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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9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6-08 조회수6,820 추천수10 반대(0)

명동에는 계성 여고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교구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숙소에서 사무실을 갈 때 계성 여고 자리를 지나면 조금 빠르기 때문에 그 길을 애용하고 있습니다. 점심 먹고 사무실로 가려는데 외국인이 들어왔습니다. 아무래도 길을 잘못 찾은 것 같아서 누굴 찾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외국인은 선물가게를 찾는다고 하였습니다. 선물가게는 가톨릭 회관에 있다고 알려드렸습니다. 작은 친절이지만 외국인에게 좋은 기억을 선물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본당에 있을 때입니다. 가끔 교우들과 차를 타고 이동할 때가 있습니다. 저는 주로 앞자리에 탑승을 하였습니다. 타고 내릴 때, 뒷자리의 문을 열어주고, 닫아 드렸습니다. 교우들은 미안해 하시면서도 저의 작은 친절을 기뻐하셨습니다. 차량을 이용하면 출발하면서 주모경을 함께 하였습니다. 기도를 하면서 하나가 될 수 있고, 차비를 대신하기도 하기 때문에 좋았습니다.

 

아침 일찍 먼저 식사를 할 때가 있습니다. 주방 봉사자들이 아직 출근하지 않은 시간입니다. 아침을 먹고 나서 깔끔하게 설거지를 해 놓고 가는 편입니다. 굳이 설거지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깨끗하게 설거지가 된 부엌을 보면 주방 봉사자들의 기분이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작은 시간이지만 즐거운 하루를 시작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입니다.

 

혼배 주례를 하면서 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갈릴래아 호수가 생명이 넘치는 이유는 끊임없이 아래로 물을 내려 보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것을 나누면 더 많은 축복을 받을 것이라고 이야기 해 줍니다. 사해가 생명이 살 수 없는 바다가 되는 이유는 끊임없이 받기만 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해 줍니다. 부부는 받기만 하려고 해서는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없습니다. 부부는 서로에게 내어 줄 때,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거라 이야기 해줍니다. 또 하나 물 이야기를 해 줍니다. 두물머리입니다. 북한강과 남한강은 서로 다른 곳에서 시작을 합니다. 그러나 두 강은 두물머리에서 만나고 하나의 강을 이룹니다. 그리고 넓은 바다로 나가게 됩니다. 혼인은 배우자가 서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닙니다. 배우자는 이제 함께 더 넓은 곳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서로만 바라보면 기대하게 되고,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실망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같은 곳을 바라보면 서로 도울 수 있고, 힘이 되어 줄 수 있습니다.

 

오늘 성서 말씀의 주제는 사랑입니다. 오늘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철학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찾고, 종교는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찾지만 사랑은 그 두 가지에 대한 해답이다. 가장 미련한 것은 사랑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고 가장 슬픈 것은 사랑을 해보지 못하는 것이며 가장 불행한 것은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랑에 있어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자존심이다. 깃대에 깃발이 없으면 무의미하다. 깃발에 바람이 없으면 더 무의미하다. 방황은 사랑의 깃발에 부는 바람이다.

 

진정한 사랑은 마음으로 나누는 사랑이고

가치 있는 사랑은 오직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이며

헌신적인 사랑은 되돌려 받을 생각 없이 하는 사랑이다.

아름다운 사랑은 두 영혼이 하나가 되는 사랑이며

용기 있는 사랑은 사랑하고픈 사람과 나누는 사랑이며

순간의 사랑은 마음이 배제된 사랑이고

영원한 사랑은 마음이 합치된 사랑이며

끝없는 사랑은 죽음에 이르러서까지 나누는 사랑이다.

애절한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다.

비굴한 사랑은 일방적으로 매달리는 사랑이고

외로운 사랑은 짝사랑이며

아쉬운 사랑은 미련이 남는 사랑이다.

고독한 사랑은 혼자서 나누는 사랑이다.”

 

오늘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십시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는데, 그 때 보이는 것은 예전에 보던 것과는 다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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