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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장벽을 허무십시오! 다리를 놓으십시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6-11 조회수6,725 추천수5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장벽을 허무십시오!

다리를 놓으십시오!"

 늘 애매모호하고 알쏭달쏭한

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삼위일체 대축일만 되면

누군가가 ‘짠!’하고 나타나서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에 대해

간단명료하고도 속 시원하게

설명해주셨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최첨단 과학의 발달에 발맞추어

인간의 지능과 능력을 총동원해서

연구한 결과, 마침내 하느님의

실체가 세상 앞에 낱낱이

다 밝혀지고 드러났다고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그때 하느님은 더 이상

신앙의 대상이 아닌 것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은 지금처럼

알다가도 모르겠고,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존재,

강 건너 피안의 언덕 위에

신비로운 미소를 짓고 있는

희미한 존재로 남아계시는 것이

차라리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은

알게 모르게 이미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안에 흠뻑 젖어 살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저녁기도 때,

 미사 때, 성호를 긋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성삼위 하느님을

향한 신앙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들은

매 미사 시작 때 신자들을 향해

인사를 건네는데, 이 역시 삼위일체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면서 시작합니다.

“사랑을 베푸시는 하느님 아버지와

은총을 내리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시는

성령께서 여러분과 함께.”

 사도 바오로 역시 초대 교회

공동체 신자들에게 편지를 쓸 때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이름으로

 인사를 했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기를 빕니다.”

(코린토 2서 13장 13절)

저 같은 경우도 뭘 하든

3이란 숫자를 염두에 둡니다.

청소년들에게 간단히

한 말씀 해달라면,

삼위일체 하느님을 생각하며

딱 3분만 이야기합니다.

강론 시간에도 삼위일체

 하느님을 생각하며 많이도 말고

딱 3가지만 이야기합니다.

강의 시간에도 3가지 키워드만을

사용해서 진행합니다.

하루에 커피도 딱 3잔,

술을 마셔도 캔 맥주 딱 3캔^^

성부, 성자, 성령, 삼위께서

 서로 굳게 결속되어 계시며,

상호 완벽히 일치하시고,

항상 소통하시는 모습은

찢겨지고 갈라진 우리 시대에

얼마나 큰 의미로

다가오는지 모릅니다.

완벽한 일치의 모델이신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셀 수도 없이 분열된

인류 공동체를 향해 바라시는 바는

오직 한 가지입니다.

일치입니다.

하나 되는 것입니다.

 삼위일체 하느님께서는

상호 온전히 일치해계시면서,

 존재 자체로, 형상 자체로 우리를

향해 강력히 외치고 계십니다.

“장벽을 허무십시오!

다리를 놓으십시오!

한 마음 한 몸이 되십시오!

서로 격려하십시오!

서로 뜻을 같이 하십시오!

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 인사하십시오!”

 지구상에서 가장 길고도

 높은 장벽으로 갈라 서 있는

 참으로 가련한 우리 민족입니다.

저 멀리 잠비아, 아르헨티나,

동티모르에서도 편지가

오고 가는데, 가장 가까운

북녘 땅 동포들과는 아직도

 편지 한 장 마음대로

주고받지 못합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살아가는

동포들이지만 그 두터운

장벽으로 인해 가장 먼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똑같은 피를 나눈 형제자매들이지만

가장 낯선 사람들이 되어버렸습니다.

이토록 불행한 우리 민족을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굽어 살피시어,

하루 빨리 장벽이 무너지고,

서로 편안하게 왕래하며,

얼굴마다 활짝 웃음꽃을 피우며

다시금 한 형제자매로

살아갈 수 있는 은총을 청합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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