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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기가 정말 내집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2-12-10 조회수2,415 추천수40 반대(0) 신고

12월 10일 대림 제2주간 화요일-마태오 18장 12-14절

 

"그 양을 찾게되면 그는 길을 잃지 않은 아흔 아홉 마리 양보다 오히려 그 한 마리 양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여기가 정말 내집>

 

오랜만에 집에 돌아왔습니다. 형제들과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지요. 보고싶었던 아이들 얼굴을 보기 위해서 운동장으로 나갔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몇몇 아이들이 제게 인사를 했었는데...아이들이 제게 던진 몇 마디 인사말들이 얼마나 저를 기분 좋게 해주던지...하루종일 기뻤습니다.

 

개밥을 주러왔다 만난 한 친구는 저를 보자마자 "잘 다녀오셨어요? 이제 감기 다 나으셨어요?"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옆에 있던 친구는 제게 "신부님, 어디 다녀오셨어요? 그 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요?"라며 약간 오바끼가 농후한 인사를 했습니다.

 

아이들과 인사를 하면서 한 마디 인사말, 단 3초도 안 걸리는 인사말 한마디가 그렇게 사람을 기쁘게 하고 감동을 준다는 것에 대해서 새삼 놀랐습니다.

 

"그 동안 정말 보고 싶었어요"하는 아이의 인사에 감격하면서 "여기가 정말 내 집이구나. 이 아이들이 정말 내 아들들이구나. 이제 그만 좀 돌아다니고 이 아이들 위해 좀더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힘이 되어주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무염시태대축일은 살레시오회가 경축하는 축일 가운데 가장 의미 있는 축일이었습니다. 돈보스코 성인께서 바르톨로메오라는 한 소년과의 만남을 계기로 가난한 청소년들을 위한 구원사업을 시작된 날이었습니다.

 

돈보스코는 오늘 복음에서 제시하고 있는 착한 목자의 전형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방황하고 흔들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잃어버린 가정을 되찾게 해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아버지 역할에 충실할 수 있을까 한 평생 노심초사했던 분이 돈보스코였습니다.

 

어제 아이들과 함께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면서 진심으로 아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아이들이 있기에 저희 살레시오 회원들의 삶이 가치를 지닌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존재 그 자체가 너무도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친구 여러분, 여러분이 이 집의 주인입니다. 살레시오회의 주인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살레시오회는 돈보스코께서 여러분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부디 이곳을 여러분들의 집으로 여기십시오. 이곳은 우리 친구들이 새 삶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주춧돌임을 언제나 기억하기 바랍니다. 우리 신부님, 수사님들은 우리 친구들을 위해 살고 공부하며 목숨까지 바칠 각오가 되어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착한 목자로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일이 분명합니다. "목자"하면 저도 한때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파란 풀밭 위에 누워서 책을 읽거나 피리를 불고, 양들은 목자 옆에서 온순하게 풀을 뜯고, 가끔씩 차도 한잔 마시고, 여유 있는 삶을 살아가겠구나 하는 생각 말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절대로 그게 아니었습니다.

    

가끔씩 잠깐 한 눈 파는 사이에 도둑들이 들이 닥쳐 양들을 훔쳐갑니다. 어떤 양들은 사고뭉치들이어서 조금만 방심해도 딴 곳으로 샙니다. 또 어떤 양들은 뒤에 쳐져서 제대로 따라 오지도 못합니다. 또 어떤 풀밭에 가면 양들이 먹어서는 안 되는 풀들이 있기도 해서 늘 잘 살펴봐야 합니다.

 

따라서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해서 잠시도 졸거나 한눈 팔아서는 안 되는 사람입니다. 착한 목자는 하루 온종일을 오직 양떼의 안녕을 위해, 영혼의 성장을 위해, 그리고 마침내 모든 양떼들을 양 우리 다시 말해서 구원에로 인도하기 위해 목숨까지도 바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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