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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11 주일/ 사랑으로 사랑의 신비를 드러내는 삶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6-10 조회수6,952 추천수3 반대(0) 신고




   가해 삼위일체 대축일(17.6.11)
탈출 34,4ㄱㄷ-6.8-9; 2코린 13,11-13; 요한 3,16-18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16)




 


Trinity





 

사랑으로 사랑의 신비를 드러내는 삶

 

삼위일체 교리는 이렇습니다. 한 분이신 하느님께서는 성부, 성자, 성령의 세 위격(persona)으로 구별되지만, 이 위격들은 본성(natura)과 본질(essentia)과 실체(substania)로는 구별되지 않는 하나라는 것입니다. 각각의 위격은 다른 위격들 안에 존재하면서도, 세 위격들은 각기 하나의 참 하느님으로 이해합니다.

자주 성호경을 그으며 신앙을 고백하지만, 머리로는 알아듣기 어려운 신비입니다. 삼위일체 신비는 어찌 보면 영영 알아듣기 어려운 신비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랑이 있다면 아주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진리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사랑이 삼위일체의 원리와 신비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은 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3,16) 곧 성자께서는 세상을 구원하시어 영원한 생명을 주고자 하시는 성부의 뜻을 실행하시려고 사람이 되어 오셨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자비롭고 너그러우시며, 분노에 더디고 자애와 진실이 충만하십니다.”(탈출 34,6) 성부께서는 그 사랑으로 인간과 피조물과 이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사랑 때문에 ‘살을 취하시어’ 사람이 되어 오셨습니다. 성부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까지 내주신 것입니다. 사람이 되신 하느님, 성자 예수그리스도께서는 죽기까지 성부의 뜻을 수행하셨습니다.

예수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이루시려고, 온갖 반대와 모욕과 박해를 사랑으로 견뎌내십니다. 죽음을 앞두고 마음이 산란해지지만 묵묵히 수난의 길을 걸으셨고, 끝내는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내놓습니다. 사랑은 사랑을 향해 달려갑니다. 사랑은 그렇게 더 큰 사랑을 부릅니다. 생명은 사랑 안에서 영원한 호흡을 이어갑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음을 앞두고 이렇게 기도하셨지요. "저는 그들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알려 주었고 앞으로도 알려 주겠습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저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 17,26) 성자 예수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사랑의 일치를 이루며, 사랑이신 하느님 안에 머물기를 기도하신 것입니다.

성자 예수그리스도께서는 마지막 남은 숨결까지도 우리를 위해 다 내놓으시고는 성부께로 가십니다. 그리고는 우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주실”(17,16) 보호자 성령을 보내주십니다. 성자께서는 우리가 언제 어디서나 사랑의 일치를 이루며 사랑 안에 머물 수 있도록 성령을 보내주신 것입니다.

어떻게 삼위일체의 신비를 살아야 할까요? 우리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 서로를 내어주는 사랑을 지니도록 해야겠습니다. 끝까지, 그리고 전부를 주고받는 사랑이 삼위일체의 신비입니다. 따라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함께하는”(2코린 13,13) 것이 삼위일체의 신비 안에 머무는 삶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은 모두 다르지만 그 존재하는 이유는 사랑이며, 그 지향도 궁극적인 목표도 사랑입니다. 따라서 성부의 뜻인 사랑을 이 땅 위에서,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이루는 것이 바로 삼위일체의 신비를 사는 삶이 될 것입니다. 성부께서는 우리 가운데서 사랑을 실현하고 회복하시려고, 아들을 파견하셨습니다. 또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성령을 파견하셨지요.

이처럼 우리도 끊임없이 사랑을 위해 자신을 내놓으며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품고, 사랑으로 내어주고 조건 없이 받아들이며, 사랑으로 감싸고 보듬어줄 때, 하느님의 삼위일체가 드러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사랑으로 삼위일체의 신비를 알아차리고, 사랑 실천으로 그 신비를 드러내는 ‘거룩한 친교의 달인’이 되도록 힘썼으면 합니다. 그것이 영원한 생명의 집으로 가는 우리의 길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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