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5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5-15 조회수6,820 추천수11 반대(0)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는 우리 형제들에게 말탐을 잘하라고 하셨습니다. 사전에 있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도 기억이 나는 말씀입니다. 어머니의 말, 선생님의 말, 어른의 말을 잘 따르라는 뜻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숙제를 먼저하고, 예습과 복습을 하는 일입니다. 형제간에는 사이좋게 지내고, 주일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성당에 가는 것입니다. 아침기도, 저녁기도를 꼭 바치고, 기일이 되면 함께 연도를 바치는 것입니다. 어른들이 집에 오시면 꼭 큰 절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때가 되면 밥을 먹고, 시간이 나면 책을 읽으라는 말입니다. 돌아보면 어려운 일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어릴 때는 말탐을 하는 것이 꼭 손해를 보는 것도 같았고, 쩨쩨한 것도 같았습니다. 많은 시간이 흘러 형제들을 보면 역시 말탐을 잘 하는 것이 삶에도, 신앙에도 큰 도움이 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공동체에서 일을 하면서 사람들의 모습을 봅니다. 지시한 일을 겨우 하는 사람, 지시한 일을 성심껏 하는 사람, 지시한 일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성과를 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연히 더 많은 성과를 내는 사람과 일을 하고 싶어집니다. 시간이 흘러서 함께 일했던 분들의 자리를 볼 때가 있습니다. 지시한 일을 겨우 하는 사람은 늘 그 자리이고, 눈에도 힘이 없는 것을 봅니다. 성심껏 했던 사람은 새로운 자리에서 일을 하기도 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을 봅니다. 지시한 일은 물론이고 더 많은 성과를 내던 사람은 이제 지시를 하는 자리에 있는 것을 봅니다. 역시 말탐을 잘 하는 것이 사회생활에도 큰 도움이 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우리들의 신앙생활도 비슷합니다. 많은 분들이 세례를 받았고, 신앙생활을 합니다. 머리로는 예수님을 잘 안다고 하지만, 가슴으로 예수님을 받아들이고,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따르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물과 공기는 우리가 너무 쉽게 접하기 때문에 그 소중함을 잘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물과 공기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곁에 물과 공기처럼 가까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다른 곳을 보기 때문에 가까이 계시는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마음의 눈은 돈과 명예와 권력으로 자주 가려지기 때문입니다. ‘시기와 질투, 탐욕과 교만은 우리의 가슴에서 예수님의 자리를 빼앗아 버리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기도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나누지 않는다면, 우리가 주님께서 주신 계명을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가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하느님의 사랑을 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말탐을 아주 잘 하신 분이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기도를 기억합니다. ‘아버지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제 영혼을 아버지께 맡기나이다.’ 그리고 돌아가셨지만 부활하셨고, 우리들의 구세주가 되셨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와 바르나바 사도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충실하게 지키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사람들이 바오로와 바르나바를 으로 섬기려 할 때, 두 사도는 단호하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우리도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다만 여러분에게 복음을 전할 따름입니다. 여러분이 이런 헛된 것들을 버리고 하늘과 땅과 바다와 또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살아 계신 하느님께로 돌아서게 하려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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