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나의 하느님 나라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1-11-15 조회수2,581 추천수29 반대(0) 신고

"하느님 나라는 바로 너희 가운데 있다."

 

 

분당에 누나가 살고 있다.

열심한 개신교 신자로 살아가고 있다.

가까이 있어서 자주 찾아보지 못하고

가끔 오가는 길에 한번씩 들리곤 한다.

 

분당이 사는 여건이 괜찮은가 보다.

그래서

교회에서 신자들에게

<천당가실래요, 분당가실래요?> 하면

분당가겠다고 한단다...^*^

 

누나가 들려진 이 우스게 소리가

그냥 우스게 소리로만 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늘 이 세상에 대한 불만족 때문에

하느님 나라(천당)를 이 세상과는 다른

저 세상에 있는 그 무엇으로 여기고 언젠가는 끝없는 복락을 누리는

그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래야만

이 세상에서 겪게 되는 모든 고통이 보상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하지만

만약(만약....)

하느님 나라가 저 세상에 없다면 어떡할 것인가???

실제로 죽음 후에

천국이 있고 지옥이 있고 연옥이 있다는 것은 이론이지 실제는

아무도 모르지 않는가???

만에 하나

죽음 후에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그런 천국, 지옥, 연옥이 없다고 한다면...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흥청망청 먹고 마시고 즐기며 이 세상을 살 것인가?

 

아니다!

하느님 나라가 저 세상에 있든 없든 간에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만나고 건설하는 것이다.

 

이 세상안에서

우리는 이미 천국과 연옥과 지옥을 체험하며 살아간다.

오늘 하루 가운데서도

나는 천국과 연옥과 지옥을 번갈아가며 체험할 수도 있다.

이러한 삶의 체험을 통해

우리는 저 세상에서의 천국과 연옥 그리고 지옥이 어떤지도 유비적으로

깨달아 알 뿐이다.

 

그런데 현세의 삶 안에서는

천국처럼 느껴지는 날들이 그리 많지 않다.

때론 늘상 연옥처럼 느껴지고

심지어는 지옥이 매일 계속되는 체험을 하기도 한다.

 

내가 수도원에 처음 들어와서 1년간은

천국이 따로 없었다.

이런 별천지를 왜 친구들이 모르고 있을까 하며

친구들에게 수도원 들어오라고 편지를 낼 정도였다.

 

그런데

1년이 지나면서부터

조금씩 연옥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지옥도 가끔씩 보이기 시작하였다.

 

살아갈수록

천국보다는 연옥과 지옥체험이 더 많은 듯이 느껴진다.

마치

하늘이

온전히 맑고 깨끗하여 구름한점 없는 날이 많지 않고

늘 구름이 끼어있고

때론 먹구름으로 덮이듯이 말이다...

 

우리 인생살이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우리는 이미 이 세상에서

천국과 연옥과 지옥을 맛보고 살아간다.

때론 연옥과 지옥이 너무 힘들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경험했던 그 천국이 먹구름 사이로도 가끔씩은 내비치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이 세상 삶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다해도

지금 천당갈래요, 아니면 분당갈래요 하면

분당가겠다 하는 것이 아닐까?

천당 가고 싶은 사람?

하면 모두 손을 드는데...

그럼, 지금 천당 가고 싶은 사람?

하면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이 세상 삶이 천국보다 더 나은 삶임을 증명(?)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바로 오늘 주님께서

<하느님 나라는 바로 너희 가운데 있다> 하신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면

천국과 지옥, 연옥이 저 세상에 있든 없든

중요한 것은

천국보다 더 나은 이 세상에서 감사하며 사는 것일게다.

 

오늘

그대의 날은 천국입니까?

그렇다면 그 천국을 즐기고 감사하십시오.

오늘

그대의 날은 연옥입니까?

그렇다면 기도하고 보속하십시오.

오늘

그대의 날은 지옥입니까?

그렇다면 그대가 천국을 체험했던 날들을 그려보고

희망을 잃지 마십시오.

 

스스로 지옥을 만들지 마십시오.

대부분의 지옥은 자신이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용서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 스스로 지옥을 만들지 않고

천국의 삶을 이 세상에서 누리기 위한 지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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