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숨결] 신앙증거의 땅 죽산 성지

“거기로 끌려가면 죽은 사람이니 잊으라.” 하여 “잊은 터”로 불리게 된 순교터!

죽산 성지는 1995년 1월 15일에 고(故) 김남수(안젤로) 주교님께서 성지로 선포, 축복하셨습니다. 죽산 성지는 현재 행정구역상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에 속합니다. 조선시대 도호부(都護府)가 있을 때에는 그 면적이 상당히 넓어 지금의 안성시 일죽면, 죽산면, 삼죽면, 용인시 원삼면, 백암면 모두를 포함하고 충북 진천군 백곡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일명 ‘이진(夷陣)터’라고 불립니다. 고려시대에 오랑캐(몽고)들이 진을 쳤었는데, 죽주 산성을 지키던 송문주 장군이 그들을 물리쳤습니다. 그 이후 오랑캐의 피로 더럽혀진 이곳에는 사람들이 살지 못하게 되었고, 조선시대에는 사형터로 사용되다가 박해시대에 순교터가 됩니다. 박해시대에 잡혀온 신앙 선조들은 죽산 관아(현재 죽산면사무소) 감옥에서 모진 고문을 받고 ‘이진터’로 끌려가 처형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시 교우들은 이진터로 끌려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고 하여 ‘잊은 터’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죽산 성지에는 병인박해 때 순교자들의 얼이 깃들어 있습니다. 병인박해 때 이곳에서 많은 분들이 순교하셨는데, 250명에서 300명가량 순교하셨다고 전해집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이름이 전해지는 분들은 24분입니다. 그 중에서 박경진 프란치스코, 오 마르가리다 이 두 분이 복자품에 오르셨습니다. 나머지 분들은 이름 없는 무명 순교자들이십니다.

죽산 성지 입구에는 커다란 바위가 놓여있습니다. 성지를 조성하면서 박해시대 때 있던 바위를 옮겨놓은 것인데, 전해지는 바로는 삼죽면에는 ‘두둘기’라는 삼거리가 있었습니다. 이곳은 진흙길이라 진흙이 신발에 많이 달라붙어 진흙을 털어내려고 신발을 두드려, ‘두둘기’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박해시대에는 이곳에 주막이 있었는데, 포졸들이 신자들을 잡아서 오다가 이 주막에 들려 술을 마시고 신자를 심하게 두들겨서 ‘두둘기’라는 이름이 생겼다고도 전해집니다.

수원교구 형제자매 여러분! 죽산 성지는 신앙 선조들께서 신앙을 지키고 증거하셨던 아주 뜻 깊고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순교자들께서는 당신의 삶을 그리스도를 통한 인내와 사랑으로 붉게 물들이셨습니다. 우리들도 순교정신을 잊지 않으면서 우리의 삶을 하느님께 봉헌해 나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아 순교자들을 다시금 생각하며 주님께 조금은 더 가까이 갈 수 있기를 죽산 성지에서 기도드립니다.

죽산 성지

· org.catholic.or.kr/juksan

· 전화 : 031) 676-6701 ?FAX : 031) 676-6702

· 주소 :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종배길 115

성지 미사시간

· 미사 : 매일 11:00(월요일 제외)

· 고해성사 : 미사 30분 전

[2018년 9월 9일 연중 제23주일 수원주보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