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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삼위일체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6-11 조회수7,423 추천수8 반대(0)

일을 하면서 과정과 목적을 생각하게 됩니다. ‘작년에 자비의 해를 지내면서 청소년국과 함께 성소주일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목적은 많은 젊은이들이 성소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청소년국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였고, 본당의 젊은이들을 초대하였습니다. 성소국은 장소를 준비하였고, 비용을 부담하였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에 많은 회의를 하였고 추기경님께서 미사를 함께 해 주셨습니다. 다행히 날씨도 좋았습니다. 함께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것을 내어 주는 것입니다. 함께 하는 목적을 명심하는 것입니다.

 

평화방송과는 다큐 사제를 함께 제작하였습니다. 사제 양성과정과 사제들의 삶을 영상물로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평화방송은 많은 자료를 소장하고 있었고, 방송국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3년 동안 준비를 하였고, 함께 회의를 하였습니다. 평화방송은 현장을 다니면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성소국은 방향을 제시하고, 제작비를 부담하였습니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느낀 것이 있습니다. 작가와 연출자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제작자는 방향을 이야기하고, 믿고 기다려 주는 것입니다. 3년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서 사제 양성을 위한 다큐 사제’ 3부작이 완성되었습니다.

 

함께하면서 분열과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명분은 좋지만 과정이 투명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과정은 투명하지만 목적이 서로 다를 때가 있습니다. 함께 한다고 하면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함께 한다고 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숨진 세월호는 위기의 상황에서, 재난의 상황에서 함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었기 때문에 벌어진 비극입니다. 배는 과적을 하였고, 선장은 승객들을 뒤로하고 먼저 탈출하였고, 잘못된 명령으로 학생들은 자리에 있어야 했고, 근처에 있던 배들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어야 했습니다. 과적을 하지 않았다면, 항행 원칙을 제대로 지켰다면,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았다면, 해경이 적극적으로 구조에 임했다면, 선장이 자신의 책임을 다했다면 세월호는 위기의 상황 속에서도 승객들을 안전하게 구조한 모범사례가 되었을 것입니다.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는 과정은 투명하셨고, 목적은 한결 같으셨습니다. 성부이신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을 창조하셨고,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세상을 통해서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성자이신 하느님께서는 말씀과 표징과 십자가의 희생으로 우리에게 하느님 나라를 알려 주셨습니다. 잠시 지나가는 이 세상이 끝이 아님을 보여 주셨습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참된 평화와 사랑을 보여 주셨습니다. 성령이신 하느님께서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틀을 벗어나서 우리들에게 은사를 주시고, 열매를 맺게 해 주십니다. 지혜를 주시고, 굳셈을 주시고, 용기를 주십니다. 온유와 친절과 사랑의 열매를 맺게 해 주십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목적은 우리를 심판하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여시고, 우리를 구원하셔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초대교회의 신자들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체험하였습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은 친교, 나눔, 사랑의 하느님이셨습니다. 하느님은 모든 권한을 예수님께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그 모든 권한을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사용하셨습니다. 성령은 이제 예수님이 세우신 교회를 따뜻하게 감싸 주시고, 용기와 힘을 주셨습니다. 그러기에 초대교회는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었고, 삼위이신 하느님은 교회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가정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친교, 나눔, 사랑이 드러나는 가장 이상적인 공동체입니다. 아빠의 권위는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행사되어야 합니다. 엄마의 사랑은 가족들을 위한 배려와 희생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아빠의 보살핌과 엄마의 사랑을 받은 자녀들은 가정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본당 공동체에도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친교, 나눔, 사랑이 드러나야 합니다. 불화와 대립을 극복하고 화해와 일치의 삶을 사는 것,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삼위일체의 신비를 누리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 이것이 신자생활의 이상입니다. 성호경을 할 때마다, 영광송을 바칠 때마다 삼위일체의 신비를 살도록 다짐하고 그 은총을 구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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