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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

성인명, 축일, 성인구분, 신분, 활동지역, 활동연도, 같은이름 목록
간략설명 한국 최대의 성인과 복자 탄생지
지번주소 서울시 중구 의주로 2가 16-4(서소문 역사공원 내) 
도로주소 서울시 중구 칠패로 5
전화번호 (02)3147-2401 , (02)3147-2402
팩스번호 (02)3147-2406
홈페이지 http://www.yakhyeon.or.kr
관련기관 중림동약현 성당    (02)362-1891
관련주소 서울시 중구 청파로 447-1(중림동)
문화정보 사적 제252호(중림동약현 성당)
성지와 사적지 게시판
제목 서소문 역사공원과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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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08-14 조회수440 추천수0

[탐방] 서소문 역사공원과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을 찾아서

 

 

지난 6월 20일(목)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을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이하 평협) 손병선 아우구스티노 회장을 비롯하여 여러 임원님들과 함께 찾았다. 이날 평협의 방문은 서소문 역사공원과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을 평협 차원에서 잘 활용하고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었다. 6월 1일 정식 개관한 후, 평일 500여 명, 주말 700여 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어 6월 20일 현재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하였다고 한다. 천주교 신자들뿐만 아니라 주변의 직장인과 주민들 그리고 일반 관람객들의 방문이 줄지어 이어지고 있어 연내 10만 명의 입장이 기대된다고 한다.

 

마침 도착한 때가 11시 미사 시간이어서 지하 2층 성 정하상 기념 경당에서 미사를 올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박지훈 안드레아 신부님이 집전하는 미사였는데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당에 많은 교우들이 찾아 기도와 찬양을 드리고 있었다. 순교자들의 피와 눈물과 기도로 이루어낸 이 장소에서 미사를 드리자니 갑자기 눈물이 차올랐다.

 

미사를 마치니 박물관장이신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원종현 야고보 신부님이 기다리신다. 따뜻한 환영 인사에 이어 행정지원실 직원들을 소개받고 신부님의 안내로 순례가 시작되었다.

 

 

서소문 역사공원

 

먼저 지상에 있는 순교자 현양탑을 찾았다. 서소문 밖 네거리는 조선 정부의 공식 처형지였다. 박해 시기 관변 자료 기록에 남아 있는 이곳 순교자는 98명이다. 이들 중 44위가 성인품에, 27위가 복자품에 올랐다. 단일 순교지에서 가장 많은 성인을 배출한 한국교회 최대 순교성지이다. 중죄인에게 씌우던 형구인 칼을 형상화한 탑의 양옆에는 이곳에서 순교하신 성인 44분, 복자 27분과 순교자 27분의 이름을 새겨 놓았다. 이곳은 17세기부터 칠패시장, 20세기 초에는 서소문 수산청과시장 등으로 상업의 중심지였다. 공개처형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저잣거리 한가운데에서 중죄인들과 반역 죄수들을 처형하였다. 지명의 유래가 되는 서소문과 성벽 등은 홍수와 일제의 개발로 흔적이 사라지고 1973년 근린공원으로 바뀌었다. 서소문 고가차도와 염천교 철길 등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곳이었다. 더구나 쓰레기 재활용 처리장과 청소차 주차장, 노숙인 생활공간으로 사용되어 도심 속에 고립된 섬 같았던 공간이 서소문 역사공원(지상)과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지하)으로 조성되었다. 온갖 소외와 차별과 편견을 극복하는 공간, 누구나 찾아와 휴식하고 서로 위로하고 화합하는 역사 문화의 중심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된 것이다.

 

공간이 갖는 역사적 · 영성적 의미 등을 원종현 신부님으로부터 들으며 다음으로 찾은 곳은 2014년 8월 16일 방한하신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해 설치했던 것을 이곳으로 옮겨 놓은 야외 제대였다. 바로 그 옆에는 캐나다 출신의 조각가 티모시 슈말츠 작가의 ‘노숙자 예수(Jesus the Homeless)’상이 설치돼 있다. 실물 크기의 이 청동상은 교황청 자선소 입구 벤치와 미국 성공회 노스캐롤라이나 교구에 이어 세 번째로 이 역사적인 장소에 설치되었다. 담요를 얼굴까지 푹 뒤집어 쓰고 몸을 깊게 웅크리고 있다. 담요 사이로 드러난 얼굴의 표정에는 외로움과 굶주림 그리고 괴로움이 가득하다. 담요 밖으로 나온 차가운 맨발에는 못자국이 선명하다. 가난하고 집 없는 나그네로 오신 예수님의 발을 잡고 잠시 묵상을 한다. 병들고 힘없는 사람들을 치유하고 눈물을 닦아주러 오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약한 사람들이 더 이상 소외받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기도한다.

 

바로 곁에는 ‘뚜께우물’이라는 사인보드가 서 있다. 망나니들이 칼의 피를 씻던 우물이라고 한다. 여러 지도를 겹쳐 상고한 결과 이곳이 바로 그 우물이 있던 곳으로 곧 처형장이었음을 고증하는 장소이다.

 

꽃과 나무로 조성된 산책로를 지나면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에 세워진 또 다른 조형물들을 볼 수 있다. 화강석에 청동 조각으로 된 작품이다. 누운 사람들의 군상이 사람 ‘人’자와 서소문의 ‘ㅅ’을 중첩 의미로 설치돼 있다. 반대편에는 작은 십자가들로 이뤄진 칼의 형상이 조각돼 있다. 이곳에서 참수형을 받은 순교자들을 상징한다. 그리고 돌벽에는 신유 · 기해 · 병인박해와 교황청 국제순례지 선포를 기념해 1801 · 1839 · 1866, 2018이 새겨져 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현판을 따라 경사로를 내려가다 보면 조선 최초의 영세자 이승훈 베드로가 남긴 ‘월락재천수상지진’(月落在天水上池盡)이라고 새겨진 양각 부조를 만나게 된다. ‘달이 비록 서산에 지더라도 하늘에 남아 있음과 같이 남이 비록 나더러 배교했다고 말하더라도 내 신앙은 천주 안에 그대로 남아 있고 물이 비록 못 위로 치솟아도 그 못 속에 온전함과 같이 내 목숨 앗아가도 내 신앙은 변함이 없다.’라는 의미이다. 결연한 신앙의 의지를 증거한다.

 

지하 1층은 편의와 교육 영역이다. 이곳에는 안내 데스크와 성지 사무실이 있어 박물관 순례와 미사 등을 안내 받을 수 있다. 평일에는 오전 11시와 오후 3시 미사, 주일에는 오전 10시와 오후 3시 미사가 있으며 매주 금요일 미사는 순교자 현양미사로 봉헌된다. 매주 월요일은 박물관 전체가 휴관으로 미사도 없다.

 

그리고 1만여 권의 장서를 갖춘 도서관이 있다. 기념품 가게 겸 카페 자리는 아직은 비어 있다. 순교자들의 고통과 기도를 내용으로 하는 이경순 바울라 작가의 7개의 브론즈 작품을 따라가면 다목적 교육시설인 ‘명례방’이다. 약 180석 규모로 강의나 세미나에 필요한 설비가 잘되어 있어서 교구와 평협을 비롯한 많은 기관과 단체들의 활용을 기대하고 있다.

 

지하 2층은 영적 쉼터이다. 성 정하상 기념 경당이 있다. 청동 부조로 된 회전문이 인상적이었다. 이곳 소성당에서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2대의 미사가 봉헌되고 고해성사가 행해진다. 교황청 승인 국제 순례지로서 꼭 있어야 할 곳이다.

 

뮤지엄 갤러리로 상설전시관과 기획전시관이 있다. 제1 전시관은 ‘조선 후기 사상의 흐름 속에서 발화한 시대 정신’을 주제로 다양한 사상이 존재하고 충돌하는 사료들을 모아 전시하고 있다. 이곳에서 두 분의 자원봉사 해설사로 수고하시는 자매님을 만났다. 교우들을 비롯하여 많은 일반인 관람객들 특히 젊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관람하는 것을 도울 수 있어서 기쁘다고 하신다. 제2 전시관에서는 ‘서소문 밖 네거리의 장소성과 역사성’에 초점을 둔 사료들과 대형 나전칠화 <일어나 비추어라> 등이 전시되어 있다.

 

기획전시관에서는 ‘한국 근현대 조각의 미의식’을 주제로 한 개관 기념 특별 기획전도 열리고 있다. 이 밖에도 여러 공간에 실험적인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어 현대 미술에 대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하늘길에 설치된 <숨 쉬는 문/금민정> <발아/권성> 두 작품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순례하게 되면 잊지 말고 꼭 일람하시길 권한다.

 

지하 3층은 위무의 공간이다. 이곳의 어둡고 넓은 열린 공간은 ‘콘솔레이션 홀’(Consolation Hall)이라 부른다. 이 자리에서 순교한 평신도 성인 5위의 유해가 제대 밑에 안치되어 있다.

 

성녀 허계임 막달레나와 성녀 이정희 바르바라, 성녀 이영희 막달레나 세 모녀는 기해박해가 시작되자 포도청에 자수해 순교의 영광을 누린다. 성인 남종삼 세례자 요한은 고위관료로 국정에 관여했지만 부귀영화를 버리고 신앙의 길을 택한다. 성인 최형 베드로는 여러 사제들의 복사로 활동하며 교회에 헌신하신 분이다. 두 분 성인은 병인박해 때 서소문에서 순교로 신앙을 증거하셨다.

 

5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곳 ‘콘솔레이션 홀’은 장엄 미사를 봉헌하는 성당으로 이용될 뿐 아니라, 순교자들의 땅임을 상징해 모차르트의 ‘레퀴엠’(Requiem)의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내부 네 개 면 전체를 영상 공간으로 꾸며 영상과 음악이 복합적으로 펼쳐진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입장한 주변의 직장인으로 보이는 청년들이 편하게 쉬고 있는 모습을 보니 경건함과 편안함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진혼과 위무 그리고 새로운 영적 부활을 의미하는 듯한 영상들이 음악과 잘 조화를 이루었다. 박물관장 원종현 야고보 신부님이 말씀하신 museum과 gallery(사원, 교회 등의 측랑 위층의 복도로 이에 유래되어 실내 복판이 뚫려 있는 주위에 둘러친 복도 부분이다. 건물의 외부 바깥 벽체에 돌려친 회랑, 화랑, 미술품을 진열한 곳)에 music의 개념이 혼합된 공간으로 여겨진다. 다양한 공간을 활용한 연주회도 생각하고 계시다니 기대가 된다.

 

어둠은 죽음이며 새로운 탄생이다. ‘콘솔레이션 홀’과 대비되는 빛의 공간이 바로 옆에 조성된 ‘하늘 광장’이다. 막힘없이 하늘과 통해 있다. 그곳은 순교자들이 하느님의 영광에 들어올려졌음을 보여주는 공간인데 빛은 영광과 부활 그리고 승천이다. 비교적 넓고 사방을 둘러싼 벽과 열린 하늘로 해서 어떤 연주도 멋지게 공연될 것 같다.

 

기획 소강당(auditorium)도 있어서 개관 기념 특별 기획전에 참여한 작가 68명과 관계자들이 모여 회의하는 시간도 가졌다 하니 이곳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여러모로 참 잘 만들어진 것 같다.

 

박물관의 여러 가지 기능과 조형성과 상징성 등을 건축학적으로 담고 있어 벌써 건축학도들에게 학습의 장이 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평협에서도 전국평신도협의회 연수와 성지순례 등등의 행사에 활용할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 모든 것이 선조들이 쌓은 공덕으로 우리에게 내려주시는 주님의 은총이라고 생각하니 찬미가 절로 나온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참조 1 성지순례 단체 예약 신청(15인 이상)

 

1) 네이버 ·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블로그 · 공지사항 · 단체 관람 안내 · 예약 신청 · 접수

2) 방문 1주일 전 예약 필수

3) 성지 소개, 미사, 전시 안내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4) 구내 식당은 없으며 관내 취식을 금합니다.

 

참조 2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안내

 

1) 매주 월요일는 휴관입니다.

2) 화~일요일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개관하며 수요일은 저녁 8시 30분까지 야간 개관합니다.

3) 주소 : 서울시 중구 칠패로 5

4) 안내 전화 : 02-3147-2401~2

5) 교통

지하철 : 2,5호선 충장로역 4번 출구에서 도보 5분

          1,4호선 서울역/ 2호선 시청역에서 도보 15분

버스 : 경찰청/동북아역사재단 정류장 번호 13-037, 02-110

        한국경제신문사 정류장 번호 02-108, 02-109

        염천교(중림동 입구 방면) 정류장 번호 02-513

 

[평신도, 2019년 가을(계간 65호), 글 · 정리 김병호 편집위원, 사진 제공 : 김영훈 바오로, 김병호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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