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0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6-07 조회수6,859 추천수7 반대(0)

어릴 때 동화책에서 우렁각시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가난한 총각이 밖에서 고된 일을 하고 돌아오면 누군가 집을 청소해주고, 맛있는 저녁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총각은 누군지 궁금해서 살펴보니 우렁각시가 청소도 해주고, 음식을 준비하였습니다. 그 뒤로 이웃을 위해서, 공동체를 위해서 숨은 곳에서 희생하고, 봉사하는 사람을 우렁각시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캠핑을 가면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텐트를 치는 일, 음식을 만드는 일, 쓰레기를 치우는 일, 장작을 피우는 일, 설거지, 장을 보는 일이 있습니다. 새벽에 전날 먹었던 음식을 정리하고, 설거지를 하는 분이 있습니다. 혼자 남아서 음식을 준비하는 분이 있습니다. 쓰레기를 버리고, 새롭게 쓰레기봉투를 내어 놓은 분이 있습니다. 캠핑이 즐거울 수 있는 것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우렁각시처럼 솔선수범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우렁각시가 될 것을 이야기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기 위해서 왔다고 하셨습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여러분의 발을 씻어주는 것은 여러분도 그렇게 하라고 본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희생하고 봉사할 때면 왼손이 하는 것을 오른 손도 모르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께서 축복해 주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도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강도당한 사람을 치료해 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을 칭찬하셨습니다. 십자가의 길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갔던 키레네 사람 시몬을 기억합니다. 예수님 얼굴에 흐르는 피와 땀을 닦아드렸던 베로니카를 기억합니다.

 

본당에 있을 때입니다. 숨은 곳에서 봉사하는 우렁각시를 보았습니다. 장대같은 비가 내리는 여름날이었습니다. 한 형제님이 성당으로 오셔서 열린 창문을 닫았습니다. 하수구에서 오물을 꺼냈습니다. 성모 상 앞에서 조용히 기도하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본당 신부가 피정을 가면 성당에 오셔서 본당 신부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형제님도 있었습니다. 눈이 오면 마당의 눈을 치웠습니다. 차량 봉사를 하였습니다. 설날이나 추석 때면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떡을 나눠주던 형제님도 있었습니다. 미사가 끝나면 신자들이 함께 나눌 음식을 장만하는 자매님도 있었습니다. 예쁜 꽃을 심어서 성당을 환하게 꾸며주는 자매님도 있었습니다. 성당에 다닌다는 이유로 잘못한 이웃을 용서해 주었던 형제님도 있었습니다. 우렁각시가 많은 본당은 그리스도의 향기가 넘쳐납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하십니다. 인류를 구원할 큰 업적을 남기는 것일 수도 있고, 사업에 성공해서 큰 재물을 얻는 것일 수도 있고, 높은 자리에 올라 이름을 남기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합니다. 들에 핀 작은 꽃도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드러나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다면 그것도 빛과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정직하게 살고, 주어진 일에 감사를 드리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난다면 그 또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최 민순 신부님의 아름다운 시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두메 꽃

외딸고 높은 산 골짜구니에

살고 싶어라

한 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

 

벌 나비 그림자 비치지 않는

첩첩산중에

값없는 꽃으로 살고 싶어라

 

해님만 내 님만 보신다면야

평생 이대로

숨어서 숨어서 피고 싶어라

 

여러분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십시오. 여러분의 그 착한 행실을 보고 세상 사람들이 나를 믿을 수 있도록 하십시오.” 오늘 내가 걸어온 길이 신앙인으로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내가 걸어온 그 길로 다른 사람들도 기쁜 마음으로 따라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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