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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5-29 조회수6,994 추천수8 반대(0)

5대양 6대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주가 할아버지에게 질문했습니다. ‘할아버지 5대양 6대주가 머예요?’ 학교에서 숙제를 내 주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손주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5대양은 이양, 김양, 박양, 최양, 조양이란다. 6대주는 소주, 맥주, 양주, 과일주, 청주, 막걸리란다.’ 손주는 학교에 다녀와서 할아버지에게 말하였습니다. ‘틀렸다는데요.’ 할아버지는 이렇게 다시 말하였습니다. ‘! 소주, 맥주, 양주, 과일주, 청주, 탁주란다.’ 우리가 아는 5대양은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북극해, 남극해입니다. 우리가 아는 6대주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북아메리카입니다.’ 할아버지는 일상에서 만나는 5대양과 6대주를 말하였고, 선생님은 지리학에서 보는 5대양과 6대주를 말하였습니다.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 위격은 다르지만, 한분이신 하느님이라는 신앙의 고백입니다. 이를 논리적으로, 신학적으로, 이성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교회의 위대한 학자인 아우구스티누스 성인도 삼위일체의 신비를 이성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닷가에서 작은 웅덩이에 바닷물을 담으려는 아이를 보았습니다.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무얼 하는 거니?’ 아이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바닷물을 이 웅덩이에 담으려고요.’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아이도 대답하였습니다. ‘바닷물을 작은 웅덩이에 담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신비를 사람의 머리로 이해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그제야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삼위일체의 신비를 이성이 아닌 신앙으로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말하는 법을 배우지 않았습니다. 걷는 법도 배우지 않았습니다. 먹는 법도 배우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부모님의 말을 따라하면서 말하게 됩니다. 수도 없이 많이 말을 하면서 엄마, 아빠라는 말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원하는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문법이 먼저 있지 않았습니다. 먼저 말을 하였습니다. 아이는 뒤집고, 기다가 어느 순간 바로 서게 됩니다. 넘어지고, 또 넘어지면서 한걸음 걷게 됩니다. 그리고 원하는 곳으로 가게 됩니다. 아이는 엄마의 젖을 먹으면서 이가 납니다. 분유도 먹고, 밥도 먹게 됩니다. 어느 순간 먹어야 하는 것과 먹지 말아야 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원하는 것을 먹게 됩니다. 아이가 말하고, 걷고, 먹을 수 있는 것은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부모님을 믿기에 말하고, 걷고, 먹을 수 있었습니다.

 

초대교회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에 대한 체험이 있었습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내어주시는 분입니다. 성부이신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약속의 땅을 주셨습니다. 약속의 땅에서 살아갈 수 있는 십계명을 주셨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께서 주신 십계명을 충실하게 지키면 우리가 머무는 곳은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이 될 것입니다. 성부이신 하느님은 자비하신 분입니다. 비록 우리가 잘못을 했어도 뉘우치면 언제나 용서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그릇된 길을 갈 때면 예언자를 보내 주시어 바른길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는 분입니다.

 

성자이신 하느님은 제자들에게 하느님 나라와 기쁜 소식을 주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나라입니다. 하느님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거룩한 사람들이 머무는 나라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누구나 갈 수 있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나라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기쁜 소식을 온전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갈 수 있는 나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계명을 주셨습니다. 그것은 온 마음을 다하고, 온 정성을 다해서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지만,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우리 또한 주님께서 가신 길을 충실하게 따라가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성령이신 하느님은 은사를 주셨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고 그것에 맛 들일 수 있는 슬기로움을 주는 은사, 교리의 어려운 점을 잘 알아들을 수 있는 은사, 어떤 일이 옳고 그른 일인지 더욱 분명하게 구별할 수 있게 해 주는 은사, 하느님을 열렬히 섬기게 하며, 죄악과 악마를 거슬러 용감히 싸울 수 있는 능력이며 순교까지 하면서 신앙을 증거 할 수 있는 은사,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믿어야 할 것과 믿어서는 안 될 것을 분별케 하는 은사, 하느님 아버지께 대한 자녀다운 사랑과 하느님의 자녀인 모든 사람을 예수님 안에서 형제자매로 사랑하게 해 주는 은사. 하느님을 하느님으로 섬기게 하며 하느님 앞에 겸손한 자세를 취하게 하며, 죄를 피하게 하며 영생에 대한 희망을 주는 은사입니다.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성부, 성자 그리고 성령의 하느님께서는 어떤 관계일까요? 끊임없이 서로에게 내어주는 관계입니다. 성부는 성자에게 모든 권한과 능력을 주셨습니다. 성자는 성부에게 모든 영광과 기쁨을 드렸습니다. 성자는 성령에게 십자가와 죽음으로 세운 교회를 맡겨 드렸습니다. 성령은 모든 은사를 교회에 주셨습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은 신학적으로 교리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삼위일체의 신비는 내어줌의 눈으로, 겸손의 눈으로 보면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삼위이신 하느님께서 한 몸을 이룬다고 생각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만위일체, 억위일체이신 분이십니다. 사랑의 하느님, 위로의 하느님, 용서의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서로 사랑하십시오. 서로 위로하십시오, 서로 용서하십시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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