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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9 금/ 오늘 나에게 메시아는 어떤 분이신가?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6-08 조회수6,870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9주 금, 마르 12,35-37(17.6.9)


"어찌하여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라고 말하느냐?"(마르 12,35)



 


The question about David's son





 

오늘 나에게 메시아는 어떤 분이신가?

 

다윗 임금은 이스라엘을 막강한 군사력을 갖춘 강대국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는 4,000명의 대규모 합창단과 합주단을 조직하고, 예수살렘 성전 건축을 위한 터를 닦는 등 하느님 경배와 민족의 일치를 꾀했습니다. 그는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펼쳐 종교, 정치, 문화 모든 면에서 전성기를 이루었습니다.

이렇듯 다윗 임금은 이스라엘 민족의 희망이었으며 자존심과 자긍심을 심어준 구심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민족의 통치 아래 있던 예수님 시대에는, 메시아에 대한 열망과 기대가 매우 컸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옛 다윗 왕조 때의 영광을 그리워하며, 오랜 식민 통치로부터 벗어나게 해줄 정치적 메시아를 고대했던 것입니다. 그들은 메시아가 다윗 가문에서 나온다는 성경 말씀을 근거로(2사무 7,12; 이사 11,1 등), 메시아가 다윗의 후손일 것이라 믿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메시아가 바로 자신이라고 밝히십니다. 그러면서 다윗의 자손이 아니라 ‘하느님의 아들’인 자신을 받아들이라 하십니다. 그러나 그들은 거부해버리지요. 왜 그들은 예수님을 메시아로 알아보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않았을까요? 그것은 그들의 시선이 다른 데 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당대의 사람들은 정치적 동기로 메시아를 열망했고, 다윗의 혈연관계와 인간적 업적에 시선이 쏠려 있었던 것입니다. 하느님보다 인간적인 관계와 가치관을 더 중요시 하고, 믿음보다 지식을 앞세웠기에 예수님을 메시아로 알아보지 못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반박하십니다. 다윗도 메시아를 기다렸으며, 메시아는 다윗보다 우월한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나에게 메시아 예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다윗의 후손입니까, 아니면 다윗의 메시아인 ‘하느님의 아들’입니까? 이 질문은 사실 우리 신앙의 중요한 본질과 방향을 가늠하는 갈림길입니다. 한마디로 세상의 질서와 하느님의 질서 가운데 어떤 것을 더 중요시하며 사는가 하는 문제이지요. 또 인간적 가치와 하느님의 말씀 가운데 어떤 것을 앞자리에 두고 살아갈 것인가 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느 쪽을 출발점으로 삼고, 중심에 두며, 무엇을 목적으로 삼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지요. 이는 세상의 것들과 인간적인 것들을 무시하고 무조건 버리라는 뜻이 아닙니다. 메시아이신 예수님을 인간 다윗의 위치에 놓을 수는 없다는 의식이 선행되어 합니다. 우리가 따르는 그분은 민족적 해방자도 정치적 해결사가 아닌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따라서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 모두 하느님 말씀에 비추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다윗이 임금 자리에 오른 것은 주님께서 뽑으셨기 때문이며, 그가 위대한 업적을 남긴 것도 주님께서 이끄셨기에 가능했던 것이지 않습니까? 다윗은 이 사실을 알고 메시아 앞에 무릎을 꿇었던 것입니다.

나의 삶도, 우리 사회나 교회 공동체도 인간의 가치나 힘, 세상적인 논리와 질서를 중요시할 때 망가지기 시작함을 역사는 말해줍니다. 율법 학자들처럼 자신들의 아집에 사로잡혀, 메시아를 보지 못하는 비참한 소경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오늘도 자신의 주제를 파악하고, ‘다윗의 자손’이 아닌 ‘하느님의 아들’의 가르침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며 실천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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