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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주님께 받은 은총이 자기자랑이 되지 않게 하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20-02-13 조회수2,128 추천수13 반대(0) 신고

 

 

2020년 가해 연중 제5주간 금요일



<주님께 받은 은총이 자기자랑이 되지 않게 하라>

 

 

 

 복음: 마르코 7,31-37


 


성모자


부티노네(Butinone) 작, (1490),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 


 

 

 

     

인도의 시성 타고르의 시 기탄잘리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죄수여, 말해주렴, 누가 그대를 가두었는지?”

그것은 내 주인이 옵니다.”

죄수는 말했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돈이나 권력으론 누구보다도 뛰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 보물창고에는 왕에게나 어울릴 돈을 모아 놓았지요. 그런데 깨어보니 나는 보물창고에 갇힌 죄수가 되었더군요.”

죄수여, 말하렴. 누가 이 끊어지지 않는 쇠사슬을 만들었는지?”

그것은 나였어요.”

죄수는 말했습니다.

내가 이 사슬을 정성껏 만들었습니다. 나는 내 불굴의 힘으로 온전한 자유를 누리도록 이 사슬로 세계를 사로잡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지요. 이윽고 사슬이 다 만들어져 끊을 수 없을 만큼 튼튼하게 되자 이 몸은 사슬에 꽉 잡혀 매여 있더군요.”

 

예나 지금이나 자만은 폐망의 지름길이라는 진리는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자들은 더 많은 것을 가질수록 더 겸손해지려고 노력하기 위해 저런 글들을 남겼습니다. 이는 하느님께로부터 천상은총을 받는 우리들도 명심해야 할 사실입니다. 자칫 은총이 내가 받을만한 자격이 있어서 받았다고 자만하여 그 은총이 오히려 저주가 되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이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는 그에게 손을 얹어 주십사고 청합니다. 손을 얹는 행위는 축복을 주는 예식과도 같은 행위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손을 얹는 대신 당신 손가락을 두 귀에 넣으셨다가 손가락에 침을 발라 그의 혀에 대셨습니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한숨을 내쉬신 다음 열려라!”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모든 행위는 성령과 관련됩니다.

 

가톨릭교회교리서는 성령의 상징으로, 예수님 몸에서 나오는 물, 기름부음, , 구름과 빛, 안수, 손가락, 비둘기, 숨 등을 들고 있습니다(694-701항 참조).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원하시는 것과 다른 모습으로 병자를 치유하셨지만 어쨌든 그 힘은 당신 몸에서 나오는 성령의 힘임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성령은 당신 죽음을 통해 나오시는 힘입니다.

 

교리서는 이렇게 가르칩니다.

우리는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성령을 받아 마셨다”(1코린 12,13). 그러므로 성령께서는 또한 샘에서 물이 솟아나듯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라는 샘에서 솟아나는 생수이시며, 이 생수는 우리 안에서 솟아올라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가톨릭교회교리서, 694)

 

다시 말해 우리가 받는 은총은 그리스도의 수난에서 오는 것이지 우리가 어떤 공로가 있어서 당연히 받는 품삯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칫 은총을 받고 그 은총이 자신의 공로에 의한 것인 양 자랑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물론 처음엔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 받은 은총을 자꾸 이야기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어떤 합당한 이유가 있어서 그 은총을 받은 것처럼 은총을 자신을 높이는 도구로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미 받은 은총이야 변함이 없을 수는 있어도 영혼은 그 받은 은총 때문에 오히려 더 상태가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예는 사울이나 다윗, 솔로몬 등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오늘 복음에서 이런 이유로 예수님께서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순종하지 않고 그렇게 분부하실수록 그들은 더욱더 널리 알렸다.”고 합니다. 자신들의 생각이 예수님의 명령보다 더 옳다고 여긴 것입니다. 그렇게 은총이 독이 되는 수가 있습니다.

 

 

저와 같이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이런 유혹에 쉽게 빠집니다. 어느 순간에 주님의 진리를 전파하는 것과 제 자신을 높이는 것을 구별하지 못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게 됩니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란 주님의 기도를 바치면 뜨끔합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아니라 나의 이름이 빛나게 하며 살았구나.’를 느끼며 정신 차리려고 합니다. 역시 나를 돌아보는 데는 기도만한 것이 없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려면 그분의 뜻이 나를 통해 이루어지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 뜻이 죽고 교만에 빠지지 않게 됩니다. 은총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은총을 잘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뜻이 나를 통해 이루어지게 하고 있는지를 살피고 내 뜻이 그분의 뜻을 넘지 못하게 해야 은총이 독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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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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