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숨결] 한국천주교회의 발상지 천진암 성지

천진암 성지는 이 땅에 ‘천주교회’가 없던 시절에 선비들이 천주의 존재를 깨닫고 공경하며 천주교 신앙을 처음 시작하였던 발상지이며,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앵자산(667미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창립 선조 묘역에는 광암 이벽 요한 세례자, 녹암 권철신 암브로시오, 직암 권일신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만천 이승훈 베드로, 선암 정약종 아우구스티노와 같은 신앙의 선조들을 모시고 있다. 또한 조선교구 설립자인 정하상 바오로 성인과 유진길 아우구티노 성인, 정철상 가롤로 복자의 묘가 조성되어 있다.

원래 불교 사찰인 천진암은 선비들이 강학을 하기 위해 모였던 곳이다. 이에 대한 역사 기록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여유당전서」 ‘녹암 권철신 묘지명’에 “그 옛날 1779년 겨울에 천진암에서 강학이 있었는데, 이벽이 눈 내리는 밤 주어사에서 도착하여 촛불을 밝히고 경서를 담론하였다(昔在己亥冬講學于天眞菴走漁寺李檗雪中夜至張燭談經).”라는 구절이 나온다. 한편, 페레올 고 주교와 김대건 신부와 함께 비밀리에 조선에 들어와서 20년 이상 선교 활동을 했던 조선교구 제5대 교구장 다블뤼 안 주교는 “조선천주교회의 진정한 기원은 이벽의 강학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천진암 강학은 본래 녹암 권철신 암브로시오 선생을 비롯한 유교의 선비들이 모여 성현들의 경서를 공부하며 심신을 수양하는 모임이었는데, 한문서학서를 통해 천주교 신앙을 알고 있었던 광암 이벽 성조께서 참여하여 우주만물의 기원인 천주에 대한 진리를 전하면서 천주교 신앙이 싹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후에 다산 정약용 선생은 천진암에 대하여 “절은 파괴되어 옛 모습이 없어졌다(寺破無舊).”라고 기록했다. 이렇게 천진암 암자는 완전히 없어졌고, 동네 농부들은 그곳을 논으로 만들었다. 이후 남종삼 성인의 후손인 남상철 회장은 다산의 기록에서 ‘천진암’의 중요성을 인식한 후, 불교의 사찰 목록을 조사하고 직접 답사하며 동네 노인들의 증언을 통해서 천진암 터를 발견하였다. 이러한 역사적 기록에 근거하여 변기영 몬시뇰이 천진암 터 부지를 매입하기 시작하며 성역화사업을 시작하였다. 1979년에는 포천시 내촌면 화현리에서 이벽 성조의 묘를 발견하여 천진암 터로 이장하였고, 1981년 11월에 양평 효자봉에서 권철신 · 권일신 형제의 묘를, 인천 만수동에서 이승훈 선생의 묘를, 화성군 사사리에서 정약종 복자의 묘를 이장하여 천진암 터에 모셨다.

이렇게 한국교회를 창립하신 순교자들의 유해를 모신 천진암 성지는 한국천주교회의 발상지로서 국내 신자들 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많은 순례자들이 찾아와 미사를 봉헌하고 기도하며 신앙을 새롭게 하고 있다. 천진암 성지에서는 한국천주교회 창립선조들의 신앙을 계승하기 위하여 100년 계획 대성당 건립을 위한 부지를 마련하였고, 박물관 개관 준비를 하고 있다.

천진암 성지

· www.chonjinam.org

· 전화 : 031) 764-5994

· FAX : 031) 762-5957

· 주소 :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천진암로 1203

성지 순례 및 미사시간

· 순례 시간 : 10:00~17:00

· 순례자 미사 : 평일 12:00 / 토요일 12:00, 18:00 / 주일 07:00, 12:00

· 촛불 기도회 : 토요일 19:00

· 성시간 : 매월 첫 목요일 11:00

· 성모신심미사 : 매월 첫 토요일 18:00

· 후원회 미사 : 매월 마지막 날 12:00

[2018년 10월 28일 연중 제30주일 수원주보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