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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드레아신부님복음묵상/사랑의 십자가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05 조회수1,266 추천수2 반대(0) 신고

 


안드레아신부님복음묵상

사랑의 십자가

찬미 예수님!

사랑하올 형제자매님,

지난 한 주간도 힘겹게 지내셨죠?

그래도 지난 토요일에는

TV. 중계를 통해서지만

교황님의 기도에 동참하고

성체강복도 받고 전대사의

은총도 받아서 조금 힘이 났었죠?

코로나 19가 빨리 진정되고

부활미사는 신자들과 함께

드릴 수 있기를 희망했었는데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두 주간 연장한다고 하니까

신자들과 미사를 함께 드릴 수

있는 날은 또 멀어졌습니다.

그래도 전국민이 합심해야

코로나19 조금이라도 빨리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니까

조금은 더 참아야겠습니다.

형제자매님,

오늘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입니다.

오늘 1독서는 주님의 종의

셋째 노래 앞부분입니다.

주님의 종은 하느님의 뜻을

실천해야 하는 이스라엘 백성,

나아가 우리 모두가 어떤 자세로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주님의 종은 하느님의 말씀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며

하느님의 말씀은 반드시

실현된다는 것을 굳게 믿었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종은 하느님의 말씀

때문에 심한 육체적 학대를 당하지만

부끄러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는 주 하느님께서 나를 도와주시니,

나는 수치를 당하지 않는다.”

라고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형제자매님,

이사야가 노래한 주님의 종의

모습은 예수님 안에서 완성됩니다.

2천 년 전 유대인들은 그들이

학수고대하던 메시아가 오신다고

승리의 상징인 푸른 가지를 들고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님을

열렬히 환영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제 그들이

그렇게 바라던 민족의 독립과 번영을

이루어 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형제자매님, 우리는 오늘은

코로나19 때문에 미사를

드릴 수가 없지만 작년에 측백나무

가지를 들고 성당으로

들어갔던 기억이 나시죠?

그런데 오늘 미사의 복음은

수난 복음입니다. 이 구절은

인간을 향한 그리스도의 한없는

사랑에 대한 감동과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는 인간의

배반과 불신을 보아야 하는 아픔을

동시에 주는 말씀입니다.

악을 써 가며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하고 외치는 그 군중들은

누구였습니까?

그들은 불과 이틀 전에

다윗의 자손께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어라.

지극히 높은 곳에 호산나!”

라고 환호하며 예수님을

맞아들였던 사람들입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예수님을

열렬히 환영했던 그 사람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있는 것입니다.

형제자매님, 우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소리치고 싶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말씀은

지금 말씀을 듣고 있는 나 자신은

어떤가?’ 깊이 생각해 보게 합니다.

우리는 모두 세례성사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말씀을 생활의 규범으로

삼고 살아갈 것을 약속한

하느님의 자녀들입니다.

그런데 성당에서 미사를 드릴 때는

하느님의 자녀라는 것을 잘 의식하고

강론말씀을 들을 때는 그래 나도

실천해야지.’라고 결심을 하지만,

생활 가운데서 현실은 복음과

다르다는 핑계로 얼마나 자주

말씀을 외면하고, 세상 사람들의

가치관을 그대로 따라감으로써

주님을 또다시 십자가에 못 박고

있는지 깊이 성찰해보아야 합니다.

형제자매님, 우리가 따르고자 하는

예수님께서는 현실에 전혀

굴하지 않으시고 성부의 뜻을

이루시기 위하여 현실적 사건들을

당신의 자유로 이끌어 가셨습니다.

예수께서는 아직은 죽지 않을 수

있었지만 우리 인간을 사랑하시기에

십자가의 죽음도 기꺼이

받아들이신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그것이 아버지의

뜻임을 믿었고 또 아버지께서

보살펴 주시리라 믿었기에

십자가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러한 예수님의 사랑을 겸손과

순종이라는 아름다운

말로써 노래합니다.

, 예수님은 하느님과 본질이

같은 분이면서도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에 자신을 온전히

낮추어 인간이 되셨고,

하느님 아버지께 대한 사랑으로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결과로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자들이 다 무릎을 꿇고,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모두 고백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게 하셨습니다.”

형제자매님,

예수께서는 우리의 십자가를

없애기 위해서 오신 것이 아니라

그 십자가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또 십자가를 받아들일 때

어떤 결과를 얻게 되는지를

보여주시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1849년 봄, 몇몇의 사형수가

형장으로 끌려나왔습니다.

거총소리와 함께 병사들이

사형수들의 심장에 총을 겨누었습니다.

!”하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거의 동시에 함께

요란한 말발굽 소리가 들리더니,

사형 중지! 황제가 특사를 내렸다!”

하는 외침이 들려 왔습니다.

이미 몇몇은 총을 맞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때 아직 총을 맞지 않은

한 사형수가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졌습니다. 27세의

젊은 나이로 총살 직전에 발작을

일으켜 살아난 사형수, 그의

이름은 도스토예프스키였습니다.

그는 특사로 목숨을 구해

시베리아로 유형을 떠나게 됩니다.

그러나 살아 있다는 것 외에

희망이라고는 없었습니다.

그는 유일하게 허용된 성경을

4년 동안 항상 들고

다니면서 읽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부활 대축일 밤에

소리쳤습니다.

하느님은 존재하신다.

하느님은 존재하신다!”

그는 그때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습니다.

나는 하늘이 땅위로 내려와

나를 감싸는 것을 체험했다.

나는 내 안에 신을 받아들였고

그분은 나의 전부로 침투해

오고 있음을 느꼈다. 그렇다.

하느님은 존재하신다!’

라고 나는 소리쳤다.”

그 후로도 평생을 불우하게

살면서 빚에 몰려 쓴 그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불후의 명작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는 <까마라조프가의 형제들>에서

모든 것이 천국이다.

내가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내 영혼 속에 천국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현실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하느님을

강하게 체험하느냐?

얼마만큼 주님께 사로잡히느냐?”

하는 것입니다.

형제자매님, 현실에서

나를 유혹하고 약하게 만드는

많은 사건들 안에서도

자유와 하느님의 보호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십자가의 주님을

철저하게 닮아야 합니다.

십자가의 주님은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십자가를

극복하고 영광에로 나아갈 수 있는

진정한 힘임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랑이신

주님께 이렇게 기도합시다.

우리 각자에 대한 사랑 때문에

기꺼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 그리스도님, 당신을 따르기

위하여 당신을 닮고자 하는

저희들에게,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나의 욕망들을 기꺼이

십자가에 못 박을 수 있는

사랑을 더해주소서. 아멘!

(울릉도 도동성당에서)

-박영봉안드레아 신부 드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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