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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사제가 신자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 강론)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5-20 조회수6,828 추천수2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사제가 신자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 강론"

어제 518민주화운동 기념사를

들으면서 마음 깊이 느낀 것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준비한 말,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난 말,

상대방을 깊이 사랑하며 건네는 말은

힘찬 생명력을 지니기에 청중들에게

감동을 주고 마음을 흔들어놓는다는

깨달음입니다.

 역사에 길이 남을 광주에서의

기념사가 지닌 특징이 한 가지 있더군요.

기념사 안에는 청중들의 기대와 희망,

그들이 겪어온 지난 세월의 고통과 상처,

그들 각자가 처한 고유한 처지와 환경을

정확히 파악한 흔적이

명확히 담겨져 있더군요.

뿐만 아니라 현실과 동떨어진

언어가 아니라 청중에 대한

진한 애정과 배려를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크게 공감하고 눈물을

흘렸던 것입니다.

 교회 역사 안에서도

 명 강론가가 없지 않았습니다.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님의

강론은 얼마나 명쾌하고

감동적이었던지 그분이 강론을

시작하면 마치 입에서 금실이

줄줄이 세어 나오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그분께서 강론을 시작하면

강론이 자주 끊겼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너무 감동을

받아서 울고 웃고, 박수를 치고,

그래서 자주 강론이 중단되었답니다.

 마치 어제 광주에서의

 기념사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사제들이나 신자들이나 강론!

하면 우선 떠오르는 생각은

심한 부담감입니다.

지루함이요 괴로움입니다.

언젠가 유럽 한 교구에서는

강론이 얼마나 괴로웠던지

신자들을 중심으로

 ‘강론 없애기 운동’을 펼쳤던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한 칼럼니스트는

‘강론을 폐지하자.’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현대인들이 견뎌내야만 하는

여러 가지 일 들 가운데 가장

 괴로운 일은 강론을 듣는 것이다.”

며 자신의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습니다.

 특히 요즘 세상, 참으로

강론하기 힘든 세상입니다.

사람들의 넋을 ‘쏙’ 빼놓고 마는

갖은 첨단 매체들, 눈길을 ‘확’

끌어당기는 다양한 볼거리와

놀 거리로 넘쳐나는 이 시대,

강론 대에 서기가

점점 부담스러워집니다.

그러나 놀라운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론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많은 신자들이 열심히

 사제의 강론을 경청할 뿐만 아니라

간절한 마음으로 강론을 기다립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강론하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강론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사제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시에나의 성 베르나르디노

사제(1382~1444)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명설교가였습니다.

24살 되던 1402년,

작은형제회에 입회한 그는

사제서품 이후 순회설교가

직책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는 원래 명설교가로서의

 자질이 부족했습니다.

음향 시설이 전무하던 그 시절,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명설교가로서 지녀야 할 크고

우렁찬 목소리 대신 약하고

허스키한 목소리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불굴의 노력과 성모님의

도움으로 당대 최고의 명강론가,

민중의 설교가로 거듭났습니다.

 베르나르디노는 이탈리아 전역을

순회하며 ‘인간의 구원자 예수님’

(IHS-Iesus Hominum Salvator)의

이름으로 방황하는 양떼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건넸습니다.

그는 특히

IHS(Iesus Hominum Salvator,

인간의 구원자 예수님)

신심의 주보성인이었습니다.

그는 전도 여행 중에 항상

 ‘예수’라고 쓰인 깃발을 들고 다녔으며,

말씀 선포 중에 예수님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ISH’라고 쓰인

휘장을 높이 치켜들곤 하였습니다.

 베르나르디노는 분열로 인해

만신창이가 된 도시들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진정시켰습니다.

여기저기 창궐하면서 활개 치던

이교도들을 강하게 비판하였습니다.

그는 해박한 교리지식을 바탕으로

 한 열정적 설교로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그의 설교 장소에는 언제나

수많은 사람들로 넘쳐났습니다.

그는 어떤 때 3만 명이 넘는

 군중 앞에서 ‘악습과 덕행,

형벌과 영광’에 관한 명 강론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그가 세상 사람들에게 건넨

강론의 특징은 하느님의 말씀을

인간의 언어로

육화시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양떼들이 알아듣기

쉽게 선포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는 당시 얼마나 유명세를 탔던지

 니콜라오 5세 교황님께서는

세상을 떠난 지 6년째 되던

1450년 그를 성인품에 올렸습니다.

 “예수님의 이름 때문이 아니라면

어떻게 신앙이 그렇게도 밝게

신속히 또 힘 있게 온 세상에

전파되었다고 생각합니까?

하느님께서는 우리들도 이 이름이

지닌 빛과 감미로움으로 당신의

 놀라운 빛 가운데로

부르시지 않았습니까?

우리는 이 이름을 가리면 안 됩니다.

 널리 빛을 발하도록 선포해야 합니다.

그러나 전파할 때 불순한 마음이나

불결한 입으로 선포해서는 안 되고 뽑

힌 잔속에 안전하게 보관하고

또 전수해야 합니다.”

(시에나의 성 베르나르니노 사제의 강론)

 강론은 다른 무엇에 앞서

기쁜 소식을 알리는 일입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직접 찾아오셨다는

복된 메시지를 전하는 일입니다.

이토록 나약하고 허물투성이인 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살리셨다는

이 놀라운 사실을 전하는 일입니다.

이런 면에서 강론은 사제가

신자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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