑, 자기희생과 나눔, 친교와 일치를 매일의 구체적인 삶 안에서 실천하는 순간 비로소 우리의 미사는 완결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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