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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 사람의 삶 -사랑하라, 그리고 또 사랑하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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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9-09-12 조회수375 추천수7 반대(0) 신고



 

2019.9.12.연중 제23주간 목요일, 콜로3,12-17 루카6,27-38 

 

새 사람의 삶

-사랑하라, 그리고 또 사랑하라-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늘 새롭게 깨닫고 확인하는 사실입니다. 평생 공부가 사랑 공부입니다. 사람-사랑-삶, 말마디들도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랑의 삶을 살 때 비로소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3-4개월 참 치열히 하늘 사랑으로 청초히 피어났던 수도원 가난한 뜨락 달맞이꽃밭도 어제 말끔히 정리되었습니다. 

 

‘아, 사랑도 때가 있구나, 죽으면 사랑도 끝이구나! 죽는 그날까지 사랑하다 깨끗이 사라지는 삶이 참 아름다운 사랑이겠다!‘

 

저절로 나온 말이었습니다. 지날 때 마다 자주 눈길 가는 텅 빈 달맞이꽃밭입니다. 늙어 베어지는 그날 까지 치열히 피어났던 청초한 사랑! 달맞이꽃이었습니다. 달맞이꽃을 그리며 다시 시를 나누고 싶습니다.

 

-“날마다

이른 새벽 잠깨어 일어나면

맨먼저 인사 나누는 야생화 달맞이꽃이다.

 

보라!

하느님 친히 가꾸시고 돌보시는

무수히 피어나는

 

수도원 가난한 뜨락

야생화 달맞이꽃들

‘더불어의 여정’이다

하느님만 찾는 구도자의 모범이다

 

놀랍다

반갑다

고맙다

새롭다

 

애오라지 일편단심 

한결같은

하늘 향한 샛노란 사랑이다

 

땅에 깊이 내린 뿌리와 꽃대는

참 질기고 억세고 단단하다

 

한낮의 불볕더위 견뎌내며

벌써 3개월째

여름 한 철 내내

끊임없이 폈다지며

하늘 향해 오르는 야생화 야생화 달맞이꽃대!

 

지칠줄 모르는 열정

파스카의 꽃

야생화 달맞이꽃들

낮에는 죽은 듯 보이지 않다가

 

밤새 활짝 깨어 피어나

어둔 밤 

환히 밝히는

님 맞이 야생화 달맞이꽃들

 

갈수록 더해지는

청초한 아름다움에 그윽한 향기다

늘 날마다

아침까지 계속되는

황홀한 축제의 여름 밤이다.“-2019.8.20

 

참으로 살아있는 동안 치열히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줬던 달맞이꽃입니다. 사랑해도 짧기만 한 삶, 미워하며 원망하며 절망하며 걱정하며 불평하며 살기에는 너무 억울하고 허망합니다. 

 

하여 제가 내심 작정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문자 메시지든, 편지등 시작할 때는 반드시 ‘사랑하는---’ 말마디를 붙이는 것입니다. 세상에 ‘사랑하는---’이란 말마디 좋아하지 않을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일단 용기를 내어 고백하고 던저놓고 보는 것입니다. 스스로 사랑에 매이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마음도 몸도 사랑따라 가기 마련일 거란 믿음이 있습니다. 물론 이 사랑은 순수한 아가페 사랑입니다.

 

오늘 제1독서 콜로새서 말씀과 루카복음 말씀이 완전히 말씀의 보석 창고 같습니다. 무수히 반짝이는 말씀 보석들로 가득차 있어 어느 하나 생략하기가 너무 아깝습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한 현재성을 띠는 살아 있는 말씀들입니다.

 

‘원수를 사랑하여라’, ‘남을 심판하지 마라’, 주님의 단호한 명령입니다. 내 눈에 원수지 하느님 눈엔 사랑하는 자녀일 수 있습니다. 원수에게도 남모르는 피치 못할 사연이 있을 것입니다. 남을 심판하지 말아야 하는 것 역시 각자 사람마다 특수한 사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자기를 알면 알수록 절대로 남을 심판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 해주고, 저주하는 자들에게 축복해 주며, 학대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입니다. 이들 역시 무지에 눈멀어 있거나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것입니다. 내 뺨을 때리는 자에게 다른 뺨을 내밀고, 내 겉옷을 가져가는 자는 속옷도 가져가게 내버려 두고, 달라는 자에게 주고, 내것을 가져간 자에게는 되찾으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남이 나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남에게 해주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랑은 명사가 아니라 실천의 동사입니다. 참으로 악을 무장해제 시켜 무력화無力化시키는 것도 사랑뿐입니다. 

 

그러니 원수를 사랑하십시오. 원수가 아니라도 못마땅한 모든 이들을 연민의 자비로운 마음으로 잘 대해 주고, 인격으로 존중하고 잘 되기를 바라며 또 잘 되도록 도와 주는 것입니다. 모두가 나름대로 말못할 사정에 무거운 인생 짐을 지고 힘겹게 분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짐을 덜어주지는 못할망정 짐이 되지 않는 사랑이, 할 수 있다면 짐을 덜어주는 실제적 사랑이 참 절실합니다.

 

사랑은 비상하지 않습니다. 가까운 일상에서의 실천입니다. 못마땅한 모든 이들에게 선으로 잘해주고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받을 상이 클 것이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자녀가 될 것입니다. 하늘 아버지 그분께서는 은혜를 모르는 자들과 악한 자들에게도 인자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남을 심판하지도 단죄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부단히 용서하고 내어 주는 사랑이어야 합니다. 마침내 오늘 복음의 결론이자 우리 모두에게 부여되는 예수님의 평생과제입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어떻게 자비로운 사람이 됩니까? 어떻게 항구한 사랑, 지칠줄 모르는 사랑을 할 수 있겠습니까? 사랑의 사도, 바오로가 콜로새서에서 명쾌한 답을 줍니다. 구구절절 보석같은 말씀입니다. 세례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의 신원은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입니다.

 

바로 이런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1.동정과 2.호의와 3.겸손과 4.온유와 5.인내를 입는 것입니다. 앞서의 우리 마음 안 현세적인 것들인 1.불륜, 2.더러움, 3.욕정, 4.나쁜 욕망, 5.탐욕과는 정반대입니다.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주고 서로 용서해 주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용서하신 것처럼 서로 용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는 것입니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주는 끈입니다.

 

이어 그리스도의 평화가 우리 마음을 다스리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평화를 누리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더불어 그리스도의 말씀이 우리 가운데 풍성히 머무르게 하는 것입니다. 아, 이 모두가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무엇보다 감사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감사야 말로 믿는 이들의 핵심적 덕목입니다. 감사함이 바로 겸손입니다. 감사할 때 저절로 샘솟는 사랑입니다. 그러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게 시편과 찬미가를 불러 드리는 것입니다. 

 

세상의 한풀이 노래가 아니라 하느님께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시편 노래에서 샘솟는 생명과 빛, 기쁨과 평화, 위로와 치유, 정화淨化와 성화聖化입니다. 더욱 주님 사랑을 닮아가게 되니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시편 노래도 없습니다.

 

그러니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 예수님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하여 우리는 지금 그분 예수님을 통하여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기 위해 미사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사랑의 성체가 우리 모두 주님을 닮아 사랑의 실천에 항구하고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이런 고마운 주님께 우리가 드릴 응답은 화답송 후렴처럼 사랑의 찬양뿐입니다.

 

“숨쉬는 것 모두 다 주님을 찬양하라.”(시편150,6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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