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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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치릴로 수도자와 성 메토디오 주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2-13 조회수1,680 추천수13 반대(0)

한국에서는 이동축일관면이 있었습니다. 한국 순교자 대축일이나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축일이 평일이면 주일로 이동해서 축일을 지냈습니다. 많은 교우들이 축일을 함께 기억하고, 함께 기도하며, 함께 기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추석이나 설날이 금요일인 경우에는 금육에 대한 관면이 있었습니다. 민족의 명절에 신앙인이라는 이유로 금육하는 것이 신앙인이 아닌 가족과 이웃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편 교회의 교리와 법이 있지만 개별 교회의 전통과 풍습을 함께 존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입니다. 나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나와 함께 하는 사람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이식(移植)이 아닙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복음화(福音化)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세상의 소금이 되어야 합니다.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것이 복음화입니다. 교회의 역사를 보면 복음화 하기보다는 이식하려했을 때 문화적인 충돌과 마찰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교회의 신학과 교리는 유대교, 그리스 철학, 로마의 제도와 만나면서 더욱 풍요로워졌고, 발전하였습니다. 중국에 선교사로 갔던 예수회 회원들은 색은주의(索隱主義, figurism)’를 이야기했습니다. 중국의 문화와 전통, 아시아의 철학과 사상은 서양의 문화와 전통, 철학과 사상에 견주어 결코 뒤지지 않았습니다. 서양의 학문에 함께 하셨던 하느님의 자비하심은 동양의 학문에도 함께 하셨음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이런 사상적인 토대로 아시아의 문화와 전통과 대화하였습니다.

 

미국에서 처음 설날을 지냈습니다. 한국에서는 민족의 명절이고, 공휴일이기에 설날을 기념하는 전례를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미국은 설날이 명절이 아니고, 공휴일도 아닙니다. 제가 있는 한인 공동체는 설날의 의미를 충분히 살리면서 보편 교회의 규정에도 부합되는 전례를 함께 하였습니다. 저는 음력 생일, 양력 생일, 주민등록상의 생일이 있습니다. 세례명으로 주어진 축일도 있습니다. 굳이 하나로 통일하지 않았어도 생활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생일의 진정한 의미는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는 겁니다. 부모님의 사랑에 보답하면서 기쁘게 사는 겁니다. 축일의 진정한 의미는 수호성인의 전구를 청하고, 수호성인의 삶을 따라가는 겁니다. 하느님의 선물로 이 세상에 왔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겁니다. 언젠가 다시 하느님께 갈 수 있도록 하느님의 뜻에 맞게, 하느님의 의로움이 드러나도록 사는 겁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에파타!” 열려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2차 바티칸 공의회를 시작하였던 성 요한 23세 교황께서도 교회의 창문을 열자고 하였습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통하는 주님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그 가르침은 낯선 곳의 긴장도 쉽게 풀어주고, 새로운 만남을 곧 친숙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것만 잘 지키면 우리는 닫힌 문을 열수 있을 겁니다. “남에게 원하는 대로 남에게 해 주는 것입니다. 먼저 말하기 전에 먼저 듣는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충실하게 하고,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 둘을 식별하는 지혜를 청하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복음을 선포하고, 주님은 그들과 함께 일하시며 표징으로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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