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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 명동 주교좌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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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보 사적 제258호
성지와 사적지 게시판
제목 우리 곁의 보물: 명동대성당의 명례방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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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10-28 조회수1094 추천수0

[우리 곁의 보물] 명동대성당의 ‘명례방 집회’

 

 

우리가 즐겨 찾는 명동대성당에는 여러 성상과 성화가 있습니다. 이런 성물을 통해서 사람들은 신앙의 세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성당의 외부에는 예수상, 성모 마리아상, 가시관을 쓴 예수 두상,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상이 있습니다. 내부에는 여러 성상과 함께 성화들이 걸려 있습니다. 이승훈, 이벽,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김범우, 명례방 집회, 79위 복자화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천주교 도입은 선교사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독특하게도 학자들이 천주교에 관한 학문을 연구하다가 신앙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신앙 선조들은 1784년 교회 창설 직후에 명동대성당 부근의 명례방에서 교리 공부를 하고 기도하면서 신앙을 키웠습니다.

 

1984년에는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대회 및 103위 시성식’이 있었습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몇 점의 성인화가 제작되었는데 김태(1931~, 바오로) 화가의 유화 작품 ‘명례방 집회’(257x180cm)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화가는 “우리나라의 평신도 학자들이 천주학을 연구하다가 자발적으로 신앙을 받아들인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이 점을 부각하기 위해 깊이 고민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조선의 유교 사회에서 남녀가 구별되었기 때문에 여기서는 23명의 남자만 표현되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흰옷을 입었는데 이벽 세례자 요한은 하늘색 두루마기를 입고 있습니다. 그가 천상의 진리에 대해 가르친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큰 갓을 쓴 양반뿐 아니라 작은 갓을 쓴 중인과 패랭이를 쓴 상인, 흰 수건을 맨 평민이 한 방에 있습니다. 모두 앉아 있지만 명례방 집 주인 김범우는 일어서서 늦게 도착한 중인과 평민을 따뜻이 맞아들입니다.

 

조선 시대의 철저한 계급 사회와는 대조적으로 천주교회에서 사람은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한 분이신 하느님 아버지의 한 형제요 자매라는 것을 가르쳤습니다. 이 작품에서도 모든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벽의 책상 위에는 십자고상과 책이 있습니다. 그는 오른손을 들어 천상 진리를 가르치고 있으며 왼손으로는 펼쳐진 ‘천주실의(天主實義)’의 내용을 짚고 있습니다. 이 책은 중국 선교에 몸 바쳤던 이탈리아 출신의 예수회 신부 마태오 리치가 지은 교리서입니다.

 

사람들은 십자고상을 가운데 모시고 둥글게 앉아 있지만 앞자리 한 곳은 비어 있습니다. 이곳은 신앙 선조들이 후대에 주님을 믿게 될 사람들을 위해 남겨둔 자리입니다. 작품을 바라보는 우리가 이 자리에 앉음으로써 주님을 가운데 모신 신앙 공동체는 비로소 영원을 상징하는 원으로 완성됩니다. ‘명례방 집회’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신앙 선조들은 하느님께 대한 굳건한 믿음을 간직하기 위해 교리를 배우고 익혔습니다. 나아가 당시 사회 안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품어 주며 이웃 사랑을 몸소 실천했습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묵묵히 실천한 신앙인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교회를 찾았고 하느님께 대한 굳건한 신앙을 고백하였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이들의 신앙은 세상의 그 어떤 박해로도 꺾을 수 없을 만큼 강인하였습니다.

 

  

  

 

[2018년 10월 28일 연중 제30주일 서울주보 5면,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서울대교구 주교좌 성당 유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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