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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안의 빛나는 1%를 믿어준 사람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3-07-09 조회수2,851 추천수40 반대(0) 신고

7월 9일 연중 제 14주간 수요일-마태오 10장 1-7절

 

"그 때에 예수께서 열두 제자를 불러 악령들을 제어하는 권능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 내고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게 하셨다."

 

 

<내 안의 빛나는 1%를 믿어준 사람>

 

회의 차 지방에 내려가면서 들고 갔던 책에 홀딱 반해버렸습니다. 그냥 읽고 지나치기가 너무 아까워 연필로 마음에 와 닿는 글귀들에 밑줄을 치면서 읽었는데, 거의 모든 페이지에 밑줄을 긋게 되었지요.

 

"내 안의 빛나는 1%를 믿어준 사람"(제인 블루스틴 저, 도솔 옮김, 푸른숲)이란 책입니다. 성장기에 있는 자녀들을 둔 부모님들이나 교직에 종사하는 분들이 읽어보시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 책은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왔던 선생님들을 회상하고 감사하는 글을 모은 책이지요. 책장을 넘길수록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이 얼마나 중요한 사람들인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한 현직 중학교 교사는 40년이 지난 뒤에 자신의 초등학교 선생님께서 자신의 삶에 미친 영향이 얼마나 지대한 것인지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제가 운동장에서 정신 없이 뛰어 놀다가 제가 아주 소중히 여기는 반지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로 값어치 없어 보이는 반지였지만 제게는 생명보다 소중한 반지였습니다.

 

저는 울면서 선생님이 수업중인 교실로 뛰어들어갔습니다. 선생님은 하고 계시던 수업을 다른 선생님에게 맡기고 나를 따라 운동장으로 나오셨습니다. 우리는 반지를 찾으려고 모래밭을 샅샅이 뒤졌지만 결국 반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만사를 제쳐두고 저와 함께 열심히 반지를 찾던 선생님의 모습을 죽어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선생님이 제 삶에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저도 그분에게 부끄럽지 않은 교사로 살고 싶습니다."

 

한 유명한 라디오 쇼 진행자는 고등학교 시절 물리선생님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바꾸어놓았는지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나는 한마디로 수업 방해꾼이었습니다. 언제나 웃기는 이야기들을 떠들어댔기 때문에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타협안을 제시하셨습니다. 수업이 시작되면 매번 5분 동안 시간을 줄테니 앞으로 나와서 제가 아는 온갖 웃기는 이야기들을 떠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정확히 5분이 지나면 나머지 수업 시간 동안은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물리 시간, 수업 시작종이 울리자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학생들을 모두 자리에 앉히셨습니다. 선생님은 이렇게 저를 소개하셨습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물리 강의실 101호에서 이 시대 최고의 개그맨을 소개합니다."

 

저는 매 시간 5분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전 선생님을 개그 대상으로 삼기도 하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 뭐든지 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제 안의 충만한 에너지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아셨습니다. 다른 선생님들이 몇 년 동안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한 일을 그분은 단 5분이라는 시간으로 해결하셨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들을 불러 파견하시면서 악령들을 제어하는 권능을 주시는 동시에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낫게 하시는 능력을 부여하십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시고 파견하시는 이유는 목자 없이 길 잃고 방황하는 양들을 살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시고 파견하시는 행위의 핵심에는 예수님의 사목적 사랑, 자비심, 측은지심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특히 보다 가난하고 불행한 사람들에 대한 우선적 사랑의 실천이 핵심입니다.

 

예수님의 제자직분의 수행에 전념해야할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 역시 마찬가지이겠습니다.

 

머리 좋고 잘생기고 고분고분한 아이들, 집안이나 배경이 좋은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덜떨어진 아이들, 뒤쳐지는 아이들, 문제아들, 사고치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더욱 중요합니다.

 

이 땅의 모든 교사들이 진학이나 취업에 대한 과중한 부담으로 각박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위로와 기쁨과 용기를 주는 영혼의 치유자로 살아가시길 기원합니다.

 

그래서 언젠가 "그나마 그 선생님께서 계셨기에 얼마나 다행인지!"라고 회상할 수 있게 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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