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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14."귀먹고 말더듬는 이"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아오스딩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0-02-14 조회수1,011 추천수3 반대(0) 신고

 

마르 7, 31-37(연중 5주 금)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방인 지역인 티로와 시돈을 거쳐 데카폴리스지역을 지나 다시 갈릴래아로 오셨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귀먹고 말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 주십사고 청하였습니다.”(마르 7,31)

 

 

 

우리가 믿는 그리스도교는 혼자 깨달음에 이르는 종교가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받아들여 그 말씀에 따라 사는 종교입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은 신앙을 형성하는 조건에 해당합니다.

그러니 귀먹은 이란 단지는 듣지 못하는 이가 아니라, 곧 귀가 있어도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입니다. 또한 말 더듬는 이란 입이 있어도 혀가 굳어져 말씀을 삼키지 않는 이입니다. 그러니, 귀먹고 말 더듬는다는 것은 소통과 통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합니다. 곧 친교를 나누지 않음이요, 단절과 분리요, 자신을 내어주지 않고 사랑하기를 거부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친교를 나누지 않고 사랑하기를 거부하는 것일까?

 

 

 

그것은 닫혀있는 까닭일 것입니다. 귀와 입이 닫혀있어 말씀이 드나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막혀 있어서 흘러들고 흘러나지를 못하기 때문입니다. 다름 아닌 완고하여 고집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바로 우리들의 자화상입니다. 사실, 우리도 귀 막고 입 막고 사는 귀머거리요, 벙어리임에 틀림없습니다. 타인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때가 바로 귀머거리요, 타인을 칭찬하지 않을 때가 바로 벙어리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우리는 귀머거리요, 하느님께 감사드리지 않을 때 우리는 벙어리입니다.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듣기 싫은 말은 듣지 않을 때 우리는 귀머거리요, 하고 싶은 말만하고 하고 싶지 않는 말은 하지 않을 때 우리는 벙어리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따로 데리고 나가십니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을 따로 광야로 불러내듯, 여인을 광야로 불러내어 사랑을 속삭여주듯(호세 2,16-25 참조),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시어, 당신 손가락을 우리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우리의 혀에 손을 대십니다.”(마르 7,33) 그리고 빵 다섯 개로 5천명을 먹이셨을 때처럼, 하늘을 우러러 아버지의 뜻에 의탁하여 숨을 내쉬어 당신의 영을 불어넣으시며 말씀하십니다. 에파타!(열려라)”(마르 7,34)

바로 그 순간, 저희는 그분 손가락을 통하여 만질 수 없는 신성을 만집니다. 곧바로 묶였던 혀가 풀리고 닫혔던 귀의 문이 열립니다. 마치, 아담이 말을 배우지 않고도 곧바로 말을 하게 해 주셨던 것처럼(창세 1,27-28;2,20), 힘들게 배워야 하는 말을 배우지도 않고도 말할 수 있게 해 주십니다. 당신 말씀을 듣도록 듣는 귀를 열어 당신 말씀을 심으십니다. 당신 손가락으로 혀를 도유하여 영을 불어넣으십니다. 그리고 이로써, 귀머거리는 귀가 얼리리라. ~벙어리도 혀가 풀려 노래하리라.”(이사 35,5-6)는 이사야의 예언을 저희에게서 이루시고, 메시아 시대가 왔음을 알리십니다.

그렇습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영혼을 도유하십니다. 저희 귀를 열어주시어 당신 말씀을 담아주시고, 혀로 그 아름다운 향기를 맛보게 하십니다.

하오니, 주님!

오늘 저희가 당신 말씀의 향기를 뿜게 하소서!

당신 영으로 도유된 진리의 말씀을 살게 하소서! 아멘!!

 

 

 

- 오늘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에파타!(열려라)”(마르 7, 34)

 

 

 

주님!

저는 귀 막고 입 막고 사는 귀머거리요, 벙어리입니다.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귀머거리요, 감사드리지 않을 때 벙어리입니다.

타인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때 귀머거리요, 타인을 칭찬하지 않을 때 벙어리입니다.

당신 손가락을 제 귀에 넣으시어 당신 말씀을 담으소서.

당신 침을 발라 제 혀를 도유하시어 당신의 영을 불어넣으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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