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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4 주일/ 나의 닫힌 다락방 문을 열고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6-03 조회수6,779 추천수3 반대(0) 신고




   성령 강림 대축일
사도 2,1-11; 1코린 12,3ㄴ-7. 12-13; 요한 20,19-23(17.6.4)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1-22)



 


The comming of the spirit





 

나의 닫힌 다락방 문을 열고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닫아걸고 있는 제자들 한 가운데 서시며 ‘평화’를 선사하십니다(20,19).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그렇게 참된 그리스도 신자들, 곧 교회 ‘가운데’ 살아계십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희로애락의 파도를 타며 살아가는 나의 세상살이 한복판에 나와 함께 계십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성령을 보내주시기에 앞서, 사랑 안에 일치하도록 평화를 주신 것입니다. 사랑의 저 반대편에 두려움이 있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두려움이 싹트고, 두려워 할 때 평화가 깨지며 평화를 받아들일 수도 없게 되지요. 그런데 사랑으로 일치하여 평화를 이루게 해주는 궁극적인 힘은 성령이십니다.

우리 각자가 평화의 사람이 되어야 세상이 평화로 가득 찰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평화는 평화의 샘이신 하느님과 일치하고, 성령께서 우리를 찾아오시고, 주님의 사랑으로 충만할 때 주어질 것입니다. 바로 그때 우리는, 내가 만들어낸 평화가 아니라 주님께서 주신 평화를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겠지요.

이어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20,21) 하시며 성령을 보내주십니다(20,22). 성령의 오심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당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과 그들의 모임 안으로 들어오신 생명이요, 영원한 사랑의 방문입니다(20,19).

사도들은 오순절에 성령을 받아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었고, 부활하신 예수그리스도를 알아 뵙고 담대히 그분을 증거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의 설교를 듣고 예수님을 믿고 세례를 받은 사람들의 공동체가 바로 교회입니다. 이처럼 성령강림은 어느 한 순간 스쳐 지나가버리는 풍경이 아니라,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사랑의 사건이요 생명의 사건입니다.

그렇다면 평화와 성령을 선물로 받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무엇보다도 먼저 추구해야 할 것은 주님의 영과, 그 영의 활동을 마음속에 간직하는 일입니다(성 프란치스코). 성령께서는 끊임없이 나와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그런데 얼마나 자주 우리는 주님의 영이 아닌 ‘육(肉)의 영’을 갈망하며 주님을 잊고 삽니까?

주님의 영에서 멀어진 삶은 한마디로 얼빠진 삶입니다. 그런 상태로 세상의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고 부족함 없이 산다 하여도, 그들에게 세상은 영혼을 피폐하게 하는 정신병동일 뿐일 것입니다. 하여 주님의 영 안에서, 불의와 미움을 버리고 정의와 사랑으로 일치를 이루도록 해야겠습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성령을 입고, ‘또 다른 그리스도’(alter Christus)가 되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일상에서 그리스도의 지체로 살아, 모든 것을 통하여 그분을 증거하고 사랑의 결실을 맺어야겠지요. 내 삶의 한복판에 오시어 함께 하시며, 평화와 성령을 주시는 주님의 은총과 힘으로, 교회와 그리스도의 참 성사가 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소명입니다.

오늘도 이 소명을 충실히 살아낼 수 있도록, 나의 닫힌 다락방의 문을 열어젖히고 성령의 열매를 청합니다. 주님!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온유, 절제의 선물을 허락하소서(갈라 5,22). 이 세상에 새로운 창조의 숨결을 불어넣어주시어, 당신 자비의 눈길로 서로의 다름을 품고, 사랑의 일치를 이루어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게 하소서! 아멘.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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