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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대로 된 기도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2-10-09 조회수2,040 추천수29 반대(0) 신고

10월 9일 연중 제27주간 수요일-루가 11장 1-4절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날마다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오니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제대로 된 기도>

 

세례를 받은 지 벌써 수 십 년이 다되어 가고 수도회에 입회한지도 이젠 손으로 꼽으려면 꽤 시간이 걸릴 정도인 지금 제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는 어디쯤 와 있지? 수도자로서 어느 단계에 와 있을까?"

 

신앙 안에 살아오면서 그간 기뻐할 일들도 많았지만 실망스러웠던 일들도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20여 년 전에 몸부림치던 문제들을 여전히 안고 있습니다. 10년 전 고백성사거리들을 여전히 되풀이해서 고백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내 한 몸 추스르기에 정신이 없습니다. 여전히 관계 안에서 고통을 겪으며 사소한 일에도 쉽게 내면적인 평화를 잃고 맙니다. 아직도 하느님 체험은 과제로 남아있고 영적인 삶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갑니다.

 

이처럼 아직도 유아기적 신앙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반성해봅니다. 제가 생각할 때 아마도 가장 큰 원인은 "제대로 된 기도"의 부족, "제대로 된 기도를 바탕으로 한 진지한 삶의 결여" 그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기도하는 방법을 가르쳐달라는 제자들에게 기도 중의 기도, 제대로 된 기도, 가장 확실한 기도인 "주님의 기도"를 제시합니다. 주님의 기도는 아주 간단한 기도이지만 음미하면 할수록 더욱 의미가 새로운 마치 보물창고와도 같은 기도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천천히 바치고 있노라면 "아, 그래! 기도는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우리가 상습적으로 바치는 기복적인 기도와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주님의 기도는 아주 짧지만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청원기도인 동시에 찬미의 기도, 감사의 기도, 결국 예수님의 기도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절대로 자기중심적, 이기적인 기도가 아닙니다. 주님의 기도 안에는 하느님 아버지를 향한 아들 예수님의 절대적인 신뢰와 사랑, 확신, 감사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하느님이 어떤 분인지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언제나 자비와 용서를 베푸시는 분,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아낌없이 채워주시는 분, 넘어지는 누구라도 붙들어주시는 분임을 주님의 기도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우리에게 하느님이 어떤 분인지를 생각해보도록 초대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기도 한 구절 한 단어는 모두 놓칠 수 없이 소중한 것들이기에 한 구절 한 구절에 좀 더 깊이 머무를 필요가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주님의 기도는 각 구절에 대해 반복해서 생각을 거듭할수록, 음미할수록 더욱 가치를 발하는 보물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마다 "주님의 기도는 이제 내가 눈감고도 다 외우는 기도"라고 소홀히 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해서 바치는 기도이기에 식상해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때와 장소, 각 사람의 마음 상태에 따라서 다양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기도이기에 좀 더 음미하면서 좀 더 감사하면서, 좀 더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좀더 열렬히 바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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