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전날 오늘 다음날

2014년 11월 23일 주일

[(백) 그리스도 왕 대축일 (성서 주간)]

TV매일미사 업로드 준비중 입니다.

오늘 전례

전례력으로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인 오늘은 ‘그리스도 왕 대축일’이다. 축일명대로, 인간을 구원하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왕(임금)이심을 기리는 날이다. 예수님께서는 정치권력을 장악하여 백성을 억누르는 임금이 아니라, 당신의 목숨까지도 희생하시며 백성을 섬기시는 메시아의 모습을 실현하셨다. 스스로 낮추심으로써 높아지신 것이다. 1925년 비오 11세 교황이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을 ‘그리스도 왕 대축일’로 정하였다.
한국 천주교회는 1985년부터 해마다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간(올해는 오늘부터 29일까지)을 ‘성서 주간’으로 정하여, 신자들이 일상생활 중에 성경을 더욱 가까이하며 자주 읽고 묵상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하느님의 말씀은 그리스도인 생활의 등불이기 때문이다.

▦ 오늘은 전례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주일인 그리스도 왕 대축일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왕으로 찬미합니다. 그분의 왕권은 정의와 자비가 넘치는 하느님 나라에 있습니다. 그 나라는 이미 지금 여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바오로 사도가 고백하듯 그리스도의 왕권은 죽음에 대한 결정적 승리로 드러날 것입니다. 주님의 권능이 우리에게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사랑의 실천으로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하도록 결심합시다.

입당송

묵시 5,12; 1,6 참조
죽임을 당하신 어린양은 권능과 신성과 지혜와 힘과 영예를 받으시기에 합당하옵니다. 영광과 권능을 영원무궁토록 받으소서.
<대영광송>

본기도

아버지, 모든 이를 다스리는 유일한 임금이며 목자로 성자를 보내시어, 비탄의 역사 속에서도 사랑의 나라를 세우셨으니, 저희에게 확고한 믿음을 주시어, 성자께서 마지막 원수인 죽음을 물리치시고, 마침내 아버지께 그 나라를 넘겨 드리시는 날, 아버지께서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심을 저희가 고백하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

말씀의 초대

주 하느님께서는 에제키엘 예언자를 통해 당신이 좋은 목자처럼 당신의 양 떼를 보살필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하느님께서 몸소 양 떼를 먹이고, 누워 쉬게 하실 것이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 교회의 신자들에게 그리스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다고 강조하며 죽은 이들의 부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죽음이 한 사람을 통하여 왔듯이 부활도 한 사람, 곧 그리스도를 통해 온 것이다. 이제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날 것이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심판에 관한 광경을 말씀하신다. 가장 작은 이들에게 한 것이 당신에게 한 것이므로 그에 따라 사람들을 심판하실 것이다(복음).

제1독서

<너희 나의 양 떼야, 나 이제 양과 양 사이의 시비를 가리겠다.>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34,11-12.15-17
11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나 이제 내 양 떼를 찾아서 보살펴 주겠다. 12 자기 가축이 흩어진 양 떼 가운데에 있을 때, 목자가 그 가축을 보살피듯, 나도 내 양 떼를 보살피겠다. 캄캄한 구름의 날에, 흩어진 그 모든 곳에서 내 양 떼를 구해 내겠다.
15 내가 몸소 내 양 떼를 먹이고, 내가 몸소 그들을 누워 쉬게 하겠다. 주 하느님의 말이다.
16 잃어버린 양은 찾아내고 흩어진 양은 도로 데려오며, 부러진 양은 싸매 주고 아픈 것은 원기를 북돋아 주겠다. 그러나 기름지고 힘센 양은 없애 버리겠다. 나는 이렇게 공정으로 양 떼를 먹이겠다.
17 너희 나의 양 떼야,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나 이제 양과 양 사이, 숫양과 숫염소 사이의 시비를 가리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23(22),1-2ㄱ.2ㄴ-3.5.6(◎ 1)
◎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네. ◎
○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 돋우어 주시고, 당신 이름 위하여, 나를 바른길로 이끌어 주시네. ◎
○ 원수들 보는 앞에서, 제게 상을 차려 주시고, 머리에 향유를 발라 주시니, 제 술잔 넘치도록 가득하옵니다. ◎
○ 제 한평생 모든 날에, 은총과 자애만이 따르리니, 저는 오래오래 주님 집에 사오리다. ◎

제2독서

<그리스도께서는 나라를 하느님 아버지께 넘겨 드리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실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15,20-26.28
형제 여러분, 20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죽은 이들의 맏물이 되셨습니다. 21 죽음이 한 사람을 통하여 왔으므로 부활도 한 사람을 통하여 온 것입니다. 22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날 것입니다.
23 그러나 각각 차례가 있습니다. 맏물은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다음은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 그분께 속한 이들입니다. 24 그러고는 종말입니다. 그때에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권세와 모든 권력과 권능을 파멸시키시고 나서 나라를 하느님 아버지께 넘겨 드리실 것입니다.
25 하느님께서 모든 원수를 그리스도의 발아래 잡아다 놓으실 때까지는 그리스도께서 다스리셔야 합니다. 26 마지막으로 파멸되어야 하는 원수는 죽음입니다.
28 그러나 아드님께서도 모든 것이 당신께 굴복할 때에는, 당신께 모든 것을 굴복시켜 주신 분께 굴복하실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실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마르 11,9.10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받으소서! 다가오는 우리 조상 다윗의 나라는 복되어라!
◎ 알렐루야.

복음

<사람의 아들이 자기의 영광스러운 옥좌에 앉아 모든 민족들을 가를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5,31-4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1 “사람의 아들이 영광에 싸여 모든 천사와 함께 오면, 자기의 영광스러운 옥좌에 앉을 것이다. 32 그리고 모든 민족들이 사람의 아들 앞으로 모일 터인데, 그는 목자가 양과 염소를 가르듯이 그들을 가를 것이다. 33 그렇게 하여 양들은 자기 오른쪽에, 염소들은 왼쪽에 세울 것이다.
34 그때에 임금이 자기 오른쪽에 있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 35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36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37 그러면 그 의인들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주님, 저희가 언제 주님께서 굶주리신 것을 보고 먹을 것을 드렸고,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실 것을 드렸습니까? 38 언제 주님께서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따뜻이 맞아들였고, 헐벗으신 것을 보고 입을 것을 드렸습니까? 39 언제 주님께서 병드시거나 감옥에 계신 것을 보고 찾아가 뵈었습니까?’
40 그러면 임금이 대답할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41 그때에 임금은 왼쪽에 있는 자들에게도 이렇게 말할 것이다. ‘저주받은 자들아, 나에게서 떠나 악마와 그 부하들을 위하여 준비된 영원한 불 속으로 들어가라. 42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지 않았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지 않았으며, 43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이지 않았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지 않았고, 내가 병들었을 때와 감옥에 있을 때에 돌보아 주지 않았다.’
44 그러면 그들도 이렇게 말할 것이다. ‘주님, 저희가 언제 주님께서 굶주리시거나 목마르시거나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또 헐벗으시거나 병드시거나 감옥에 계신 것을 보고 시중들지 않았다는 말씀입니까?’
45 그때에 임금이 대답할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다.’
46 이렇게 하여 그들은 영원한 벌을 받는 곳으로 가고, 의인들은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곳으로 갈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형제 여러분, 그리스도를 하늘의 옥좌에 앉히신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과 흠숭을 드리며 정성껏 우리의 바람을 청합시다.
1. 성서 주간을 맞은,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말씀이신 주님, 주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증언하는 교회가, 오늘부터 시작하는 ‘성서 주간’의 의미를 되새기며 말씀의 소중함을 깨닫고, 깨달은 것을 성실히 실천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정치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정의로우신 주님,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정치에서, 인간적 권력에 마음을 쓰고 있는 이들을 주님의 정의로 이끌어 주시어, 자신의 소명을 올바로 깨닫고 도덕과 존엄이 살아 있는 소통하는 참정치인이 될 수 있게 하소서. ◎
3. 외로운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의 주님, 외로움으로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하시어 그들이 위로받게 하시고, 저희에게 용기를 주시어, 외로운 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아픔을 이겨 내는 데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는 저희 지역 주민들에게 강복하시고, 화해와 용서로 서로 신뢰하며 평화롭고 기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
+ 한결같은 사랑으로 저희를 돌보시는 주님, 주님을 찬미하며 드리는 저희의 기도를 기꺼이 들어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기도

주님, 인류 화해의 제물을 바치며 간절히 비오니, 모든 민족들이 성자를 통하여, 일치와 평화의 은혜를 받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

감사송

<온 누리의 임금님이신 그리스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 외아드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기쁨의 기름을 바르시어, 영원한 사제와 온 누리의 임금으로 세우셨으며, 그리스도께서는 몸소 십자가 제대 위에서, 티 없는 평화의 제물로 당신을 봉헌하시어 인류 구원을 이룩하시고, 만물을 당신 친히 다스리시어, 그 영원하고 보편된 나라를 지극히 높으신 아버지께 바치셨나이다. 그 나라는 진리와 생명의 나라요 거룩함과 은총의 나라이며,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이옵니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영성체송

시편 29(28),10-11
주님이 영원한 임금으로 앉으셨네. 주님이 당신 백성에게 강복하여 평화를 주시리라.

영성체 후 묵상

▦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가장 가난한 이들과 동일시하십니다. 최후의 심판 때 우리는 주위의 헐벗고, 배고프고, 옥에 갇히고, 병들고, 나그네 된 이들이 다른 이가 아니라 우리가 그토록 찬미하고 찬양한 그리스도였다고 듣게 될 것입니다. 이 엄숙한 선언 앞에서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백성이 될 자격의 기준이 가장 어렵고 곤경에 빠진 사람들에 대한 사랑의 실천이라는 점을 명심해야겠습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불멸의 양식인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저희가 온 누리의 임금님이신 그리스도의 계명을 지켜, 그리스도와 함께 하늘 나라에서 끝없이 살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

오늘의 묵상

전례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주일인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맞아 자연스레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신앙인으로서 하느님 나라의 백성다운 생각과 행위를 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그리스도를 왕으로 고백하는 이에게는 이 세상에서 복음과 어긋나는 세력이나 흐름을 만날 때 그것을 이겨 내려는 굳센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이는 무엇보다도 세속적 가치관을 정화하려는 노력이 계속될 때 가능합니다.
올해 초에 나온, 주교회의 의장이신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님의 『기억하라, 연대하라』라는 책을 읽으며 우리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판단하고 실천해야 하는지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한 해의 끝을 바라보는 지금, 이 책의 내용 가운데 구약의 성조사에 나오는 땅의 축복에 대한 참뜻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잠시 함께하는 인연이지 영구하고 절대적인 소유와 종속의 관계는 없다. 아브라함과 이사악, 야곱의 하느님께서 그들을 평생 나그네로 살도록 부르신 것은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복이 땅덩어리보다 훨씬 더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임을 깨닫게 하시려는 목적이 아니었을까? 그리하여 그들을 땅에 대한 집착과 소유욕을 초월한 자유로운 삶, 하느님께 모든 것을 의존하는 믿음의 삶으로 초대하신 것이 아니었을까?”
교회 역시 화려한 건물이나 외적 성장, 그리고 세속적 영향력을 앞세운다면 ‘땅’으로 상징되는 경제적 이익과 힘 있고 기득권을 지닌 이들의 논리에 기울게 될 것입니다. 강 주교님의 성찰처럼 하느님께서 보여 주시는 ‘다른 세상’을 더 소중히 여기고 갈망하는 교회야말로 그리스도를 왕으로 모시는 교회임을 우리 모두 깊이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이스라엘은 몇 십 년씩 걸려서 건설한 거대한 예루살렘의 석조 성전보다 광야의 보잘것없는 먼지투성이 천막 앞에 엎드렸을 때 훨씬 더 하느님을 전심전력으로 섬기고 예배하였다. 땅도, 거기에 사람이 손으로 지어 올린 건물도 우상이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복음은 인간의 손으로 새긴 우상과는 비교도 안 되게 훨씬 더 놀랍고도 숨 막히는 아름다움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새 하늘과 새 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