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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하가르가 낳은 이스마엘/아브라함/성조사[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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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2-12 조회수328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7. 하가르가 낳은 이스마엘  

   

주님의 천사가 광야에 있는 샘터에서 하가르를 만났다. 그것은 수르로 가는 길가에 있는 샘이었다. 성경에서 주님의 천사가 하느님의 파견자로 처음 등장하는 것 같다. 이렇게 하느님이 하느님께서 파견하신 존재들은 그 모습으로 쉽게 확인되는 천상의 존재들이지만, 이들은 종종 인간과 같은 모습을 지니기도 한다. 하가르는 천사의 말씀이 끝난 다음에야, 비로소 하느님의 파견자인 천사 앞에 서 있음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수르는 이집트의 동쪽 국경 지대에 위치해 있던 곳으로 이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그들이 세운 성벽이 있는 지역이다.

 

파견된 그 천사가 사라이의 여종 하가르야,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길이냐?” 하고 묻자, 하가르가 대답하였다. “저의 여주인 사라이를 피하여 도망치는 길입니다.” 천사와 하가르는 그 어떤 환시 중의 만남은 아닌 것 같다. 이 첫 만남에서 서로의 통성명과 대화가 아주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오래전부터 쾌나 친분내지는 안면이 있어 보인다. 그리고 이는 천사가 어쩌면 인간의 모습을 분명히 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또 대화 내용으로 보아, 하가르가 어떤 하소연을 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여주인 사라이에 대한 뚜렷한 구박에 대한 원망을 들추지도 않는다. 천사가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를 구체적으로 알고자 하는데도 그저 단답형이다. 그냥 도망가는 중이란다. 아예 목적지조차 없다. 그저 발 가는 곳으로 가겠다는 거다. 그래서 이렇게 가다가 목말라서, 샘터에 앉아 목 좀 추기면서 쉰다는 쪼다. 참으로 속 좁은 천진지난만한 여인의 모습이라 할까? 참으로 태연하게 그저 그렇게 살아갈 거니까, 그냥 내버려 두라는 투다. 주님의 천사가 무려 세 번이나 하가르에게 다짐을 준다.

 

천사의 첫 번째 말이다. “너의 여주인에게 돌아가서 그에게 복종하여라.” 빨리 되돌아가 너의 여주인 사라이의 손 아래로 굽어 들어가라는 거다. 더구나 당장은 이렇게 도망친다고 당장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일 게다. 사이가 나쁘면 일단 피하는 게 상책일지라도, 지금은 이게 최상이 아니라는 논조다.

 

그리고는 두 번째 천사의 말이 이어진다. “내가 너의 후손을 셀 수 없을 만큼 번성하게 해 주겠다.” 마치 하느님께서 아브람에게 후손을 약속하실 때의 표현과 흡사하다. “하늘을 쳐다보아라. 네가 셀 수 있거든 저 별들을 세어 보아라. 너의 후손이 저렇게 많아질 것이다(15,5).” 그렇지만 천사가 하가르에게 한 말은 하느님이 아브람에게 일러 준 것과는 다소 주목할 게 있다. 하느님께서는 하늘의 반짝이는 별처럼 많은 후손을 주신다지만, 천사는 단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숫자의 후손은 채우겠다는 거다. 이는 아마도 두 여인에게 태어날 이스마엘과 이사악간의 뚜렷한 역할 차이를 사전에 드러내는 것 같다.

 

천사의 마지막 말이 계속 이어진다. “보라, 너는 임신한 몸 이제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이스마엘이라 하여라. 네가 고통 속에서 부르짖는 소리를 주님께서 들으셨다. 그는 들나귀 같은 사람이 되리라. 그는 모든 이를 치려고 손을 들고 모든 이는 그를 치려고 손을 들리라. 그는 자기의 모든 형제들에게 맞서 혼자 살아가리라.”

 

이스마엘은 하느님께서 들으신다를 뜻한다. 천사는 이렇게 그의 이름처럼 하가르의 고통 속에서 부르짖는 소리를 하느님께서 의당 들으셨단다. 그리고 너의 아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들나귀 같은 운명을 지닌 이가 될 것이라나. 통상 들나귀는 사회적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개성이 강한 인물을 묘사할 때 사용된다(예레 2,24; 호세 8,9 참조). 이 비유는 이스마엘과 그의 후손은 광야에서 유목 생활을 하리라는 것을 은연중 암시하는 것일 게다.

 

하가르는 내가 그분을 뵈었는데 아직도 살아 있는가?” 하면서, 자기에게 말씀하신 주님의 이름을 당신은 저를 돌보시는 하느님이십니다.”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그가 머문 그 샘터의 우물을 브에르 라하이 로이라 하였다. 그것은 카데스와 베렛 사이에 있다. 이렇게 하가르는 자기가 만난 천사를 하느님이라 믿고, 그분의 이름을 당신은 저를 돌보시는 하느님이십니다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을 돌보시는 하느님을 뵙고도 자기가 살아 있다는 것에 몹시 놀랐다.

 

그리하여 그녀는 자신을 보고 계시는 하느님을 만났다고 해서 그곳의 우물을 브에르 라하이 로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이를 라하이 로이 우물로 옮기기도 하는데, 다만 라하이 로이는 어떤 지방의 옛 신의 이름으로만 추정된다나. 그리고 그곳은 카데스와 베렛 사이에 있었다지만, 오늘날 정확히 어디에 위치하는지는 잘 모른다는 게 통설이란다.

 

결국 여종 하가르는 여주인 사라이에게 돌아와 아브람에게 아들을 낳아 주었다. 아브람은 하가르가 낳은 아들의 이름을 이스마엘이라 하였다. 하가르가 아브람에게 이스마엘을 낳아 줄 때, 그의 나이는 여든여섯 살이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하갈이 하느님의 축복으로 여주인 사라이에게 돌아와 아브람이 믿는 하느님을 진심으로 믿었느냐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것은 그녀의 아들 이스마엘의 행적이다. 그는 자기 어머니가 처음에 사라이에게 보여준 똑같은 교만을 보여주었고, 나아가 하느님께서 아브람에게 내려준 약속을 무참히 저버렸다는 사실이다. 이 점을 우리는 앞으로 몇 차례 더 묵상할게다. 아무튼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불러주시고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기를 간절히 바라신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의 그 요구에 진정으로 순응하는가? 믿음의 사람인 우리는 이 점을 늘 묵상하는 삶을 살아야만 할게다.[계속]

 

[참조] : 이어서 '18. 계약의 표징 할례'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하가르,이스마엘,주님의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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