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03-31 조회수355 추천수5 반대(0)

노래방이 생기면서 전 국민이 가수가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에 전화번호를 저장하면서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하듯이, 내비게이션에 의지하면서 몇 번을 간 곳도 내비게이션 없이는 찾아가지 못하듯이, 노래방에 가사가 나오면서 예전에는 외우던 노래들을 외우지 못합니다.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지만, 예전에 우리의 몸과 마음이 기억하던 기능들은 점차 약해지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란 말이 있습니다. 새것을 알기 전에 예전의 것들에서 배우자는 것입니다. ‘Old is but Good'이라는 말도 이와 비슷합니다. 요즘의 음악도 좋지만 예전에 들었던 노래가 가슴에 더 깊이 와 닿는 때가 있습니다. 그 노래에 나의 기억과 나의 삶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18번으로 부르는 노래 중에 최성수의 해후가 있습니다. 애잔한 멜로디와 사랑하는 이와의 헤어짐을 아파하면서도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소망하는 가사가 좋았습니다. 또 하나는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의 기도를 성가로 만든 아무것도 너를이 있습니다. 성가가 곧 기도가 된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성가입니다. 가사 중에 모든 것은 다 지나가는 것, 다 지나가는 것, 하느님을 소유한 사람은 모든 것을 소유한 것이니, 하느님만 만으로 만족하도다.’가 있습니다. 이 두 노래는 제가 그 가사를 온전히 기억하는 노래입니다.

 

부활 팔일 축제를 지내면서 문득 성가를 묵상하고 싶어졌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성가 329미사시작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기쁨이 넘쳐 뛸 때 뉘 나와 함께 나누리./ 슬픔이 가득할 때 뉘게 하소연 하리/ 영광의 주 우리게 기쁨을 주시오니/ 서러운 눈물 씻고 주님께 나가리/ 당신이 아니시면 그 누가 빛을 주리/ 인생은 어둠속에 길 잃고 방황 하리/ 희망의 주 내 삶의 길 인도 하시오니/ 나 언제나 주 안에 평화를 누리리./ 부당하온 이 영혼 주 앞에 어찌 가리/ 주께서 살피시면 결백함 있을런가./ 사랑의 주 우리의 뉘우침 굽어 보사/ 불쌍히 여기시어 받아 주옵소서.” 멜로디가 장엄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숙연하게 만들어 줍니다. 예수님께서 몸과 피를 내어 주시면서 제정하신 성체성사의 깊은 뜻을 느끼게 해 줍니다. 먼 길 떠났다가 그리운 고향으로 돌아오는 나그네의 심정이 느껴집니다.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군인의 심정이 느껴집니다. 젊은 날 객기를 부리면서 방황하던 아들이 어느 날 아버지의 집을 그리워하면서 아버지께로 돌아가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미사시작은 바로 그런 돌아온 아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며, 잔치를 벌여 주는 아버지의 사랑이 느껴집니다.

오늘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아쉽고, 야속하고, 화가 날 수도 있는 일입니다. 믿었던 제자들이 자신을 배반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평화의 인사를 건네십니다. ‘평안하냐!’ 예수님의 이 말씀은 제자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었습니다. 이제 제자들은 두려움을 떨쳐 버릴 수 있었습니다. 걱정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서 변화된 제자들의 이야기입니다. ‘나 언제나 주님을 내 앞에 모시어, 그분께서 내 오른쪽에 계시니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기에 내 마음은 기뻐하고 내 혀는 즐거워하였다. 내 육신마저 희망 속에 살리라.’ 우리는 주님의 부활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걱정과 근심, 두려움과 슬픔을 다 떨쳐버리고, 주님께서 오늘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듯이 편안한 마음으로 한 주간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편안한 하루 되십시오. 저는 하느님의 크신 사랑으로 오늘부터 메주고리, 파티마, 루르드 성지순례를 갑니다. 주님의 사랑에 깊이 머물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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