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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혼인성사] 성화직무에 관한 교회법적 접근: 혼인성사에 대한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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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호식 [ jpatrick ] 작성일2018-05-29

[월례교육] 성화직무에 관한 교회법적 접근 : 혼인성사에 대한 질문들 (1)

 

 

부부의 삶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가정과 공동체와의 관계로까지 이어집니다. 혼인성사를 통해 부부는 사랑의 서약을 하느님과 교회 앞에서 공적으로 드러냄으로써 그분의 은총과 함께 교회의 도움과 격려 그리고 축복을 받으며 성장합니다.

 

 

Q. 교회에서 말하는 ‘혼인’은 무엇인가요?

 

과거 교회는 혼인의 유대를 표현하기 위해 ‘계약’(contractus)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나 현행법전은 제1055조 제1항에서 ‘혼인서약’(foedus)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혼인에 대한 의미가 언제든 취소될 수 있는 관계가 아닌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충실한 사랑의 관계,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와 같이 거룩한 관계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관계는 결코 파기될 수 없는 관계입니다. 또한 서약관계는 혼인의 상호인격적 차원을 더욱 강조하여 서로가 자신을 내어주는 증여의 삶을 부각시킵니다.

 

제1055조 1항 마지막 문장인 “주 그리스도에 의하여 영세자들 사이에서는 성사의 품위로 올려졌다”는 내용처럼 혼인의 성사성을 위해서는 유효한 영세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유효한 자연혼인(사회혼)을 거행한 당사자들이 세례성사를 받는 순간 자동으로 성사혼으로 승격되며 별도의 교회 혼인예식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Q. 사회혼과 교회혼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대한민국 민법에서는 혼인을 위해 “당사자 남녀 간에 혼인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명시하였습니다. 이러한 조문은 의사의 합치가 깨지면 혼인의 취소 및 혼인관계의 해소, 즉 이혼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에서는 혼인을 파기될 수 없는 계약으로 여깁니다. 그러한 이유로 교회법전에는 이혼(divortium)이란 표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전에 맺었던 혼인의 유효와 무효, 곧 혼인 유대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제도인 ‘혼인 소송 절차’만이 존재합니다.

 

 

Q. 혼인의 목적과 특성은 무엇인가요?

 

교회법 제1055조 1항은 혼인의 목적을 “(중략) 그 본연의 성질상 부부의 선익과 자녀의 출산 및 교육을 지향하는 평생 공동 운명체(중략)”로 규정합니다. 부부는 혼인을 통해 인간적인 방법으로 행하여지는 부부행위에 대한 권리를 가지며, 이 권리는 자연적으로 자녀 출산을 지향합니다. 이 두 목적은 분리될 수 없으며, 어느 한 목적도 우위를 지닐 수 없습니다. 법전은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혼인의 본질적 특성들, 즉 단일성과 불가해소성을 언급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시어 그들을 ‘하나’로 맺어 주셨는데, 그 관계(혼인유대)는 결코 해소될 수 없음(마태 19,4-6 참조)을 법전은 강조합니다.

 

 

Q. 혼인성사와 다른 성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가톨릭교회의 7성사 중에서 혼인성사를 제외한 다른 성사들에서는 주례자와 집전자가 동일합니다. 그러나 혼인성사의 경우에 주례자와 집전자가 구분됩니다. 혼인성사의 집전자는 혼인성사의 성립을 선언하는 신랑과 신부 당사자들입니다. 혼인성사의 주례자는 통상적으로 부제, 사제, 주교인데, 그는 혼인 당사자들의 혼인 합의를 교회의 이름으로 받아야 하는 교회의 공식 증인입니다. 그러므로 주례자의 참석은 혼인의 유효성을 위한 하나의 요건입니다.

 

 

Q. 가톨릭 신자가 혼인성사를 받지 않으면 신앙생활에 있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가톨릭 신자가 교회 안에서 혼인성사를 받지 않고 교회 밖에서 혼인 예식만 치르거나 교회의 허락 없이 비신자 또는 타종교인과 혼인을 하면 교회법상 이 혼인은 무효가 됩니다. 교회에서는 이런 상태를 ‘혼인 장애’라고 부릅니다. 혼인 장애 상태에 있으면 장애가 해소될 때까지 성사생활에 제한을 받게 됩니다. 그러므로 혼인 장애 상태에 있는 신자는 배우자와 상의하고 본당신부님과 면담을 한 뒤,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혼인성사, 혹은 관면혼을 받음으로써 온전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기를 권고합니다.

 

 

Q. 혼인 장애는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가 있나요?

 

‘혼인 장애’란 법률로 금지된 혼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거나 합법적이고 유효한 혼인을 방해하는 상황이나 조건을 말합니다. 혼인장애는 구체적으로 혼인 장애를 설정할 수 있는 입법자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첫 번째로 하느님의 법에 따른 장애가 있습니다. 직계 또는 방계 2촌의 혈족 장애, 성교 불능 장애, 혼인 유대장애가 이에 해당됩니다. 두 번째로 교회의 법에 근거한 장애가 있는데, 교회법전은 성품 장애, 종신 서원 장애, 범죄 장애, 미신자 장애, 혼종혼인 장애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국가의 법에 근거한 장애가 있습니다. 근친혼, 혼인적령미달, 부모의 동의가 필요한 혼인, 양자와의 혼인의 경우에 혼인 장애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Q. 관면혼인이란 무엇인가요?

 

‘관면’(dispensatio)이란 혼인 장애들 중 해당 직권자가 합당한 이유에 따라 허락 및 면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합니다. 물론 하느님의 법에 따른 장애는 어떤 누구도 관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교황청 사도좌는 성품장애, 성좌설립 수도회에서의 종신 서원 장애, 그리고 배우자 살해 범죄 장애를 관면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사제들은 교구 직권자로부터 혼인 장애들을 관면할 수 있는 특별권한을 위임받았습니다. 그러나 혼인에 관련된 거의 모든 장애가 한국 민법상 혼인취소 혹은 무효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한국의 사제들은 통상적으로 미신자 장애와 혼종혼인 장애만을 관면할 수 있습니다.

 

 

Q. 혼인성사 준비와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교회는 혼인 예정자에게 견진성사 받기를 권고하며, 적어도 혼인 한 달 전에 소속 본당신부님과 면담하고, 혼인과 가정에 관한 교육(혼인강좌)를 받아야 합니다. 혼인면담을 준비하는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우선 소속 본당 사무실을 방문하여 <혼인신청서> (본당 사무실 비치)를 작성합니다. ② 본당신부님과의 면담 날짜를 정하고 난 이후, ③ 혼인 면담 때 제출할 서류인 <혼인강좌 수료증> 및 <혼인관계증명서[상세]>를 준비합니다.

 

본당신부님과 혼인 면담은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① 우선 신부님께서는 혼인에 관한 핵심교리와 절차를 가르쳐 주실 것입니다. ② 혼인 예정자는 각각 신부님 앞에서 혼인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묻는 <혼인 전 당사자 진술서>를 작성합니다. ③ 신부님과 혼인 날짜와 장소, 주례사제 등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합니다. ④ 만약 소속 본당이 아닌 타 본당에서 혼인할 경우, 본당신부님께 <소속 본당 사목구외 성당에서의 혼인 허가서> 작성을 부탁드려야 합니다.

 

혼인 면담 후 혼인성사를 받기 위한 준비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신랑, 신부 각각 한 명씩 ‘증인’을 섭외하여 혼인식 때 함께 와야 합니다. ② 혼인예식을 위한 ‘혼인반지’를 준비해야 합니다. 어떤 반지도 상관없습니다. ③ 신랑, 신부는 모두 혼인식의 품위에 합당한 복장을 갖추어야 합니다. ④ 혼인예식에 부모님과 형제, 친구들을 초대하여 그들에게 기도와 축복을 청합니다.

 

[외침, 2018년 5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