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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내와 구원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7-05 조회수6,524 추천수0 반대(0) 신고

불교의 석가모니가 한 말씀이지만 저는 어려서부터 들은 말이라 뇌리에서 이 말을 종교를 떠나 문득 가끔 한 번씩 언급할 때가 있습니다. 태어난 것 자체가 고해라는 말입니다. 어려서는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몰랐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인간의 삶은 삶 그 자체가 고통이라는 뜻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액면 그대로만 이해를 해서는 안 될 부분도 있을 겁니다. 어쩌면 인간의 삶 자체가 고통과 싸우는 삶 자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고통은 어떤 특정 사람에게만 있을까요? 그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러니한 말 같지만 어떤 사람이 봤을 때 그게 그 사람에게는 행복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정작 당사자에겐 고통이 될 수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전에 제가 운이 좋아서 우리나라에서 상당한 부와 명예를 가진 분의 자녀를 지도한 적이 있었고 또 가정교사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많은 걸 느꼈습니다. 흔히들 이런 말을 한 번씩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부자라고 해서, 경제적으로 부유하다고 해서,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라는 말 말입니다. 물론 것만이라는 한정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맞는 말이긴 하지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오히려 그 경제적인 부가 제가 봤을 땐 행복보다는 고통스러운 삶으로 이끈다는 사실을 간접 경험했습니다. 이해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요즘은 돈이면 해결되지 않는 게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돈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고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많은 재산이 오히려 불행을 초래하는 걸 봤습니다. 근데 그들은 그게 불행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한번은 그 애가 넋두리를 하는 걸 들었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했는데 그건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우리에겐 아주 소박한 일상이 그들에겐 그게 마치 꿈과 같은 현실과도 같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모습입니다.

 

석가는 삶을 고해의 바다에 비유를 했지만 우리 기독교 신앙은 그 비유가 아마도 십자가로 비유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고통과 행복은 상대적인 양상을 가진다는 걸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될 것입니다. 지금의 고통스런 현실이 고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그 모습이 누군가에겐 그림의 떡처럼 행복의 아이콘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좀 철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의 모습이 지금 행복인지 고통인지는 지금의 시간에서 바라보고 판단하기엔 조금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아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삶과 신앙은 별개인 것 같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분리할 수가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일상의 삶으로써도 성화의 삶을 살고 성인의 반열에 오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삶과 신앙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삶과 신앙 자체가 십자가의 삶과도 같다고 할 수가 있지 않을까요? 우리의 삶은 십자가를 지는 삶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십자가를 질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십자가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 십자가를 피하지 않고, 끝까지 만나면 또 받아들이고 또 받이들이고 하는 인생의 삶을 살 때 구원이라는 '영원한 생명의 화관'을 하느님으로부터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구원은 그런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영예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었을 때 만약 우리가 이 생에서 짊어진 십자가를 바라본다면 그땐 그 십자가가 고통의 십자가가 아닐 것입니다. 영광의 십자가가 될 것입니다. 그걸 희망하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의 힘든 고통도 이겨낼 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우리 모두 힘들 때 끝까지라는 이 말을 고통의 마지막 순간에 한 번 생각하고 또 견디고 견디면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는 것처럼 끝까지 견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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