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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 > 둔토리(서 루도비코 신부 은신 동굴)

성인명, 축일, 성인구분, 신분, 활동지역, 활동연도, 같은이름 목록
간략설명 성 볼리외 루도비코 신부가 박해를 피해 숨었던 동굴
지번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산 63-1(국사봉 부근) 
전화번호 (031)711-4268
홈페이지 http://www.stmatt.or.kr
전자메일 matew@casuwon.or.kr
관련기관 분당성마태오 성당    
관련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황새울로132번길 2
성지와 사적지 게시판
제목 하느님을 만나는 산: 청계산과 둔토리 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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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8-01 조회수714 추천수1

[하느님을 만나는 산] (2) 청계산과 둔토리 동굴


박해 피해 동굴서 지낸 성인 발자취를 따라서

 

 

청계산 등산로.

 

 

이번 여름에는 하느님을 찾아 산을 올라보면 어떨까.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는 여름을 맞아 우리 신앙선조들의 삶과 신앙의 기억이 녹아있는 교구 지역의 산을 소개한다.

 

성남, 과천, 의왕시의 경계를 이루고 서울 서초구에 맞닿아있는 산.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맑다 하여 ‘청계’(淸溪)라고 불리는 산이다.

 

산을 오르는데 발이 편안했다. 그러고 보니 길에 바위가 많지 않다. 청계산은 등산로에 황토가 덮여있고 경사도 가파르지 않아 비교적 편안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또 울창한 숲과 아늑한 계곡, 공원, 사찰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을 뿐 아니라 서울대공원, 서울랜드, 국립현대미술관 등의 문화시설도 둘러싸고 있어 가족 단위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다. 북한산, 관악산과 더불어 서울시민들에게 인기 있는 산이고, 청계산에 맞닿은 성남, 과천, 의왕에서도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있어 청계산은 단순히 산행을 즐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등산로는 흙길이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커다란 바위가 나타난다. 이 바위 중 순교성인의 자취가 담긴 것이 있다. 국사봉 인근 바위 틈새의 조그만 동굴. 이곳이 바로 루도비코 볼리외 성인이 생활했다고 전해지는 ‘둔토리 동굴’이다.

 

청계산 인근에 언제부터 신자들이 생활했는지는 모른다. 다만 신유박해(1801년) 때부터 청계산 남쪽에 자리한 하우현 지역 출신 신자들이 체포됐다는 기록을 찾을 수 있어, 한국교회 초기부터 신자들이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우현성당 루도비코 볼리외 성인상과 청계산.

 

 

파리외방전교회 소속이었던 성인은 1864년 사제품을 받자마자 선교를 위해 조선 땅을 찾았다. 성인은 우리말을 익히기 위해 둔토리 인근 교우촌에 머물렀다. 하지만 박해가 심했기 때문에 이 산 속 동굴에서 생활했다고 한다.

 

동굴이라기보다는 바위 틈새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높이는 1m가량이라 성인은 허리를 펴고 서 있기도 어렵고, 바닥에 굴곡이 심해 누울 자리도 마땅치 않았다. 동굴이다 보니 습할 뿐 아니라 여름인데도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열악한 장소였다.

 

성인은 이곳에서 낮에는 우리말과 문화를 공부하고, 밤에는 박해자들의 눈을 피해 신자들이 사는 곳으로 내려가 성사를 베풀었다. 청계산에 성인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도 있었을까. 성인은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려는 그 열정 하나로 이 산을 수없이 오르내렸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성인이 가장 많이 다닌 길은 아마도 둔토리동굴에서 하우현성당까지 이어진 길이 아닐까.

 

산을 내려와 성당을 찾으니 가슴에 십자가를 품은 한 사제의 동상이 인자한 표정으로 맞이했다. 바로 루도비코 볼리외 성인상이다. 성인이 복음의 씨앗을 뿌린 이곳에는 박해 이후에도 교우촌이 이어져 교구에서 3번째로 본당이 설립됐다.

 

성당은 본당보다는 성지 느낌이 물씬 풍겼다. 성인상 오른쪽으로는 경기도기념물 제176호로 지정된 사제관이 서있다. 초대 주임 신부인 샤플랭 신부가 1906년 세운 건물로 서양식 석조에 한국 전통의 골기와를 올린 독특한 양식으로 지어졌다. 20세기 초반 한양절충식 건축물로 건축사적 가치가 높은 사적이다.

 

분당성마태오본당이 설치한 둔토리동굴 이정표.

 

 

하우현본당은 현재 교적상 신자수가 200명도 채 안 되지만, 매일 끊임없이 찾아오는 순례자들도 돌보고 있다. 본당에서는 매주 화~토요일 오전 11시 미사가 봉헌되고, 수요일 미사 후에는 묵주기도, 목요일 미사 후에는 성시간 등의 신심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요일 오후 9시부터는 3시간30분에 걸쳐 성령철야기도도 열고 있다. 또 순례자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화~토요일 오후 1~4시와 주일 오후 1~5시 ‘하우현성당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둔토리동굴 순례와 함께하는 청계산 등산로

 

둔토리동굴은 국사봉에서 분당성마태오본당이 설치한 표지판을 따라 동남쪽으로 1㎞가량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우현성당 입구에서부터 이어진 원터마을에서는 국사봉을 거쳐 2시간가량 걸으면 둔토리동굴에 이를 수 있다.

 

짧은 산행을 원한다면 성남 분당 운중동의 한국정신문화원 방면 등산로입구를 이용하면 30분가량에 둔토리동굴에 다다를 수 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18년 7월 29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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